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핀테크(Fintech)와 한국의 갈라파고스
  ·  2014년 10월 01일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재미있는 가정을 해보도록 하자. 1999년 한국 보안 분야에 한 천재 개발자가 있었다. 그에겐 충분한 창업 자금이 있다. 그는 온라인 송금시장을 혁신하기 위해 e메일을 이용해 간편하게 송금하는 방법을 고안하여 이를 사업화하고자 한다.  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1999년 앨론머스크라는 인물은 엑스닷컴(X.com)을 설립하고, 동일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일으켜 2000년에 컨피니티(Confinity)와 합병해 페이팔로 개명했다. 그 다음 해인 2001년 페이팔은 10대 인터넷 결제 서비스로 성장하며 2002년 이베이에 약 1조 6000억원에…

이스라엘 VS 실리콘밸리, 벽을 뚫을 때는 다른 무기가 필요하더라고요
  ·  2014년 09월 30일

미국 사람과 이스라엘 사람의 문제 해결방식을 재미있게 비교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신은 가전제품을 만드는 미국회사의 중역입니다. 시장조사팀에서 곧게 뻗은 바나나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미국인들은 바나나를 썰어서 샌드위치나 시리얼에 넣어서 먹기를 좋아하는데 곧게 뻗은 바나나라면 더 썰기 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미국과 이스라엘, 두 개의 연구개발팀을 통해서 이 문제 해결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당신은 두 팀 대표를 불러 바나나를 넣었을 때 곧게 펴주는 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팀 대표는 곧장 실행하겠다고…

제품의 갑: 진짜 좋은 제품은 현지화가 필요없다
  ·  2014년 09월 28일

▲비글로벌2014 세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트위치 케빈 린 COO(좌)와 스트롱벤처스 배기홍 대표(우) 9월 1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beGLOBAL(비글로벌) 행사의 마지막 세션은 얼마 전 아마존에 1조 원에 인수된 트위치(Twitch)의 COO 케빈 린(Kevin Lin)과의 대화였는데 운 좋게도 이 젊은 창업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자의 영광이 나에게 주어졌다. 나도 처음 만나는 친구라서 무대 올라가기 약 30분 전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편안하게 했는데 정말 착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무대 위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나는 많은…

API 비즈니스는 스스로 영업한다
  ·  2014년 09월 26일

YC의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 “API = self-serve biz dev.” 대략 의역을 하면 좋은 API를 만들어서 제공하면 다른 서비스들이 알아서 이 API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큰 영업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영업 사원들이 영업하지 않아도 API가 스스로 영업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제대로 된 API는 사업성과 파급력이 크다. 얼마 전에 발표된 우버(Uber) API를 구현하면 차량 이동이 필요한 서비스들은 (예: 지도 관련 서비스, 식당 관련 서비스 등) 사용자들에게 아주 편리하고…

장기전을 뛰면서 드는 생각
  ·  2014년 09월 22일

1999년 9월에 나는 스탠포드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다. 이때 내 나이 25살 이었고, 당시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건 “빨리 대박 터트려서 35살에 은퇴해야지” 였다. 지금 내 나이 40이다. 그리고 대박은 커녕 자발적 은퇴랑은 매우 거리가 먼 상황이다 (실은 아직도 “5년 후에는…..” 이라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걸 이제 잘 안다). 인생 선배들의 인생은 장기전이고 마라톤이니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살아가는게 중요하다라는 조언을 이젠 몸소 체험하면서 매일 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할 때 망하는 5가지 이유
  ·  2014년 09월 22일

필자는 이번 비글로벌을 2회째 개최하면서 현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스타트업을 만나고 그들의 여정과 고민과 희망을 들으며,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을 할 때 왜 실패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봤다. ▲슬램덩크 안선생님 대사 중 첫 번째는, 대표의 자만심과 빠른 포기다. 한국에서 좋은 학교를 나왔고, 투자를 받았고, 서비스 성과도 있고, 이대로 해도 미국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착각이 현지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적게하고 혼자만의 동굴에 빠지게 한다. 이런 자세는 해외 현지에서 서비스 개선을 저해하는…

비석세스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  2014년 09월 22일

필자가 비석세스를 처음 접하게 된 시점은 2011년 정도다. 스타트업을 위한 미디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플랫폼 등의 아젠더는 오늘날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당연하게 다가오지만, 당시만 해도(비석세스는 온석세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비석세스가 지향하는 바는 ‘생소함’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당시 필자는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VC분들과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크로스보딩(Cross-boarding)을 기반으로 한 엑셀러레이팅 회사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우리와 같은 ‘생소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비석세스의 정제되진 않았지만 진실하고 뚝심 있는 에너지에 매료되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석세스와 함께…

