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대되는 한국의 건강 관리 분야 스타트업 5선
2016년 04월 04일

건강관리가 필요한 사람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건강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약 15%는 자신의 기대수명이 100세 이상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90세 이상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이 수치는 약 31%로 증가한다.

2014년 남성의 기대수명이 78.5세, 여성이 85.1세인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 국민의 약 절반 정도가 자신의 희망 수명대로 살기를 원하며 적극적인 건강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관리에 방해되는 것들

하지만 정작 건강관리를 위해 가장 많이 하는 노력은 겨우 '많이 움직이는 것(약 22%)'이나 건강한 식생활(16.8%), 휴식(13.1%), 건강검진(11%)에 불과하다. 우리 대부분은 사실상 건강관리가 뒷전인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 건강관리 자체가 운동과 같이 신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거나 식생활 개선과 같이 상당히 귀찮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퇴근 후 헬스클럽을 다니려고만 생각해봐도 장애물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미혼 남녀를 기준으로 생각해도 저녁에 약 2시간 가까운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야근과 회식으로 몇 차례 리듬이 끊어지고 나면 어느 순간 이전의 과거 습관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관리 의지가 강한 사람에게도 상당히 많은 사회적 장애물이 있다. 기본옵션처럼 관행화되어버린 야근과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단체회식이 사회생활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대부분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건강관리는 늘 업무보다 뒷순위로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상식처럼 느껴진다. 결국, 집 근처나 회사 근처의 헬스클럽에 연회원으로 등록한 이후 처음 몇 번만 나가고 나서는 포기해버린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건강관리 분야 스타트업의 역할

건강관리 분야의 스타트업은 외국과는 다른 대한민국의 이러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귀찮아서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나 사회생활로 인해 수많은 장애물을 가진 사람들이, 지속해서 건강관리에 관련된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사람들을 개입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소한 투자로도 그런 노력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그런 노력이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에 침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작은 노력으로도 스스로 건강을 유지할 방법이 있다면, 사람들은 점진적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를 늘려갈 것이다.

건강관리와 질병 관리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헬스케어 분야에 최근 다양한 스타트업이 진출하고 있다. 2015년 미국에서 투자된 전체 스타트업의 약 40%가 헬스케어 분야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최근 두각을 나타내거나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건강관리 분야 5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에잇컵스(8cups)

8cups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물 권장량은 약 2.3리터(여성) 또는 3.3리터(남성)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대부분 국민은 일일 1/3 미만인 0.7~0.8리터 수준만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의 70~80%는 만성탈수에 노출되어 있다.

약 10일 정도만 권장량 정도의 물을 지속해서 마셔도 피부 개선, 배변 개선뿐만 아니라 컨디션 개선의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물 섭취는 건강에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사실상 국민적인 상식에 해당할 정도로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2리터 이상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종이컵으로 몇 번에 해당하는지 세어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 앞을 열 번 이상 가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한 번에 그 물을 다 마실 수도 없다. 좀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에잇컵스(8cups)'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된 스마트보틀을 통해 만성탈수에 노출된 소비자들이 큰 노력 없이 권장량을 마실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에잇컵스'의 스마트보틀에 최소 50mL 이상의 물만 담아 마시기만 하면, 앱을 통해 하루 동안 마신 물의 양이 측정될 뿐만 아니라 물을 마실 시간이 되었음을 보틀에 있는 LED를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스마트포틀과 앱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하루에 2리터의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에잇컵스'의 보틀이 현재는 외형기준 1종(색상 기준 3종)만 나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보틀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가지고 다니기 편한 소용량을 원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그 반대에 대한 선호도 충분히 있다. 앞으로는 보틀의 모양이나 크기를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직토(ZIKTO)

zikto

자신의 걷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개인적으로는 닌텐도 위(Wii)의 건강관리 게임을 하면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냥 걸을 때는 자세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휴대전화를 보면서 걷는 습관이 있다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닌다면 결과적으로 걷는 자세에 문제가 생긴다.

걷는 자세는 결국 몸의 중심을 형성하는 골반에 문제를 일으키고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대부분은 한쪽 다리가 조금 더 길다거나 불균형한 자세로 길을 걷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작정 걷기만 많이 하거나 운동을 한다고 건강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이런 문제로 전문 의사의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고가의 밑창을 구매해야 하는 등 상당히 큰 비용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는 습관화된 자신의 자세를 단순히 의식한다고 바꿀 수는 없다.

'직토(ZIKTO)'는 그런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을 제시해준다. 걷는 도중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보거나 걷는 자세 자체가 불량한 경우 등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사이 자세가 흐트러지면 손목에 착용한 '직토'에서 진동으로 신호가 온다. 활동량을 알려주거나 걷는 사이 수신된 전화 알림을 알려주는 것은 기본이다. 손목시계가 차지하던 자리는 이제 '직토'와 같은 건강관리 디바이스가 대신해야 한다고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듯하다.

