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Rocks’ 일본 VC ‘글로벌브레인’서 25억 투자유치, 그 풀(Full)스토리
2013년 08월 29일

창조경제 시대다. 혁신이 곧 돈이 되는 시대, 드디어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자기 혁신이 일본 투자시장의 물꼬를 틀었다. 29일 모바일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기업 ‘5rocks(파이브락스)’는 일본 벤처캐피탈(VC) ‘Global Brain(글로벌브레인)’으로부터 약 25.5억 원(일화 2억3천450만 엔)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일본 현지 VC가 한국 스타트업에, 그것도 고작 “두 달 만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실로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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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글로벌브레인 사무실에서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한 양사 관계자들.  (사진 오른쪽 두번째부터 왼쪽으로 차례로 야스히코 유리모토 글로벌브레인 대표, 파이브락스 이창수 대표, 파이브락스 노정석 CSO)

파이브락스는 2010년 9월에 설립된 아블라컴퍼니에 전신을 두고 있으며 올해 6월 BI 사업을 본격화하며 사명을 변경했다. 2011년 5월 한국의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이번 글로벌브레인의 투자는 파이브락스의 첫 번째 해외 투자 유치 성과다.

글로벌브레인은 일본 대표 벤처투자사로 현지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벤처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파이브락스가 글로벌브레인으로부터 투자받은 펀드는 2개로 ‘WING’과 ‘KDDI 오픈이노베이션펀드’ 등이다. 이번 투자 펀드에는 글로벌브레인과 함께 일본 검색 포털 ‘Nifty(니프티)’와 일본 대표 이동통신사 ‘KDDI’가 함께 참여했다.

글로벌브레인의 야스히코 유리모토 대표는 “파이브락스는 글로벌브레인이 투자한 첫 번째 한국 스타트업”이라며, “BI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 및 제품의 우수성, 모바일 게임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보유한 경영진에 대해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에 큰 성과를 올린 파이브락스의 이번 투자 유치 과정과 그 전략을, 파이브락스의 이창수 대표에게 들어봤다.

혁신에 성공할 것

파이브락스는 모바일 게임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마케팅, 운영 기능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툴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BI란 기업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위해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등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기업의 성장에 비효율적인 과정을 간소화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파이브락스가 지난 6월 말 클로즈드 베타 BI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한 달 만에 ‘선데이토즈’, ‘링크투모로우’, ‘게임빌’, ‘로드컴플릿’, ‘로켓오즈’, ‘모모’ 등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 회사들은 자사의 게임 분석 운영 서비스로 파이브락스의 BI 툴을 채택했다.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사들의 러브콜 쇄도부터 이번 투자유치에 이르기까지 파이브락스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극강의 기술력에 최선을 기했다.

스마트폰 태동 당시부터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출시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모바일 게임 업계는 올해 상반기 그 거품이 걷히기 시작했다. 모바일과 캐주얼이라는 명목의 짧은 수명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모바일 게임 업체들의 도산 등이 그 이유였다. 모바일 게임 업계는 환상의 블루오션에서 물러서는 듯 보였고 이는 매출과 수익의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모바일 게임시장에 새로운 혁신이 요해졌고 업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다작(多作)으로 대표되던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양질의 게임 콘텐츠로 그 수명을 연장하고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류속에서 파이브락스는 새로운 트렌드의 혁신을 이끄는데 성공했다.

파이브락스의 탄탄한 기술력과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혁신의 바탕이 됐다. 전세계 모바일 BI 시장에서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엘로우핀’과 같은 전문업체들과 오라클, IBM 등 전통적인 IT기업들의 각축전 속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한 파이브락스는 해외 선두 BI 그룹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주도면밀히 검토했다. 그 결과 세계 모바일 게임의 최대 시장, 한국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었고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BI 기술을 자부하고 있다.

우연을 가장한 기회에 준비된 용기를 더할 것

‘우연을 가장한 기회에 준비된 용기를 더할 것’
이번 투자 유치 성공의 첫 시발점을 정의하자면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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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자 유치 과정의 시작은 지난 5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컨퍼런스 ‘Revolution, 비론치2013(beLAUNCH2013)’에 있다. 연사로 참석했던 파이브락스의 이창수 대표와 글로벌브레인의 유리모토 대표가 옆자리에 앉은 인연으로 인사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됐다. VIP룸에서 이대표는 유리모토 대표와 명함을 교환한 순간 ‘지금 당장 파이브락스의 투자가치를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학생시절 습득한 능통한 일어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다음날 유리모토 대표는 일본 현지 본사에 ‘한국에서 기가 막힌 스타트업을 발견했다’는 메일을 보냈고 컨퍼런스와 함께 미팅과 투자 이야기가 오고 갔다. 비론치가 선물한 우연한 만남은 이대표의 준비된 스타트업 정신과 파이브락스에 대한 열정으로 그 성과를 맺게 된 것이다.

