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패러다임의 조건 : 좋은 SNS기획의 예
2012년 09월 13일

지난 주에 다뤘던 논의를 압축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특정 목적을 가진 SNS는 성공하기 힘들며, 일반 목적을 가진 SNS여야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 즉, SNS기획은 ~을 위한 SNS가 아닌, ~을 통하여 이야기하는 SNS의 형식으로 되어야 한다.
- 그러나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언어로 표현되기 힘들다. 인간은 언어를 통하여 사고한다.
- 따라서 새로운 성공적 SNS는 연역적 방식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그러면 ~을 위한 SNS 중 성공한 예는 없을까? 물론 있다. 야머가 바로 그 예이다.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SNS사이트 중 하나가 야머이다. 2008년 설립되었으며, 얼마 전 MS에 12억 달러 (원화 약 1.4조원)에 매각되었다. 마이스페이스가 루퍼스 머독의 뉴스코프에 매각될 때 매각금액이 5.8억달러라는 것을 감안하면 야머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야머는 '기업용 SNS'를 표방한다. 일반 벤처회사도 얼마든지 무료로 자유롭게 도입할 수 있는 기업내 SNS 솔루션이다. 트위터와 같이 일반 마이크로 블로그로 사용할 수 있으며, 특정 내부 조직사람들끼리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제공한다. 실제로 필자의 기업에서 도입해 본 결과, 매우 유용한 사이트였다.

<야머의 모습. 회사내에서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는 기업용 SNS이다>

<야머의 모습. 위와 같이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각 조직별로 사용도 가능하다>

야머는 '기업을 위한, 직장을 위한 SNS'라고 스스로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면 왜 수많은 ~을 위한 SNS 중 오로지 야머만이 성공하였을지 보기 위하여, 다른 실패한 SNS와 비교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많이 언급되는 실패한 SNS는 '필요한 사람을 찾아주는 SNS', '특정 취미를 위한 SNS'이다. 야머는 '기업을 위한 SNS'이다. 이렇게 보면, 야머의 개념은 다른 SNS의 기획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실패한 SNS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타겟메세지가 중복된다. 그러나 야머는 기존 SNS들과 타겟메세지가 겹치지 않는다. 다음 벤쳐 사업의 케이스를 한 번 보자.

A씨는 우리나라 시장 중에 요식업 시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블로그들이 전부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하고, 그 음식 사진을 찍어놓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미식가들을 위한 SNS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A씨는 엔젤투자를 받고, 개발에 성공하여 마케팅을 진행하였다.

위의 사업의 경우 다음의 스토리가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답이다. 먼저, 얼리 어답터가 이런 앱이나 SNS에 반응을 보인다. 초기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니 어느정도 유져는 기대해도 좋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이 SNS의 타겟층이 겹치는 이상 이 사이트가 일반 유져에게까지 전달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유져가 한 사이트에 가입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높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사이트에는 유져의 유입이 중단되고, 기존 유져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곧 이 사이트의 PV는 내려가게 되면서 유명무실한 사이트로 남게 된다. 요약하면 페이스북이라는 메세지 창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음식만을 위하여 새로운 앱을 다운받거나 새 사이트에 가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야머는 다르다. 페이스북과 타겟 메세지가 겹치지 않는다. 기존 SNS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친목'을 위한 사이트이다. 반대로 야머는 '일'을 위한 사이트이다. '친목'을 위한 사이트에 업무이야기를 올릴 수 없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야머는 신규시장을 창출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매우 뛰어난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에 올려지는 것은 대부분 유저의 소소한 근황이다. 아마 아기 사진, 등산 사진, 음식 사진등이 대다수가 될 것이다. 이런 사이트를 야머에 올리면 '이런 건 페이스북에나 올려'라고 상사가 당신을 꾸짖을 것이다. 반대로 '방금 나온 갤럭시S3 디자인인데요, 코멘트 하나씩 해주세요' 라는 메세지가 페이스북에 올라갔다가는 당신은 아마 그 날로 사직서를 써야할 지도 모른다. 이렇듯, 기업용 SNS와 친목용 SNS는 그 타겟메세지가 매우 다르다. 여기서 12억달러 야머의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야머가 '~ 위한 SNS'에 속해있을 지라도 이는 특정 취미를 위한 SNS와는 다른 구조를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야머의 패러다임은 '새로운 SNS 패러다임은 기존에 없는 메세지를 발굴해야 하는 SNS어야 한다'는 앞의 명제와 합치된다. 야머는 메세지의 장(場)를 새로 발굴했다. 즉, 야머는 페이스북의 여집합에 존재한다.

야머의 성공 요인 : 페이스북에서 다룰 수 없었던 메세지 장의 발굴

그렇다면 이제 이와 같이 성공한 SNS가 또 뭐가 있을까. 비트윈이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또다른 예이다. 비트윈은 '연인을 위한 SNS'를 표방했는데, 연인사이의 비밀스런 말들은 페이스북에서 통할 수 없으니까 이는 새로운 메세지의 장이다.

정리하면, 기존 SNS의 방식을 답습하면서도 성공하는 SNS는 기존 SNS에서 '다룰 수 없는 메세지'를 다루어야 하는 경우라는 결론에 이른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용자는 페이스북에 남으려하지 새로운 사이트에 일부러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by 보통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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