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아웃] SNS 독립운동 프로젝트, Diaspora*
2013년 01월 09일

* 줌아웃에서는 해외에서 주목 받는 IT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립니다.

SNS 독립운동이라고? 대체 누구한테 억압받고 있길래 독립을 한다는 말인가. 다소 엉뚱한 이야기같이 들리겠지만 자세한 배경을 듣고 보면 제법 그럴싸하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정신에 매료되어 이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

어느 새 SNS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다. 이제 우리는 누구에게나 공개된 인터넷 상에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근 A사나 N사가 해킹으로 인해 대규모 개인 정보를 유출했을 때 사회적인 위기감을 느꼈던 것과 대조적으로, SNS 상의 신상 정보는 말 그대로 무방비 상태다. ‘구글링하면 다 나와’라는 말, 내 이야기는 아니겠지라고 방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게 현실이다. 누군가 나의 정보를 빼가면 난리가 나지만, 내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각종 정보들은 대부분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다. 현재 가장 많은 개인 정보가 소비되는 곳은 SNS다. 그리고 이런 소비를 통해 가장 많은 이익을 얻는 곳은 SNS 업체다. 이들은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광고라는 명목으로 다른 기업에게 이를 판매한다. 단순하게 사람들과 주고 받는 나의 일상 정보가 사실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서론이 길어졌다. Diaspora* 프로젝트는 앞서 말한 문제들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럼 대체 Diaspora*가 뭐냐고? 사실 Diaspora*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똑같은 SNS다. 그리고 동시에 이들과는 전혀 다른 SNS다.

Diaspora*: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를 말하다.
Diasporta*의 핵심은 탈중앙화에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이용하면, 당신이 작성한 업데이트나 트윗 등은 어디에 보관될까 생각해보자. 바보 같은 질문이겠지만 당연히 모두 그들의 서버에 저장된다. Diaspora*는 이를 중앙화(Centralization)라고 말한다. 서비스 제공 기업이 모든 정보를 소유함으로써 사용자는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 수도, 막을 수도 없다.

Diaspora*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탈중앙화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오프소스 전략을 택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서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어떤 사람이든 원하기만 하면 Diaspora*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소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 소스를 서버에 설치하기만 하면 자신만의 Diaspora* 서버를 가질 수 있다. 이를 Pod라고 부른다.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Pod에 가입하고 Diaspora*를 이용하면 된다.

아직까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렇다. Diaspora*는 자신들이 서버를 운영하지 않는다. 그저 원하는 사람이 Pod를 만들 수 있는 방법만 제공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많은 Pod들이 뭉쳐서 전체 Diaspora* 서비스를 이룬다. 정보가 저장되는 서버의 소유권을 그 누구에게도 온전히 주지 않는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Diaspora*: 깨끗한 SNS를 말하다.
Diaspora*를 좀 더 서비스적으로 정의하자면, 개인 정보가 보호되고 광고가 없는 깨끗한 SNS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오픈소스 전략을 택한 것도, Pod의 소유권도 자신들이 아닌 사용자에게 넘긴 이유도 바로 깨끗한 SNS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부인 것이다.

아마 이쯤에서 의문이 생길 것이다. 탈중앙화를 하더라도 어쨌든 내 정보가 누군가의 Pod 안에 있을텐데, 어떻게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기술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정보는 높은 수준의 암호화를 거쳐 서버에 저장된다. 결국 Pod 소유자도 함부로 사용자의 정보를 꺼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이들은 광고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 커뮤니티 오픈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기존 4명의 창업자가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로젝트로 전환한 것이다. 이들은 이를 통해 기부금도 받고, Diaspora*를 소통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진화시켜나가고 있다.

Diaspora*: 진화된 SNS 플랫폼?
Diaspora*의 장점을 말하자면 기존 SNS가 지닌 장점을 모조리 흡수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터페이스는 페이스북과 거의 똑같다. 게시물을 작성할 때 @, # 태그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은 트위터와 판박이다. 애스팩트(Aspect)를 사용해서 손쉽게 그룹핑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Contextual Sharing을 구현했다는 점에서는 G+와 유사하다.

기존 플랫폼과의 호환성도 높여 Diaspora*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공유할 수도 있고, 페이스북의 친구 정보를 불러와 바로 Diaspora*로 초대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Diaspora*만의 독특한 기능은 전무한 셈이지만, 나름 타 플랫폼의 장점을 하나로 자연스럽게 묶어 냈다는 점은 높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아직 Diaspora*는 초기 단계에 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Pod 간 연동 기능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일부 개발자 사이에서는 Pod 간 연동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지만,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기엔 복잡한 방법이다. 결국 아직까지는 각각의 Pod가 고립되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각 Pod의 목록과 사용자 수를 보여주는 목록을 별도로 제공 중이다.)

Diaspora*에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이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성공 여부가 사용자 개인의 참여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Pod 개설자는 기부라는 방법 이외의 수익성도 없이 오직 선의로만 운영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 역시 가입한 Pod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Diaspora*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 결과적으로 Diaspora*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이나 자원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 한국에도 Diaspora* Pod가 1개 개설되어 있다. 아직까지 이용자 숫자는 400여명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는 사용자 숫자가 2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일부 매니아만을 위한 SNS에서 전 세계인이 애용하는 SNS로 거듭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창업자 중 한 명이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불운을 겪기도 하였지만,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도전이 앞으로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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