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딩 공장, ‘가지공장’ 이지윤 대표 인터뷰 : 스타트업을 만드는 스타트업 #2
2014년 04월 23일

IMG_6045▲ 가지공장 사무실 문짝에 붙어있는 사진들. 일본 식도락 여행에서 건진 엽기사진(?)이라고.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직원들이 왁자지껄 컬러로 출력한 사진을 구경중이었다. 여행에 다녀온 사진이었다. 얼마 전 모든 멤버가 함께 일본으로 식도락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가지공장, 영어로 에그플랜트 팩토리(Eggplant Factory), 독특한 회사명에 일본으로 식도락 여행이라니.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고 하면, '브랜드 인큐베이팅' 공장이라고 한다.

브랜드가 없으면 소비자에게서 잊혀진다. 브랜드는 마케팅을 불필요하게 한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에게 아이템과 자본금, 서비스 개발, 세금계산, 마케팅 등을 비롯해 골치 아픈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대체 그 놈의 브랜드는 언제 만들지?', '이렇게 바쁜데 그 일은 누가 해?' 가지공장은 이런 고뇌에 빠져있는 스타트업에게 반가운 손길을 내민다.

“골리앗과 다윗의 전략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가지공장은 빅 비즈니스가 아닌 스몰 비즈니스와 스타트업의 브랜딩에 집중합니다.”

일명 ‘공장장 님’으로 불리우는 가지공장의 이지윤 대표를 만나 스타트업의 브랜딩과 브랜드 인큐베이팅 비즈니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한아름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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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plantfactory_2▲ 가지공장의 위트 있는 자체 브랜딩. 그들의 컬러가 그대로 드러난다.

"스타트업들을 만나보면 필요로 하는 건 대부분 브랜딩이다."

Q. 가지공장의 회사 이름이 참 독특하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가?

가지공장은 스몰 비지니스(EGG)와 함께 작은 브랜드를 함께 키우는(PLANT) 따뜻한 브랜드 인큐베이팅 회사(FACTORY)다. 우리는 창업이 아닌 브랜드 창업을 돕는다. 창업의 시작부터 시장조사, 컨셉 개발, 네이밍, BI와 CI, 패키지 등 모든 부분을 함께 한다. 회사의 이름처럼 ‘가지가지’ 많은 일을 한다.

Q. 정말 가지가지한다. (웃음) 스몰 비즈니스, 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딩에 집중한다고 알고 있다. 왜?

요즘 한국에서 창업을 많이 키워주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을 하는 경우는 아직도 드물다.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도 카페에서 하지 음료를 만들어 팔아볼 생각은 안 한다. 기업가정신 교육이나 창업교육을 못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그런 교육이 더 늘어날 거고 경쟁도 치열해질 거다. 그런 일을 도울 수 있는 회사가 있었으면 했다. 해외에선 대부분 자영업을 하고 프랜차이즈가 드물다. 우리나라는 그 반대인데 그걸 많이 바꿔주고 싶었다.

IMG_5970▲ 가지공장에는 방문객이 원하는 음료를 고를 수 있는 메뉴판이 있다. (없는 게 더 많지만.)

Q. 그 방법이 브랜드 인큐베이팅 사업인가?

스타트업들을 많이 만나보면 필요로 하는 건 대부분 브랜딩이다. 그런데 돈이 없는 문제는 둘째치고 브랜딩을 맡길 곳이 별로 없다. 브랜드 컨설팅을 하는 회사들은 굉장히 크고 가격이 비싸다. 그렇다고 작은 디자인 회사에게 맡기자니 로고 디자인만 해주는 경우가 대다수다. 우린 로고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마케팅을 비롯해 스타트업의 브랜딩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할 수 있다. 파트너의 대부분이 작은 규모의 청년창업이기 때문에 눈높이가 잘 맞고 이야기도 잘 통한다. 세금계산서까지 같이 떼면서 시작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스몰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다 브랜딩의 필요성을 느낀 분들이 어디에 맡길지 고민하다 우리 사무실로 오신다.

check list▲ 가지공장을 방문하는 클라이언트는 독특한 체크리스트를 받게 된다.

Q. 'Refresh 5.7'이라는 작은 유기농 샐러드 가게의 브랜딩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어땠나?

리프레쉬5.7(Refresh 5.7)의 브랜딩 작업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가지공장이 생기기 전에 엄마 브랜드인 프로젝트에디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작업인데, 고객이 25세, 27세 청년 두 분이었다. 유기농 샐러드 가게를 구상 중이었고 5일 동안 7가지의 채소를 먹자는 뜻으로 네이밍을 해왔다. 그런데 아이템과 이름만 있고 창업을 위한 실제적인 부분을 하나도 모르더라. 세금계산서 발행하는 방법부터 매장등록, 인테리어, 마케팅 등 모든 부분을 함께 작업했다.

