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사이트 ③] 당신은 당신을 믿을 수 있나요? 잡플래닛 황희승 대표가 추천한 데카르트의 「성찰」
2014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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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플래닛 황희승 대표

이번 북인사이트에서 만나본 사람은 잡플래닛의 황희승 대표님입니다. 지난 주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님께서 황희승 대표님을 추천해주셨죠. 이번에 추천드릴 책은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의 성찰(Meditations de Prima Philosophia)입니다. 데카르트라는 말에 걱정이 앞서 책을 받았는데요. 생각보다 얇은 책 두께에 안심했지만 결코 그래서는 안됐었나 봅니다.

 캡처

황희승 대표가 추천하는 이 책, 데카르트의 「성찰」

그럼 먼저 황 대표님께서 책을 추천해주신 이유부터 들어볼까요?

데카르트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며 스스로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도 사업을 통해서 스스로의 존재를 깨우쳐 가는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며 많은 결정을 내리고 경험하게 됩니다. 판단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도 있고, 지난 경험을 통해 옳다고 판단한 것들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내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배우고, 가설을 세우고 증명하며 배워가는 겁니다.

 제가 이 책을 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 인데요, 처음 이 책을 보고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조차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제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에 대해 의심한다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었죠. 그렇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근대 철학자들의 경험과 고뇌가 담긴 에세이와 책들을 읽게 됐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당시 ‘나’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있었고, 경험에 따라 바뀌어가는 나를 알아가며 사업과 인생에 대한 근간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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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의 6가지 성찰, 나와 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데카르트의 성찰은 총 6개의 파트로 이뤄져 있습니다. 혹자는 이 성찰이 각각 1일에 걸쳐, 즉 총 6일간의 데카르트의 생각을 담은 저서라 애기하기도 합니다. 이 6개의 성찰을 통해 데카르트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은 무엇일까요?

제 1성찰. 의심할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 참이라 믿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이 집대성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제 1성찰은 모든 것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합니다. 과연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실이라 믿는 이 실생활이 또 다른 꿈속은 아닐까요? 데카르트는 내가 보고 듣고 사실이라 믿는 모든 것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제 2성찰.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 – 정신은 신체보다 더 잘 알려진다 :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힘들어하던 데카르트는 제 2성찰에서 한가지 참된 진실을 찾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여기 의심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그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나온 겁니다. 데카르트는 감각에 의해 직관적으로 있다고 믿어지는 신체보다 정신적 나의 존재가 더 진실되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3성찰. 신에 관하여 – 그는 실존한다 : 신의 실존에 대한 증명

‘내가 존재한다’는 하나의 참된 진실을 얻은 데카르트는 '외적인 것들을 모두 차단한 순수한 자아가 더 없이 맑고 또렷하게 지각하는 모든 것은 참'이라는 진리의 일반규칙을 수립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지금까지의 모든 이론의 틀을 무너트릴 수 있는 가정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만약, 전지적인 악령이 모든 경우에 나를 속이고 있다면?'

데카르트는 이 넌센스의 해답을 신에서 찾습니다. 전지전능하고 선한 신은 나를 속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해결책에 힘을 싣기 위해 데카르트는 신의 존재에 대해 증명합니다. 이것이 잘 알려진 ‘데카르트의 인과론적 신 존재 증명’입니다.

신의 실존에 대한 증명 1.

나는 유한한 존재인데 반해 신은 완전한 존재이다. 고로 신은 나에게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외부에서 만들어진 존재이다. 그리고 그 신이 만들어 낸 내가 여기 존재한다. 그렇다면 신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신의 실존에 대한 증명 2.

내가 실존한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완전하지 못한 나는 나 자신을 보존할 수 없다. 이런 나를 보존하는 완전성을 지닌 존재는 바로 신이다.

