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에 5천억 원 B2B 화장품 브랜드 매각한 ‘닉스’의 창업자 ‘토니 코’ 소셜미디어 통해 브랜드 키워
2015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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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랩 데모데이6의 연사로 나선 화장품 브랜드 '닉스(NYX)'의 창업자 토니 코(Toni Ko)는 15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27세에 1인 창업가로 B2B(기업 간 거래)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4년 250명의 직원을 가진 회사로 성장시켜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L'Oreal)'에 5천억 원의 인수 금액으로 회사를 매각했다. 비석세스는 토니 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백화점과 생활용품 매장 제품 간 격차 줄이려 창업

"화장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로서 다양한 제품에 관심이 많았다. 20대에는 비싼 제품을 살 수 없어서 주로 생활용품이나 의약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주로 이용했다. 그와 동시에 백화점에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살펴보는 것도 좋아했는데, 그때 놀랐던 것은 제품의 높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품의 질이 생활용품 매장의 제품들과 비교해 월등히 좋았다"고 말하며 닉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그는 "고품질 저품질 사이 시장에 기회가 있었다"며, "좋은 품질의 화장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1인 창업가로 사업을 시작한 닉스는 초기에 '메이크업 펜슬' 제품만을 판매했다. 6종류의 아이라이너 펜슬과 12종류의 립라이너가 전부였다. 그 당시엔 판매 매장도 없었고 창고도 없었지만 혼자 회사를 운영하며 발생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고 회상했다. 예를 들어 CEO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면, 회사 내 다른 직원인 척 목소리를 바꿔 전화를 받아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는 다시 목소리를 바꿔 전화를 받거나, 상품 전시회에서 만난 제품 공급 회사가 미팅하자며 닉스의 창고를 살펴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을 땐 (창고가 없어서) 출장 중이라 미팅이 어렵다는 말을 전해야만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닉스가 작은 회사였을 때에도 마치 큰 회사인 척 당당하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1년간 혼자서 닉스를 운영한 그는 1년 후 시간제 근무자 한 명을 고용했으며, 닉스 창업 2년 만에 정식 직원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15년간 회사를 운영해 오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었다"며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사람이 더 필요해 그때마다 고민이 컸다"고 말하며 창업자가 공통으로 갖는 고충에 동감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브랜드 성장

또 화장품을 유통하는 데 사업자로서 처음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수많은 화장품 제품 전시회를 다녔으며, 미국 내 생활용품 및 화장품 유통 채널인 월그린(Walgreen), CVS 등 유통 경쟁사끼리의 팽팽한 줄다리기 사이에서 계약을 따내는 것 등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닉스의 첫 계약은 미국 내 뷰티 제품 유통 채널인 얼타(Ulta)였다. 얼타는 뷰티 유통 매장으로 유명한 '세포라(Sephora)'와 비슷한 화장품 유통 매장이며 유명 브랜드와 저렴한 브랜드 제품을 동시에 유통한다. 그는 뷰티 사업자라면 얼타에 제품을 유통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07년경에 닉스가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당시 'JP6O4'라는 닉스의 제품이 있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아 생산을 줄여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JP6O4 판매량이 급증했다. 5천 개 팔리던 제품이 하루 만에 5만 개 이상 팔린 것이다. 그 이후에도 10만 개, 20만 개 판매량이 계속해서 증가했다. 처음에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곧 알게 되었다. 메이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뷰티 블로거들이 JP6O4를 사용해 영상을 올리면서 유명해진 것이었다"며 그때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뷰티(K-Beauty) 북미 시장에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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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코는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와도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수의 한국 뷰티 스타트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 뷰티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특히 미국에서는 스킨, 로션 등 한국의 기초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 유통 매장인 '세포라'는 '케이뷰티(K-Beauty)' 전문관을 만들어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뷰티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소비자들은 티 없이 완벽한 피부를 가진 한국인들에게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초 제품들이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미국 시장은 3억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 시장이다. 만약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 중이라면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공략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상 신문화의 수용력과 인터넷·소셜미디어의 활용력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전체 인구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9,200만 명이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로레알이 제시한 불경쟁조항(Non-Compete Clause)으로 5년간 뷰티 관련 사업의 투자, 자문, 이사회 참여, 창업이 불가한 그는 앞으로 3년 반 이후 새로운 뷰티 관련 회사를 창업할 계획이다. 회사를 매각한 후 아주 적은 금액이었지만 벤처캐피털로서 여성이 창업가이거나 파트너인 회사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는 "창업은 정말 멋진 일이고 기업가 정신은 아름다운 것이다. 여성이 재정적으로 완벽히 독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창업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직관력은 트렌드를 읽거나 사업적인 결정을 할 때 빛을 발한다. 또 여러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여성의 공감력은 좋은 리더가 되는 필수 요소다. 창업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더 많은 여성 창업가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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