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드 #9] 오타, 손가락 하나로 날려버려라! 유쾌한 타이핑의 시작, 큐키 – 김민철 대표, 조상희 CTO 인터뷰
2014년 09월 01일

"그녀(Her)라는 영화를 보면 OS와 주인공 간의 소통이 아주 깊은 단계로까지 이루어지죠. 결국, 큐키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기술과 사람 간의 대화하는 방법에 관한 것' 이예요."

처음엔 단순한 모바일 오타 수정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아이폰을 사자마자 해제해버렸던 자동 수정 기능이 생각나 믿을만한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시연 동영상을 보면서 그 기술에 한 번 놀라고, 직접 사용해보고서는 오타를 날려버리는 것 같은 통쾌한 사용감에 두 번 놀랐다.

큐키(Keukey)는 오는 9월 12일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열리는 '비글로벌2014(beGLOBAL2014)' 탑 텐(Top 10)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기도 전인 지난 5월에는 일본 '산텍'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을 만큼 유망한 테크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 용 정식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바로 오늘, 9월 1일 오픈한다.

사용자들에게 '유쾌한 타이핑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는 '큐키(Keukey)'의 기술에 관해, 김민철 대표와 조상희 CTO를 만나 좀 더 자세히 들어보았다.

큐키▲큐키 김민철 대표

- 큐키의 주요 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개 큐키는 스마트 폰 상에서 쉽게 오타를 수정하는 서비스입니다. 오타 수정으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의 입력 방식과 스타일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스마트 폰에서의 에디팅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솔루션입니다. 

문제의식 스마트폰에 쓴 텍스트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그 작은 자판 위에서 일일이 백스페이스로 커서를 이동해야 하죠. 예를 들어 '안뇽'이라고 오타를 치고 '안녕'이 맞다고 하면 '뇽'으로 돌아가서 글자를 지우고 '녕'을 쳐야해요. 만약 웨어러블 워치 단계까지 간다면 디바이스 크기가 더 작아지기 때문에, 점점 더 텍스트 수정이 불편해질 겁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 폰에서의 입력은 이전 PC시대의 입력 환경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이 아이디어에서부터 큐키는 시작했습니다. 

솔루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 커서가 위치한 곳에서 이전의 오타를 바로 수정하는 큐키를 만들게 됐어요. 큐키의 작동방식은 간단해요. 엄지손가락으로 동서남북 네 가지 방향으로 스와이프만 할 줄 알면 돼죠. 아래 방향으로 쓸어내리면 사용자의 의도대로 오타를 수정할 수 있고, 위 쪽으로 올리면 글자가 삭제됩니다. 좌우 방향으로 밀면, 단어의 순서가 바뀌죠.


▲큐키 서비스 시연 영상

- 큐키의 핵심 기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패턴 매칭 알고리즘 현재 커서가 위치한 곳에서 키보드를 아래로 쓸어내리면 유사한 단어를 찾아서 바꿔주는 패턴 매칭이 핵심 알고리즘입니다. 기존의 오타 수정 기술들이 비포 타이핑(before typing), 즉 타이핑 이전에 오타를 방지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큐키는 애프터 타이핑(after typing), 한마디로 타이핑 이후에 오타를 수정해주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이전의 기술들은 일종의 단어 사전을 만들어서, 오타와 유사한 뜻을 가진 단어를 바꿔주었다면 큐키는 단어 기준이 아니라 자판 형태의 유사성으로 오타 수정을 한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예요. 사실 모바일 상에서 오타를 내는 것은, 단어를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키보드가 작고 좁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옆 자판을 잘못 누른다거나, 같은 문자를 반복해서 누르는 등의 자주 발생하는 오타 양태들이 있어요. 이 때 입력된 문자열끼리의 패턴을 비교해 오타를 정타로 바꿉니다. 예를 들어 어떤 단어를 '9-5-6-3-6-7'의 순서로 쳐야할 것을 '9-5-6-6-6-3-6-7'로 잘못 쳤다면 '연속 입력 오류'라는 판단을 내리고 올바른 단어로 바꾸어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별로 사전을 만들어야하는 기존 기술과는 달리 언어 확장성이 굉장히 우수합니다. 쿼티(qwerty), 천지인, 나랏글의 패턴이 다르지, 한국어와 영어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예요.

UX 테크놀로지 기술이라고 하면 공학적인 부분을 생각하기 쉽지만, 저희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UX(사용자 환경) 테크놀로지예요. UX 테크놀로지란 UX가 기술을 서포트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UX를 서포트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얼마만큼 편해지고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이죠. 이것을 감성 품질이라고도 합니다. 실제 모바일 쿼티 자판을 큐키와 함께 사용할 경우 12.4% 정도 텍스트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수치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타이핑할 때 틀릴까 긴장하는 일이 줄어들죠. 사용자가 쾌적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음성 인식 음성 인식 역시 하다가 도중에 잘못되면, 말을 다시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중간에 수정이 어렵고 전체 취소를 해버려야 하는거죠. 큐키는 타이핑 뿐 아니라 음성 인식도 동일하게, 뒤에서 수정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어요.

- 향후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예정인가요. 

 타이핑, 음성을 뛰어넘어 다양한 입력 방식으로  사람이 자신의 의사를 기계에게 전달할 때에는 타이핑, 음성, 뇌파, 모션 등 정말 수 많은 입력 방식을 선택할 수 있죠. 앞으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입력 방식의 수도 늘어나게 될 거예요. 큐키도 이에 발맞춰 서비스를 다양하게 확장해나갈 수 있을겁니다. 

큐키2
▲큐키 조상희 CTO

- 현재 타겟으로 생각하는 시장은 어디인가요?

B2B, 애드온솔루션으로 초기부터 B2B 사업을 주로 할 예정이었고, 특히 키보드 제조사 쪽을 타겟으로 하고 있어요. 기존 키보드 제품에 추가 장착을 할 수 있는 애드온 솔루션(add-on solution)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죠.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언어적인 특수성이 있어서 입력 시장과 역사가 굉장히 깊어요. 현재 중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키보드 제조 회사가 큐키를 애드온 솔루션으로 넣어서 출시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오타 솔루션과 결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어요.

B2C, 키보드계의 닥터드레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서비스의 경우 안드로이드 버전이 9월 1일, iOS 버전이 12월 1일 날 오픈할 예정입니다. 단순한 오타 수정 솔루션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소장 가치 있고 재밌는 타이핑의 경험을 주는 키보드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예요. 예를 들면, 타이핑을 할 때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다양한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죠. 레고 컨셉 디자인이나, 번외로 타자 게임같은 것도 만들어 봤고요. 과거에는 이어폰 줄을 지저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헤드폰과 이어폰이 하나의 악세서리가 되었어요. 큐키도 언젠가는 키보드 계의 닥터드레(dr.dre)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한국에서 테크 스타트업으로서 생존하며 느끼는 바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 테크 스타트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정확히 소개하고, 이게 사용자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큐키의 경우 테크 스타트업이지만, 어떻게 작동되는 지 한 번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기술을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많은 테크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프로덕트를 대중에게 알리기를 어려워하죠. 사실 기술 자체는 복잡하지만, 기술로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복잡하지가 않아요. 기술을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테크 스타트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부·대기업에게의 바람 결국 테크 스타트업에게는 기술을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정부가 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서비스 스타트업의 경우 인기가 많으면 사용자 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쉽게 좌지우지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B2B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원천 기술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항상 가지고 있죠. 이런 이유로 국내에 테크 스타트업의 수가 늘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 정부 쪽에서 기술 도용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나 규제를 마련해 준다면 안심하고 많은 숨은 인재들이 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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