제 4성찰. 참과 거짓에 관하여 : 내가 오류와 실수투성인 것은 신의 탓이 아니다

데카르트는 생각의 완성을 위해 선하고 전지전능한 신이 왜 이렇게 실수와 오류투성인 나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답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는 오류와 실수 따위는 실체적인 것이 아닌, 헛것이기 때문에 신에게서 원인을 찾으면 안 된다고 말하죠.

제 5성찰. 물질적인 것의 본성에 관하여, 그리고 다시 신에 관하여 – 그는 실존한다

: 물질은 우연한 실존을 지니지만 신은 완전한 실존을 지닌다, 고로 신은 실존한다.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물질의 본성에 대해 고민한 그는 물질은 본성상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우연한 실존’을 지닌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신의 실존과 대조적인 개념인데요. 그는 ‘신은 완전성을 지니고, 실존도 하나의 완전성이므로 신은 본성상 실존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의 실존을 존재론적으로 증명한 것이죠.

제 6성찰. 물질적인 것의 실존 및 정신과 신체의 실제적 구분에 관하여 : 물질은 감각을 통해 확인되며, 정신과 신체는 뇌의 한 부위에서 결합된다

우연한 실존을 지니는 물질은 감각을 통해 확인됩니다. 감각에 의한 인식은 내 의지나 지성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외부에 실존한다고 데카르트는 생각했는데요. 이 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당대 철학가들의 주요 고민 중 하나였던 신체와 정신의 매커니즘에 관한 고민입니다. 그는 정신과 신체는 각각이 구분되지만 뇌 속의 특정부위에서 결합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결합 사이에서 오류가 생기기도 하는데 데카르트는 이렇게 오류의 원인을 찾게 됨으로써 모든 것을 의심하는 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믿을 수 있나요?

생각의 전개에 신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나, 신체와 정신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부분은 오늘날 우리가 봤을 때는 그렇게 타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데카르트가 살았던 1600년대의 사회를 고려해보면 획기적이고 그럴듯한 설명이었을 것입니다.

 데카르트의 모든 것에 의심하며 접근하는 이러한 사고의 방식을 ‘방법적 회의’라고 하는데요. 모든 것을 부정한 후 옳은 것을 찾아가는 이와 같은 방법은 실수의 위험성을 줄여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데카르트는 단 하나의 진리를 찾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진리들을 따르고 있는 것이죠. 책을 읽기 전, 이 책은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음을 논증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모든 것을 알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진정한 답을 찾으려면 지금껏 내가 배우고 판단해온 모든 것을 배제하고 0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데카르트의 생각을 순차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게 될 겁니다. 당신은 당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잡플래닛 황희승 대표가 추천하는 다른 책

untitled「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브라질 작가 '코엘료'의 이름을 굳혀준 그의 대표작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한 소년의 담백한 이야기를 축으로, 신비로운 체험과 심오한 생의 물음들을 던져준다.

책을 좋아하는 양치기 산티아고는 며칠 계속 반복되는 꿈을 꾼다. 양과 함께 놀던 아이가 자신의 손을 잡아끌더니 이집트 피라미드로 데려가는 꿈. 그러던 어느날 책을 읽고 있는 그에게 홀연히 한 노인이 나타나 가지고 있던 양의 십분의 일을 자신에게 주면 피라미드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는 길을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한다. 소년는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한 정처없는 여행길에 몸을 싣는다.

 

 

d「에티카」, 스피노자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절대적 관념론에서 마르크스주의, 경험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근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는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을 극복하는 탈근대적 사유의 효시로 각광받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에티카>는 신, 정신과 정서, 인간과 자유 등의 주제를 통해 현대 철학의 쟁점인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학의 핵심 문제를 다뤄 스피노자 철학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dd「The Alliance」(번역본 미출시), 리드 호프만(Linked-in 창업자) 

고용주와 고용자의 관계는 참으로 쉽지 않다. 이에 매니저들은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장기고용을 보장하던 오래된 모델은 시시 때때로 변해가는 오늘날 비지니스 환경에 더이상 적합하지 않다.이러한 상태에서 링크드인(Linked-in)의 창업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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