런웨이와 일상적 패션의 갭을 메우다, 스타일쉐어 2.0 서비스 론칭 – 윤자영 대표 인터뷰
2014년 02월 11일

디자이너인 브라이언 브래들리(bryan bradley)는 '스타일리쉬함이란 누군가를 따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SNS 스타일쉐어(style share) 역시 '서울 길거리에서도 파리지앵이나 뉴요커만큼 옷 잘입은 사람이 많은데, 왜 그들의 스타일만 따라 해야 하지?'라는 한 여대생의 순진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랑 내 친구도 편하게 스타일을 올리고, 공유하고, 서로 칭찬해줄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소박한 목적으로 시작한 스타일쉐어는 이제 70만 명의 국내외 유저가 사용하고, 하루에 12만 명이 즐겨 찾는 대표 패션 SNS로 성장했다. 그 사이 윤자영 대표는 학교를 졸업했고, 직원은 10명으로 늘었다. 스타일쉐어 2.0 버전 업데이트를 이틀 앞두고 이사한 지 얼마 안 된 사무실에서 윤자영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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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런웨이와 일상적 패션의 갭을 메우겠다.'는 목표 의식을 갖고 비즈니스를 시작하셨는데요. 서비스 론칭한 지 2년 4개월,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인가요.
제 점수는요. (웃음) 2, 3점? 목표를 100% 달성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본래 목표였던 ‘일상의 패션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려면 해외 트래픽도 더 잘 키워야 하고 현재 70만 명인 유저 수도 최소 300~400만 정도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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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을 찾은 해외 유저들

글로벌 플랫폼이 되려면 멀었다고 하셨지만, 해외 지사나 기반이 없는 서비스치고는 해외 유저가 많은 편이라고 느꼈어요. 특별한 해외 프로모션 비법이 있었나요?
따로 해외 프로모션을 한 적은 없어요. 그래서 저희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웃음) 지금 전체 15% 정도가 해외 유저라서 수가 적지는 않아요. 해외 유저 분들이 오시는 경로를 보면 일단은 역시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 동남아 분들이 많아요. 또 기본적으로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 ‘패션’, ‘스타일’ 등을 검색해서 스타일쉐어를 찾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자발적인 서포터즈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해외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몇 번의 실험을 했었어요. 트위터로 일본 서포터즈를 모집한다고 올렸더니 순식간에 2, 30명이 모였죠.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블로그나 SNS를 통해 홍보를 해주시고, 나중에는 따로 모여서 놀기도 하시더라고요. (웃음)

유저들 성격이 굉장히 적극적이에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비결을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유저분들을 무서워할 정도예요. (웃음) 업데이트 한 번 잘못했다가는 이메일이 하루에 수 백 개가 날아오니까요. 유저분들이 열성적인 이유는 일단 젊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들이 제일 관심 있는 것 중 하나가 외모, 패션이잖아요. 스타일쉐어는 패션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자율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고, 한 번 인기에 오르면 보통 2천 개 정도의 피드백이 순식간에 오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이 유저들 간의 끈끈함을 만들어요.

작년에는 한 유저가 자발적으로 플리마켓을 제안해서 만 명이 넘게 모였었어요.
작년 플리마켓은 한 유저가 ‘옷장 정리하고 싶어요.’라고 올리면서 시작됐어요. 그 글에 댓글이 몇백 개가 달렸길래 무슨 사고가 났나 하고 들여다봤더니 유저들끼리 모여서 플리마켓을 계획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처음 글 올리신 분이 블로그, 그룹 채팅방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계셨는데, 너무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 저희 마케팅팀도 그런 돌발 이벤트를 좋아해서 유저들과 함께 행사를 기획하기로 했어요. 본격적으로 플리마켓에 참여할 크루를 모집했더니 이틀 만에 150명이 모였고, 그중 30명을 추려서 두 번 정도 함께 기획 미팅을 하며 플리마켓을 만들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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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현장

당일 너무 붐벼서 민원 때문에 경찰까지 출동했었다면서요.
플리마켓을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이랜드의 ‘폴더(Folder)’라는 신발 편집샵을 빌려서 열었는데 매장 오픈 행사 때 카운터 기계에 5천 명이 잡혔다고, 그 정도 올 것 같냐고 물으시길래 확신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답했어요. 그런데 그 날 유동 인구가 6만 명 정도 잡혔더라고요. (웃음) 그 이후에 이틀 만에 블로그 포스팅도 200개가 넘게 올라와 입소문이 많이 났어요. 올해 4월에도 유저들과 함께 플리마켓을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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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이 적극적이다보니 업데이트할 때도 긴장되시겠어요. 이번 스타일쉐어 2.0 버전을 업데이트 하면서 가장 주안점으로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2.0 버전의 핵심은 ‘개인화’와 ‘콘텐츠 강화’ 예요. 기존에는 누구든 들어가면 같은 페이지를 봤었는데, 이제는 ‘나의 홈’ 중심으로 스타일 피드가 개편돼요. 트위터처럼 자신이 팔로우 한 유저들, 취향이 맞는 콘텐츠 중심으로 볼 수 있죠. 또 파편화되고 흩어져 있었던 콘텐츠들을 카테고리로 묶어서 볼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유저들도 항상 요청했던 부분인데, 이를테면 ‘일상 스타일’, ‘갖고 싶은 아이템’, ‘뷰티/헤어’ 식의 9개 정도의 카테고리로 사진들이 분류됩니다. 업데이트 후에 유저 반응을 보고 카테고리 항목은 조금씩 수정할 예정이에요.