처음엔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있는 맛집이다. 뿌듯해서 그런지 더욱 기억에 남는다. 며칠 전에는 오픈한지 1년이 되었다고 사장님이 전화를 주셨다. 직원은 2명이나 더 늘었고, 배송 수단을 위한 오토바이도 2대나 구입하셨다고 한다.

refresh▲ 세금계산서 발행하는 법부터 하나하나 함께 한 유기농 샐러드 브랜드, Refresh 5.7

Q. 그렇다면 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돕는 것이 목적인가?

생태계를 바꾸고 성장시키고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지공장의 직원들과 클라이언트까지 모두 지금의 삶을 행복하게 유지하는 게 나의 목표이자 꿈이다. 우리 직원들의 행복이 우선이다. 회사가 상장하고 투자를 받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여행가고 싶을 때 직원들과 함께 여행갈 수 있고 부모님 편찮으실 때 보험금 탈 수 있는 그 정도.

Q. 어떤 일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하다.

이런 일을 할 생각은 없었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트렌드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러다가 패션회사 전략기획실, 브랜드 매니저 일을 했다. 브랜드를 런칭하는 일이 재미있었는데 그 땐 그 일을 이렇게 계속 하게 될 지 몰랐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컨설팅 일을 계속했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계속 봐야 해서 트렌드 인사이트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편집장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시작했다. 디자인, 브랜딩, 마케팅, 트렌드 관련 일을 다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Q. 성공적인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위한 가지공장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창업자가 가지고 있는 철학을 소비자들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컨셉을 이끌어내서 잘 정립하는 것. 보통은 그게 없다. 그리고나서 그걸 예쁘게 보여준다.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느끼는 게 비쥬얼이다보니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예쁜 비쥬얼이 브랜드 디자인이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철학과 전략이 뒷받침되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클라이언트 직원들과 함께 하는 브랜딩 워크샵을 하고 있다. 예전에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때는 그냥 단순히 우리끼리 진행했는데 이제는 워크샵을 같이 진행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 브랜드의 성격, 요소 등 계속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그 안에서 핵심을 찾는다. 쉐어하우스 스타트업인 우주(WOOZOO)와의 프로젝트도 그렇게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진행할 거다. 브랜드라는 건 결국 내부 직원과 현재의 소비자들에게 내재되어있기 마련이다. 단지 제대로 발굴하지 못하고 있을 뿐.

두 번째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다. 실제로 스타트업과 많이 연계가 되어 있는 트렌드 인사이트의 편집장을 겸하고 있다보니,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가 다른 브랜드 디자인 회사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큐레이션, 빅 데이터, 서브스크립션, IOT 등 일반 브랜드 디자인 회사에서는 낯선 용어들을 가지공장에서는 일일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서비스를 이해하고, 오히려 해외 비슷한 사례들을 알려주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팁까지 줄 수 있으니, 클라이언트들이 더 믿고 따라올 수 밖에 없다.

team

부부가 함께 '티격태격' 일하는 스타트업

Q. 부부가 함께 일하는 스타트업으로 알고 있다. 남편 분을 함께 모셔도 되나?

아내 : 직접 불러오셔도 된다. 내가 대표로 있고(이 점을 특히 강조하셨다.), 남편이자 인테리어를 맡고 있는 최한메 실장 님과 함께 가지공장을 시작했다.

Q. 남편 분도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린다.

남편 : 가지공장에서 공간 디자인을 맡고 있는 최한메라고 한다. 원래 건축회사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심재승 실장 님과 함께 둘이서 인테리어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가지공장에 흡수당했다. (웃음)

Q. 어떻게 부부가 함께 창업을 하게 되었나?

아내 : 내가 창업을 했고 직원으로 뽑은 거다. 법적으로 남편은 직원이고 내가 고용주다. (한 번 더 강조하셨다.)

남편 : 그렇다. 내가 가지공장의 노조위원장도 맡고 있다. (웃음)

IMG_6012▲ 가지공장의 이지윤 공장장 님과 남편이자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한메 실장 님.

Q. 남편 분이 정말 재미있는 분이다. 부부가 함께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장점이 있다면?

아내 : (한숨) ...