국내 창업 및 스타트업 컨퍼런스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의 연계에 실질적인 성과를 보인 것은 손에 꼽힐 만큼 드문 경우다. 비론치는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라는 슬로건 하에 2012년 처음 그 시작을 열었다. 척박한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긍정적인 발전으로 이끌고자하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 비론치는 스타트업들의 도움과 열정으로, 2회차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최대의, 최선의, 스타트업 컨퍼런스로 자리매김 하였다.

비론치(beLAUNCH)의 주최사인 ‘비석세스(beSUCCESS)’의 정현욱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과 함께 하고자 했던 모두가 따뜻한 성공이 기대했던 성과를 이뤄 뿌듯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한국 스타트업의 세계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오는 9월 13일 미국 팔로알토에서 실리콘밸리 비론치 ‘비글로벌(beGLOBAL)’을 개최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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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출 것

비론치 이후 파이브락스는 수개월 간 KDDI는 물론 일본 내 많은 게임 회사들을 만나며 제품과 기술력, 일본 내 시장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는 “일주일에 3~4번씩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수백 번의 PT와 피드백, 수정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아침 8시 반 비행기를 타고 오전 10시쯤 일본에 도착하면 택시를 타고 11시 미팅에 가서 정말 땀만 대충 닦고 사업 발표를 진행했다”며 “일본 투자사뿐만 아니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2013 게임개발자컨퍼런스)를 비롯한 해외 컨퍼런스에 참가해 모바일 게임사들 앞에서 수백 번도 넘게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그 피드백으로 또다시 수백 번의 수정과정을 거쳤다”고 이번 투자 성립과정에 대한 열정을 말했다.

파이브락스는 글로벌 진출에 충분한 준비가 돼있는 회사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시도 때도 없이 일본과 중국을 오가며 회사를 경영하고 운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만큼 완벽한 시스템을 갖췄다. 경영진과 직원들의 서비스에 대한 완벽하고 정확한 이해와 회사의 비전에 대한 확신, 글로벌 진출과 성공에 대한 열정이 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대표는 “파이브락스는 설립 초기부터 본사와 해외 경영의 시스템 구축을 완벽히 했다. 경영진이 장거리 출장이나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워도 메일과 스카이프를 통해서 완벽하게 업무가 분배되고 일이 진행된다”며 “직원들이 일이 없는 회사는 절대 만들지 않는다. 세상에 일이 없는 회사만큼 일하기 싫은 회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말을 한다는 것, 진심을 통한다는 것

이번 투자 유치에 있어 이대표의 능통한 일어 회화 실력은 톡톡히 한 몫을 해냈다. 이대표는 과거 일본 동경공학대학 교환학생 시절 부족한 일어로 학교에서 친구가 없었을 만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히라가나만 겨우 알고 갔다. 공항에서 내려서 학교까지 차를 타고 가면서 간판을 보는데 아는 히라가나가 하나도 안보이더라. 내가 아는 히라가나 보다 한국어가 많이 적혀 있을 정도였다(웃음).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생각보다 일본 친구들은 영어를 잘못해서 친구가 없을 정도였다. 이후 피나는 노력을 했다. 한 번도 만들지 않았던 단어장도 만들어서 일본어를 외우고, 또 친구에게 배우고...,”

6개월의 피나는 노력 끝에 이대표는 일본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무리 없이 수강할 수 있게 됐고 그 후로 꾸준히 일어를 배우고 익혀왔다.

이번 투자 유치과정에서 이대표는 일본에서 진행한 대부분의 프레젠테이션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선보였다. 또한 과거 일본 온라인 게임업체 ‘게임온’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의 일하는 방식과 비즈니스 태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었던 이대표의 일처리 방식은 일본 투자자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통했다.

이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과정을 통해 “일본의 많은 회사들과 만나며 파이브락스와 같은 비즈니스인텔리전스에 대한 필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9월 1일부터 ‘포케라보(POKELABO)’, ‘마이넷(MyNet)’, ‘뮤테이션 스튜디오(Mutation Studios)’, ‘쿠라부(KLAB)’, ‘뉴스테크(News Tech)’의 일본 5개 유명 모바일 게임사들에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이브락스의 일본 현지 투자자금 유치를 시작으로 더욱 많은 한국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소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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