@스타일쉐어의 팀원들
@'나의 홈'과 '콜렉션' 기능이 추가된 스타일쉐어 2.0 

콘텐츠는 어떤 방식으로 강화되나요.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유저들이 스타일쉐어 안에서 더 재밌게 놀 수 있도록 ‘리치(rich)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큰 이슈였는데요. 이 때문에 ‘콜렉션’ 기능을 추가했죠. 콜렉션 기능은 예를 들어 한 유저가 10개의 검은 옷 사진을 모아서 ‘블랙 코디’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에요. 스스로가 잡지 에디터가 되는 거죠. 콜렉션 기능을 활용하면 일반 유저 뿐 아니라 브랜드, 매거진, 디자이너들이 시즌별 콜렉션과 같은 콘텐츠를 올릴 수도 있게 돼요. 이번에 보그 걸에서도 시범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공급하기로 했는데, 앞으로는 잘 만들어진 콜렉션 들을 상단에 보여주고, 좀 더 조명해 주는 방식으로 콘텐츠에 대한 약간의 큐레이션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독자적이고 질 좋은 콘텐츠를 갖추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쇼핑몰들이 올리는 홍보성 게시물들이 달갑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요.
저는 제가 하루에 50개가 넘는 쇼핑몰을 순회 방문하면서 옷 구경을 했던 사람으로서, 절대 쇼핑몰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웃음) 스타일쉐어의 본래 정체성은 커머스가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쇼핑몰은 훌륭한 콘텐츠 공급자예요. 질 좋은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해외 패션 블로거들에 비해 국내 블로거들은 상품 리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죠. 저는 해외 패션 블로거들의 역할을 우리나라에선 쇼핑몰이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흔한 동대문 옷들을 사입해서 스타일링하고, 멋진 화보도 만들어내니까요. 그러나 쇼핑몰의 광고 상품만을 처음부터 대량으로 붙여서는 플랫폼이 커질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디자이너와 브랜드 콘텐츠를 우선하여 강조할 예정입니다. 쇼핑몰도 궁극적으로는 다 저희의 파트너입니다.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우리 플랫폼에서 돈 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셨는데, 앞서 말한 매거진· 디자이너· 브랜드 들을 염두에 둔 건가요.
아직은 시기상조인 표현일 수 있지만 저희가 바라보는 궁극적인 목표는 “패션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 이예요. 우리만 돈 벌고, 우리가 속해 있는 패션 업계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애들 장난 수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타일 쉐어는 일반 유저와 중소 규모의 브랜드, 디자이너 사이의 다리 역할을 잘하고 싶고, 또 잘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정말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패션 업계, 그리고 기술의 흐름 이 세 가지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갭(gap)이 있어요. 기술력이 강한 회사는 유저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스타일쉐어와 비슷한 서비스들이 등장해도 금방 사라지고 말죠. 패션 업계는 각자 자기 일을 하느라 바빠서 일반인들의 실제적 니즈에 닿지 못합니다.

'다리 역할'을 한다셨는데, 구체적으로 스타일쉐어가 주는 기회는 무엇인가요.
저희 팀은 일반 유저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팀이고, 패션 업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이 강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채널이 부족했던 중소 규모의 디자이너, 쇼핑몰, 브랜드들이 스타일쉐어를 통해 매출이 늘고 빠르게 인지도를 얻을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 저희의 의지예요. 그리고 그들이 돈을 벌게 되면, 저희도 당연히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 볼 때 유저와 패션 업계에 무엇이 좋은지 고민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상업적으로 몸집을 부풀려 생태계를 망치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스타일쉐어의 팀원들
@스타일쉐어의 팀원들

생태계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조금씩 수익 구조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네요. 앞으로 스타일 쉐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진화시켜 갈 예정인가요.
올해 하반기에는 SNS 기능과 쇼핑이 통합된 커머스 버전이 업데이트 됩니다. 이번 버전까지는 단순히 브랜드들과 함께하는 공동마케팅(co-marketing) 수준의 상품만이 들어갔는데요. 커머스 버전에서는 중소 규모의 브랜드나 무명 디자이너들이 스타일쉐어에 입점해서 상품을 팔고, 앱 내 결제까지 마무리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처음에는 신진 디자이너나 브랜드를 위한 인큐베이팅 공간이 되어 그들의 성공 스토리와 독특한 상품들을 스타일쉐어의 자체 콘텐츠로 흡수하고자 합니다. 그 시스템이 갖춰지고 나면, 단계적으로 쇼핑몰, 대형몰 들과도 연결될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갈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윤자영 대표님이 정의하는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정의내리려니까 너무 어렵네요.(웃음) 제가 정의하는 스타트업은 ‘폭발적이고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 집단’입니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죠.(웃음)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도 스타트업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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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4일(수), 15(목) 양일간 아시아 최대 테크 스타트업 콘퍼런스 beLAUNCH2014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beLAUNCH2014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교두보 역할을 하는 장으로, 글로벌 IT 및 스타트업 전문가(IT 기업 CEO, 기술개발 전문가, 벤처캐피털리스트, 성공 스타트업 대표 등)가 모여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고, 국내 IT 및 창업의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작년 1,700여 명의 스타트업계 종사자와 일반인이 참석하였으며, 올해는 그 규모를 배로 하여 3,000명 이상의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진행한다. (아래 이미지를 링크하면 해당 사이트로 이동)

▶ beLAUNCH2014 홈페이지
▶ beLAUNCH2014 스타트업 부스 신청 / 
배틀 신청
▶ Key Facts:

  • Dates: May 14 – 15, 2014
  • Location: Dongdaemun Design Plaza, Seoul
  • Attendees: 3,000+
  • Top tech / Entrepreneurship Speakers: 50+ from across the world
  • Startup Booths: 100+
  • Corporate Booths: 15 – 20
  • Startup Battle: 20 startups showca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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