남편 : 커뮤니케이션이 쉽다는 것? 말 안 해도 잘 아니까. 길게 해야 하는 말도 짧게 할 수 있다. 일을 시도때도 없이 한다. 집에서도 일 얘기를 할 수 있다. 이럴 수가. 말하다보니 장점과 단점이 오버랩된다.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서 장점이고 쉬워서 단점이다. (웃음) 24시간 붙어있다보니 개인생활이 별로 없는 점은 조금 힘들 때도 있다.

아내 : 개인생활에 있어서는 그렇지만 업무 측면에서는 장점이 많다. 시너지 효과랄까?

남편 : 공과 사의 부분이 애매하다는 것도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겠다.

아내 : 직원이랑 싸울 일은 전혀 없는데 남편이랑 싸우면 직원들이 곤란해 한다. 부부이다보니 조금 직설적으로 얘기한다. 같이 얘기하다보면 업무 때문에 목소리가 높아져도 직원들이 부부싸움하는 줄 안다.

남편 : 우리 입장에선 싸운다기보다 약간 어그레시브하게, (웃음) 얘기하는 건데 직원들이 보면 부부싸움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조금 적극적으로 얘기하다보면, 단어나 그런 것들이.

Q. 예를 들면?

남편 : 돈을 더 달라! 당신이 한 게 뭐가 있냐. 이런 식의 것들? (웃음)

Q. 최한메 실장님께 묻고싶다.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남편 : 아니,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웃음) 보통 우린 작은 공간을 디자인한다. 그 작은 공간의 핵심, 중요한 포인트를 제대로 찾아내면 그 공간은 살아난다. 그냥 예쁘게만 한다면 목적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클라이언트였던 수제 고로케 & 돈가츠 브랜드, ‘코로돈’의 경우에는 원래 매장과 작은 공장점포가 옆 점포에 나란히 있었다.

Q. 공장이 따로 있었나?

남편 : 제품을 만드는 점포가 바로 옆에 있었다. 매장은 사람들에게 많이 오픈되지만 공장점포는 보통 가려진다. 공장점포에서 일하는 분들이 모두 아주머니들인데, 일하다보면 너무 답답해서 밖을 내다보면서 일하는 게 작은 바람이라고 하셨다. 공장점포는 열어놓고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게 적절하게 섞여야 했다. 그걸 해결했다. 벽돌을 차곡차곡 쌓지 않고 나눠서 구멍이 생기도록 쌓아놓으면 생각보다 답답하지 않았다. 바깥도 많이 보인다.

공간에서 누가 일하는 지가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과 브랜딩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인터뷰도 상당히 많이 한다. 그분들도 생각은 많이 하지만 표현을 잘 못 하신다. 그걸 잘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걸 성공하면 잘 되는 거고 헤매면 힘들어지는 거다.

corodon0▲ 수제 고로케 & 돈가츠 전문점 '코로돈'의 공장과 매장. 연구소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korodon▲ 수제 고로케 & 돈가츠 전문점 '코로돈'의 브랜딩 작업.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겐 브랜딩이 더욱 중요하다."

Q. 스타트업은 자금상황이 여유롭지 않을 텐데 흥정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흥정을 한다고 해서 그냥 가격을 낮춰주진 않는다. 기본적인 업무량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거라면 원하는 가격에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것이 맞다. 대신에 그 클라이언트가 창업을 하는 거고, 가능성이 있고, 우리랑 함께 끝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한다. 우리가 정말 하고싶고, 될 것 같다고 생각되면 가격을 낮춰서라도 한다.

Q. 최근 스타트업들의 브랜딩 수준은 어떻다고 보는가?

벤처, 스몰 비즈니스를 비롯한 모든 스타트업 분야를 생각해본다면, 푸드 스타트업 시장은 워낙 시장이 치열한 곳이다보니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벤처 쪽은 아직까지도 브랜딩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곳도 상당히 많다고 본다.

Q. 테크 스타트업에게 브랜딩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브랜딩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 겉보기에 예쁜 것만이 브랜딩을 의미하진 않는다. 조악한 것도 일종의 브랜딩이다. 뚱땡이 할매국밥도 브랜드다. 해외에서는 정말 아무 것도 없는데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있다. 브랜드의 힘이다. 브랜드라는 게 단순히 로고가 예쁘거나 뭔가 있어보이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떤 브랜드가 없어졌을 때 소비자가 가슴 아파하는 것. 그런 게 있다. 정말 조악한 비쥬얼을 가진 테크 스타트업 브랜드라 하더라도 브랜드의 팬이 있고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다. 집 앞에 떡볶이 가게가 없어지면 슬픈 것처럼.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정말 많다.

