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건강한 음식 재료로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이를 위해 만들었다”
2016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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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박길남 이사, 김슬아 대표, 김정인 본부장

미국 슈퍼마켓 체인 브랜드 ‘홀푸드(Whole Foods)’는 ‘최상위 품질의 자연적이며 유기농인 제품을 판매한다’라는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유기농 식재료, 건강식품을 전문적으로 유통한다.

홀푸드는 자체적으로 수립한 기준을 가지고 그들이 취급하지 않는 식재료로 분류한 트랜스 지방, 화학조미료, 색소, 감미료, 보존료 등을 제외한 자연에 가까운 식품만을 취급한다. 이렇게 제한하는 것들이 많다고 해서 취급하는 품목이 절대로 적지는 않다. 유기농 음식재료에서부터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 가공식품까지 '홀푸드'라는 브랜드를 입고 건강한 삶은 지향하는 이들에게 원스톱 쇼핑을 제공 중이다.

건강한 음식 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7시 이전에 받아

홀푸드와 유사한 콘셉트의 '마켓컬리'는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가 웹 또는 앱으로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아침 7시에 배송 완료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소비자로서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한 후 한국에 와서 결혼했는데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하기 위해 장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특히 주말에는, 붐비는 인파를 비집고 대형 마트, 백화점 등을 옮겨 다니며 쇼핑하는 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국에서 잘 먹고 살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껴, 어떻게 하면 매일 양질의 식료품을 더 쉽게 제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마켓컬리다"라고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마켓컬리의 박길남 이사는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주변에 홀푸드가 있어서 정말 편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건강한 재료로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샌드위치, 바질페스토 파스타, 티본 스테이크 등을 요리하려니 재료들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백화점 수입코너나 매장이 얼마 없는 유기농 전문 상점 정도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마켓컬리는 무농약 또는 친환경 음식 재료, 해외 식료품, 유명 음식점의 식품 등 자체적인 기준으로 선별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 중이다. 특히,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서울·인천·경기 일부 지역은 아침 7시까지 그 외 지역은 밤 10시까지 배송하는 '샛별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샛별배송 시스템은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료품 배송이 정확히 몇 시에 올지 예측할 수 없어 걱정하는 직장인과 워킹맘에게 큰 편리성을 제공하며 호평을 받고 있으며 육아로 외출이 어려운 주부나 임산부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18일 안드로이드와 iOS로 앱을 출시해 꾸준히 큰 트래픽을 모아 페이지 로딩에 시간이 오래 걸림에도 마켓컬리가 앱에 대해 높은 평점을 받는 이유는 마켓컬리의 브랜드와 배송 시스템이 한몫을 했다.

마켓컬리의 핵심은 신뢰받는 브랜드

마켓컬리가 다른 온라인·모바일 마켓과 다른 점은 수백 개의 공급사가 제품을 플랫폼에 넣어주면 단순히 유통만 하는 '채널 스루(Channel through)' 형태가 아닌 마켓컬리의 전문 머천다이저가 맛, 상품성, 안정성 등의 기준을 바탕으로 선별한 제품을 공급사로부터 직접 구매한 후 재포장해 제공하는 머천다이즈(Merchandise) 방식이다.

김슬아 대표는 "머천다이즈 방식은 기존 '빠르다' 또는 '싸다'를 강조하는 채널 스루 방식의 이커머스보다 '구매 경험'과 '신뢰'가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가 잘 드러나지 않는 식료품의 특성상 소비자가 브랜드를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마켓컬리는 인하우스 디자이너, 푸드스타일리스트, 에디터를 통해 잡지 형태의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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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마켓컬리에서 구매한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레시피에서부터 그 음식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지를 마켓컬리는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한다. 마켓컬리 웹이나 앱 페이지에서 '핫딜', '대박 특가'라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마켓컬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뒷받침한다.

더불어 그는 "머천다이즈 방식의 이커머스는 구조적으로 저렴하다. 공급사로부터 구매한 제품을 재포장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을 공급사에게는 재고 부담 없는 지속가능한 판매 시스템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마켓컬리의 '사입 구조' 방식은 앞으로도 좋은 제품을 가졌지만, 제품의 브랜딩이나 홍보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음식에 관한 관심' 있는 팀원 찾아 

초기 투자금으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된 마켓컬리는 현재 시리즈 A 투자 진행과 더불어 거의 모든 분야의 팀원을 채용 중이다.

김슬아 대표는 "마켓컬리는 초기에 마케팅보다 오퍼레이팅에 집중했다. 물류 창고, 패키징 팀, 수요 예측 알고리즘, 신선 식품 배송 시스템 등을 자체적으로 구축·구성하며 기초 체력을 다졌으며, 이제는 더 많은 고객에게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투자와 마켓컬리 브랜드의 홍보·마케팅에 집중할 때가 됐다"며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이날 인터뷰에 참석한 마켓컬리의 구성원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음식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것인데, 김슬아 대표는 소규모 레스토랑이나 와이너리를, 박길남 이사는 바(bar)나 목장을, 김정인 본부장은 레스토랑이나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게 꿈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먹으면서도 먹는 이야기를 하고, 회사를 다닐 때도 저녁에 또는 주말에 뭐 먹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여행을 간 곳에서도 가장 '잘 먹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김슬아 대표는 마켓컬리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경험이나 경력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꼽았다.

한 예로, 현재 마켓컬리에 입점한 유명 정육 브랜드의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한 담당 MD는 마장동 오프라인 매장에 매일 같이 찾아가 새벽부터 바닥 청소도 함께하고 고기를 세절하는 방법 등도 익히면서 마음을 얻어 입점 계약을 성사시킨 사례를 소개했다.

또, "한 마케팅팀 인턴은 마켓컬리의 고객은 예쁜 그릇이나 트렌디한 전자제품 좋아할 것 같은데 타겟 사용자가 겹치는 유명 커피메이커 브랜드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 라고 제안했다. 우리 고객이 뭘 좋아하고 어딜 가면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핵심과 근본을 찌른 것"이라며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고 이런 고민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면 환영한다"라고 김슬아 대표는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분석 스킬을 가지고 전반적인 비즈니스를 이해하며, 팀원을 잘 다독이는 피플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 프로젝트 매니저도 채용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직도 사용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신선식품 및 식료품 배달 시장에서 20대 후반~40대까지의 여성 사용자층을 만족시킨 제품 큐레이션과 서비스 경험으로 차별화된 브랜드를 정립한 마켓컬리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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