우리에게도 진정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존재하는가?
  ·  2014년 09월 18일

초등과학 개념 사전에서는 ‘생태계’에 대해 이렇게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 이 안에서 생물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갈 뿐 아니라 주위 환경과도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표현을 요즘에는 각종 미디어와 커뮤니티 내에서 수 없이 많이 접하게 됩니다. 비석세스 미디어 역시 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소식을 전하고, 매 년 2개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비글로벌2014(beGLOBAL2014)’ 준비 차 샌프란시스코에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보내며, 한…

스타트업을 위한 수익 다각화 전략 ‘기획상품’, 어떻게 만들어야 효과적일 수 있을까?
2014년 09월 17일

프랑스에서도 유명한 축구 클럽들이 있지만, 사람들에게 익숙한 레알 마드리드나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축구클럽을 예시로 들어보자. 많은 매출을 만드는 이들이지만 이들의 수익 중 ‘축구 자체’로만 버는 수익은 얼마나 될까? 그룹마다 다르겠지만 경기에 따른 티켓 수익은 약 30%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 수익은 유니폼 판매, TV중계, 물품 판매, 후원사 유치 등 그 그룹이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출처로부터 발생한다. 이런 효과 때문에 구단은 스타 선수들을 영입한 후 후광 효과로 세계 최고의 스폰서들을…

스타트업 비즈니스모델 검증을 위한 데이터 분석(2)
  ·  2014년 09월 17일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창업자의 높은 비전과 이를 성취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현실 왜곡장’과 거품이 필요하겠지만, 때때로 우린 자기 암시에 빠진 나머지 곳곳에 도사린 암초를 알아채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전KTH 부사장 박태웅씨는 린분석(Lean Analyytics)의 감수의 글을 통해, 스타트업을 하는 것은 고대의 항해술에 가깝다고 표현한 바 있다.  지도라고는 구경도 못했는데, 목표는 수평선 너머 어렴풋하다….

1조 가치가 넘는 10개의 한국 ‘유니콘’들을 분석하다
  ·  2014년 09월 12일

회사의 가치가 천억 대를 넘어 조 단위에 이르는 스타트업을 ‘더 유니콘 클럽(The Unicorn Club)’이라고 부른다. ’유니콘’이란 전설속의 상상의 산물이지만 마치 유니콘처럼 보기 드물고 마술적인 가치를 창출해 낸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드롭박스와 같은 스타트업들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지난 12월 카우보이벤처스(Cowboy Ventures)의 에일린 리(Aileen Lee) 대표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384억 원) 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39개를 유니콘이라고 지명하는 기사를 테크크런치에 기고했다. 그후로 10억 달러가 넘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은 세계적인 유니콘( Unicorn)으로 불리고 있다. 내일 9월 12일 개최되는 ‘비글로벌2014(beGLOBAL2014)’에서는…

“다 태워버려라, 또 다른 창조를 욕망하게 될 것이다” – 버닝맨 페스티벌과 실리콘밸리의 파괴적 혁신
  ·  2014년 09월 11일

캘리포니아의 황량한 사막에 단 며칠 만에 도시가 세워진다. 수 만 명의 히피들이 모여, ‘공동 생산’의 규칙에 따라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며 눈을 감고 오토바이를 몰거나 나체로 거리를 활보한다. 해가 지면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춤판이 벌어진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약물과 마약물은 물론 불법이지만, 이 축제 기간 동안은 할로윈 때 사탕 구하는 것만큼 쉽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코드가 맞고 취향이 비슷하면 함께 캠핑을 하며 일주일간의 거대한 공동체를 형성한다. 남으면 나누고, 모자라면 얻는다. 필요한 물건을 얻을 때도 현금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의지’
  ·  2014년 09월 03일

오는 9월 12일 개최하는 ‘비글로벌2014(beGLOBAL2014)’ 준비로 실리콘밸리 현지에 도착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컨퍼런스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현지를 취재하는 입장에서 가장 흥분되는 것은 길을 걷다가 유명 스타트업의 본사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팀이 머물고 있는 지역 가까이에도 우버, 트위터, 드롭박스, 옐프, 에어비앤비 등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장 참신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실리콘밸리이지만, 샌프란시스코 현지 생활은 서울에 비해 불편한 점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은, 바로 이 생활 속…

