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다와 금융 기초체력 다지기] TV 광고와 P2P 대출 금리의 상관관계
2016년 06월 07일

얼마 전에 TV에서 P2P 대출 서비스 광고를 봤습니다. P2P 대출 서비스가 벌써 이렇게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기존 대출 서비스들과 비슷하게 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스쳤습니다. TV 광고는 회사의 비용을 늘리기 때문에 대출 금리를 높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고요. P2P 대출 서비스의 TV 광고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정말 금리가 높아질까요? 아니면 금리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마진을 포기하는 걸까요? 이런 질문들의 답을 하기 위해서 먼저 대출 서비스의 수익 구조를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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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 대부업체 수익구조 *출처: 하나대투증권

위는 증권사 리포트에서 발췌한 한 대부업체의 수익 구조 표입니다. 대부업체와 P2P 대출 서비스를 비교했을 때 각 항목의 비중은 많이 다르겠지만, 항목의 종류는 '모집인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목을 하나하나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대출금리는 말 그대로 대출받는 사람들이 내는 금리입니다. 34.9%가 법정 최고금리이며(수익구조표 기준은 2015년으로 2016년 현재 법정 최고금리는 27.9%) 대출액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대출금리를 통한 대출 이자는 34.9입니다.이게 바로 매출이 되겠죠. 조달금리는 대출해줄 돈을 끌어올 때 드는 금리입니다. 업체가 채권의 형태로 대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면 채권의 금리가 되고 예금을 받는다면 예금 금리가 되고 자본금으로 직접 빌려준다면 0이 됩니다. 이 조달금리는 원가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손 충당금 비율은 연체 등을 대비해서 잡아둔 비용이고 마케팅 비용은 말 그대로 마케팅에 든 비용인데 광고비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일반 관리비 같은 경우 직원 급여가 대표적이겠습니다.

이때 광고비를 늘린다고 하면 두 가지 선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1) 대출금리는 그대로이지만 마케팅 비용이 상승해서 손익 비율이 하락하는 경우, 2) 마케팅 비용만큼 대출금리를 상승시키고 손익 비율을 유지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때 변하는 것이 대출금리와 손익 비율뿐일까요? 아닙니다. 지금 100으로 가정한 대출액 자체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1)의 경우 마케팅 효과로 인해 손익 비율이 하락하는 것 이상으로 대출액이 늘어난다면 결국 전체적으로는 손익 규모 자체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2)의 경우 손익 비율은 유지했지만,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액 자체가 줄어들 수 있으니 순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P2P 서비스의 TV 광고는 1)의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손익 비율은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손익 규모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 관리비의 비율이 낮아지면서 손익 비율 자체도 비슷하거나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발로 뛰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정신자세에 대한 얘기일 뿐만이 아니라 초기에는 발로 뛰는 것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일 가능성이 높아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초기에는 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을 회원 가입시키는 것이 마케팅을 통해서 하는 것보다 더 빠른 성장방법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서비스가 어느 정도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면 그렇게 하나하나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이 TV 광고를 하는 것 역시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분석에 의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가정하면 이제는 발로 뛰는 것보다 대중적인 마케팅 방법이 더 효율적인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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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널리틱스와 페이스북만으로는 효율이 나오지 않는 시점이 올 수 밖에 없다.

반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제 살 깎아 먹기를 하면서 TV 광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위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P2P 대출 서비스의 TV 광고는 서비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규모의 경제로 인한 안정성 및 비용절감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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