하지만 손목에 착용하는 형식을 여전히 불편하게 느끼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남성의 경우에는 대부분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벨트로 만들거나 여성의 경우 운동할 때 대부분 머리를 묶는다는 점에 착안해서 헤어벤드나 머리끈의 형식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 프랑스 스타트업 에비오타(Emiota)는 벨트형 건강관리 기기인 '벨티 굿 바이브(Belty Good Vibes)'를 선보인 바 있으며, 삼성전자도 올해 말까지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노플랜(Genoplan)

genoplan

이미 경험적으로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들의 체질은 외형만큼이나 서로 다르다. 이것은 건강관리의 측면에서도 특정 방식이 개인별로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나에게는 효과가 없거나 미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개인적인 체질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한의학에서는 태양인, 소음인 등으로 구분되는 사상의학을 통해 그룹화된 정보로 개인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다. 그런데 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DNA를 통해 이해하면 어떨까? 질병 치료 분야에서는 현재 미국의 대형병원에서는 유전자 검사가 보편화하여 있는데, 앤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하여 유방절제술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암 발생에 관련된 유전자가 많이 발견된 유방암과 대장암과 관련된 유전상담, 즉 제너릭 카운셀링(Genetic Counseling)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제노플랜(Genoplan)'은 유전자 분석을 통한 건강관리 분야 비즈니스를 개척하고 있다. 타액을 통해 얻은 DNA 정보를 통해 비만이 될 확률에서부터 기초대사∙탄수화물대사, 체지방 분해∙해독능력∙카페인 분해능력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근력∙근지구력, 운동 후 체중감량 효과 등 운동 잠재능력과 유전적 영양소 요구량, 유전적 식습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0만 원 안팎의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별로 최적화된 맞춤 식단과 맞춤운동 방법을 제안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제노플랜'이 가진 가장 중요한 강점이다.

다만 '제노플랜'이 유전자분석을 통한 개인별 유전자 분석결과를 제안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개인별 정보에 따른 맞춤 식단이나 맞춤 운동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이 두드러지지 않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유전자 분석에 따른 맞춤 솔루션과 그 타당성에 대한 홍보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한다.

올리고(Olleego)

olleego

건강관리만큼 또 스트레스받는 일도 없다. 대부분 기존에 맛있게 먹던 고칼로리 식사를 포기하거나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타게 되었던 택시를 포기하고 지하철을 다시 타는 등 힘든 일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자신이 요가나 필라테스, 헬스를 좋아하거나 다이어트 관련 식품을 좋아한다면 다른 문제이지만, 건강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이미 그런 유형의 소비자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올리고(Olleego)'는 2,000여 개의 운동 프로그램 조합을 통한 솔루션으로 이러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올리고'가 건강관리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방법은 사실 매우 단순하다. 바로 데일리 미션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앞으로 석 달 동안 채소와 닭가슴살만 먹고 필라테스를 배우겠다고 시작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과 석 달 중 매일 매일 주어지는 미션(지하철 타고 만보걷기 미션 등)만 수행하면 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운동미션, 식습관 미션, 생활습관 미션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강관리가 되는 구조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결국 건강관리의 성공 여부와도 직결될 수 있다. 각각의 미션도 앱에 등록된 수백 가지의 운동 영상을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고, 핏빗 등 다양한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것 역시 장점이다.

다만 개인이 직접 자신의 활동을 매일 기록해야 하는 방식은 매우 번거롭고 스트레스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간에 기록을 빠뜨리거나 잘못 기록하고도 고치기 귀찮아서 둔 데이터가 있는 고객은 결국 '올리고'의 프로그램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 이는 '올리고'의 전체적인 서비스 콘셉트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식사의 경우 사진만 찍으면 자동입력된다든지 푸시형 확인서비스로 수분관리 여부를 체크한다든지 하는 방식을 통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눔(noom)

noom

취미활동을 제대로 즐기고 싶거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만약 내가 유서 깊은 여행지에 방문했다면,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혼자서는 알 수 없었던 중요한 상식을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 성장 과정에서는 부모님, 초중등 시절의 담임선생님, 대학교에서의 선배나 교수님들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나에게 1:1로 맞춤 정보를 줄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건강관리 전문가를 오프라인에서 찾기란 헬스장보다 수십 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식사할 때마다 건강관리 전문가에게 확인전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불어난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다이어트에 도전하지만, 방법상의 문제로 실패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블로그에 올라온 전문가의 조언이나 타인의 성공담을 몇 주 이상 그대로 따라 한 경우에도 효과가 없어 중간에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있다. 식사할 때마다 건강에 좋은 음식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 이상으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이미 전 세계 4천만 명의 소비자가 사용 중인 '눔(noom)'은 월 4만 원대의 가격으로 120일간의 체계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함과 동시에 개인별 코치와의 상담을 통해 건강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눔에서는 체중변화 정보는 물론 개인별 식습관을 분석하고, 활동량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전문코치를 통한 상담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소비자는 그저 앱에서 시키는 대로 할 의지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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