[이한종의 스타트업 읽어주는 남자 #2] 월드 베스트 디지털 마케팅 어워드 40
  ·  2014년 09월 02일

스타트업에게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과연 ‘사치’일까? ‘돈이 없어서 마케팅을 못 한다’라는 스타트업의 말은 그저 핑계에 불과한 것일까? 업계의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말, “부재(不在)는 혁신(革新)을 잉태한다.”의 말을 인용하며, 한정적인 자원만을 탓하지 말고 기발하고 속도감 있는 스타트업다운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혹자는 스티브잡스가 가장 싫어했던 단어가 ‘마케팅’과 ‘브랜딩’이었으며 제품 자체에 집중하고 소비자와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런 입소문 마케팅이 시작된다는 의견을 주기도 한다. 둘 다 맞는 말들이다. 하지만 막상 나의 서비스, 혹은 제품을 어떻게…

당신의 피칭동안 투자자가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
  ·  2014년 08월 29일

만약, 당신이 당신의 피칭 중에 투자자가 정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스카이프의 설립투자자일 뿐 아니라 스카이프의 창업 멤버들의 비즈니스 플랜 및 피칭을 직접 교육하고, 후속 투자 유치를 도왔으며, 2005년 이베이(E-Bay)에 31억 달러(약 3조 원)에 현금으로 매각시킨 것으로 유명한 어거스트 캐피털의 제네럴 파트너 하워드 하튼바움(Howard Hartenbaum, 이하 하워드)은 정직하고 명징한 스타일의 독설가이기도 하다. 하워드는 북미의 창업가들을 위한 멘토링 커뮤니티, 파운더스 네트워크(Founders Network)의 멘토링 세션을 통해 4명의 창업가와 함께 “투자유치를 위한…

[이한종의 스타트업 읽어주는 남자 #1] ‘MIT 스타트업 바이블 Vs. 쫄지말고 창업’
  ·  2014년 08월 26일

   스타트업, 그리고 기업가 정신이라는 화두 앞에 ‘바이블’이란 존재할까? 여기 기업가 정신을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만이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교육과 훈련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두 가지 책이 있다. 물론 그 방법론은 현저하게 대조된다. 빌 올렛 교수의 MIT 스타트업 바이블이란 저서는 “탁월한 제품을 기획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영역”을 24단계로 나누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로드맵을 연역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벤처투자자이자 최근 창업가로 변신한 이희우대표가 집필한 “쫄지 말고 창업”은 다분히 실존적으로 기업가 정신이라는…

믿는다면, 될 때까지 허슬(Hustle)하라
  ·  2014년 08월 22일

최근에 한국 갔을 때 서베이 서비스 이폴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내 고등학교 친구가 다음과 같은 명언을 했다. “기홍아, 성공할 수 있는 비결 진짜 간단한 거 같다. 그냥 성공할 때까지 계속 하면 된다.” 저녁 먹으면서 들은 말이라서 그냥 웃고 넘겼지만, 지난주에 다시 이 말을 떠올리면서 단순하지만 점점 더 타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LA에 위치한 우리 투자사 브랜드붐(Brandboom)에게 지난 주 금요일은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회사의 연매출이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원)를 돌파한 날이었던 것이다. 브랜드붐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스타트업과 결혼 전 동거하다
2014년 08월 20일

개발자, 스타트업을 꿈꾸다 요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심심치 않게 아는 분들이 창업했다거나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의 무모함에 혀를 끌끌 차면서도, 마음 한켠 부러움이 솟아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도 창업을 해서 내 회사를 만들어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닥 녹녹지 않아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이와 비슷한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근 스타트업들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많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캐시슬라이드를 만나 ‘광고 수익화 성공의 비결’을 묻다 :: 알렉상드르 인턴기 #7
2014년 08월 18일

사실 리워드 앱은 프랑스에서는 그리 유명하지는 않다. 기존에 웹 페이지에서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많은 프랑스인에게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피플게이트 SNS 상에 존재하는 광고 플랫폼에도 스타트업의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은 피플게이트의 기업 제휴팀에 여러 가지 노하우를 묻기도 하고, 전략을 강구하기도 하였다. 그토록 한국의 스타트업이 광고로 수익을 거두는 것은 어렵다. IT 강국인 한국에서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광고로 수익을 200만 원도 벌기 힘들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상당히 충격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광고는…

코트라 공정훈 위원이 말하는 스타트업 해외 진출 6가지 단계 :: 알렉상드르 인턴기 #6
2014년 08월 11일

한국은 청년들이 IT 벤처를 시작하기에 좋은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적어도, 현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은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 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피플게이트도 초기 몇 차례 투자에 대한 유혹도 있었지만, 우선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람들에게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위해 자체적인 BM마련과 기초 체력을 다지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미래창조과학부, 지식경제부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진흥공단, 무역협회, 창업진흥원, 코트라 등 다양한 정부의 기관 역시도 한국의 중소기업/벤처들을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