Q. 그렇다면 테크 스타트업에게 브랜딩이 중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정말 간단하다.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유형의 생산물, 제품이 있으면 제품 자체에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있고 인식하는 브랜드가 있다. 에버노트와 같이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사람들이 직접 느끼고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브랜드가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인재가 곧 재산이기 때문이다. 유형의 제품이 있으면 사람이 그만둬도 공장이 있으니까 상관없지만 무형의 서비스의 경우엔 다르다. 기술을 가진 건 결국 사람인데 사람이 그만두면 그만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그 인재를 모으는 것이 바로 회사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woozoo▲ 이번에 새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 쉐어하우스 우주(WOOZOO)의 리브랜딩 작업물 중.

Q. 2~3명의 적은 인원으로 일하는 스타트업이 브랜드 인큐베이팅 없이 브랜딩을 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어떤 면에서는 독재자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통합이다. 브랜드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결국 소비자는 통합적으로 브랜드를 인식한다. 하나의 메시지로 모두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많다. 스티브 잡스같은 독재자가 없으면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했다가 다음에 돈 생기면 제대로 바꿔서 다시 하자라는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

로고는 미대 다니는 아는 동생한테 부탁하고, 웹 디자인은 사촌 형에게 부탁하고. 이러다 보면 브랜드가 각기 다른 얼굴로 보여지게 되는 거다. 그러면 안 된다. 신입사원, 인턴에게까지 모두 경영자의 브랜드의 철학이 공유되어야 한다. 그들 모두에게 브랜드에 관해 물었을 때, ‘그래, 이건 우리 브랜드에게 잘 어울리네’, ‘아니, 우리 브랜드에게 그건 절대 안돼’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구성원 모두에게 공통된 Do와 Don’t가 분명해야 한다.

Q. ‘이것만은 꼭 피해라!’도 궁금하다.

방금 이야기했던 것. 로고는 미대 다니는 아는 동생한테 부탁하고, 웹 디자인은 사촌 형에게 부탁하고... 차라리 귀를 닫는 게 낫다.

beLAUNCH2014 x 가지공장,
보이는 것보다 더 크고 강한 힘을 확인하라!

Q. beLAUNCH2014의 브랜드 디자인 리뉴얼 작업도 진행했다. 어디에 중점을 두었는가?

기존 beLAUNCH의 BI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에 새로운 브랜딩을 진행했다. 기존 로고도 좋았지만 확장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로고 외에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디자인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BI는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도 확장될 수 있어야 하고 매년 개최되는 컨퍼런스이기 때문에 연속성이 필요했다. 일종의 시리즈처럼.

올해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번엔 도트 패턴을 활용하여 기존 BI의 톤앤매너에 변화를 주었다. 하나를 보면 아주 작은 점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여러 개를 한꺼번에 보면 그 안에 숨은 또 다른 것이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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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포스터도 멋지지만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참 인상깊다. beLAUNCH2014의 캐치프레이즈 'Bigger than it seems'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가?

모든 컨퍼런스와 페스티벌에는 그 해에 해당하는 캐치프레이즈가 있기 마련이다. 브랜드 회사에 디자인을 맡겼는데, 디자인만 예쁘게 할 수는 없지 않나? 콘셉트가 필요했고, 스타트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잠재력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보이는 것보다 더 크다’라는 콘셉을 찾아내었다. 포스터 역시 한 장만 보면 서클의 한 부분이지만, 모아서 보면 더 큰 서클이 된다.한 장씩 붙일 때나 모아서 붙일 때나 스토리가 드러나도록 했다.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표현한 것이다.

앞으로는 현재의 BI를 기반으로 통일성을 유지하되 매년 조금씩 변화를 줄 것이다. beLAUNCH2014의 컨셉이 ‘Bigger than it seems’인 것이고 올해의 캐치프레이즈다. 작은 스타트업들이 모여 큰 가치를 보여준다는 것.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보이는 것보다 더 크고 강한 힘을 이번 beLAUNCH2014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드린다.)

Q. beLAUNCH2014 스타트업 부스에 참여한다고 들었다. 무엇을 선보이나?

스타트업도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했던 프로젝트와 교육적인 자료도 공유할 수도 있고, 진짜 가지를 나눠줄 수도 있고. (웃음) 이런 회사가 있고 이런 일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가지공장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사는 것. 지속가능성? (웃음) 이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꿈이다. 회사를 더 키우거나 줄이고 싶지도 않다. 지금 이 상태로 오래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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