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들을 하는 걸까요. 엔딩크레딧이 오를 때 가만히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차분한 눈으로 검은 화면을 보는 그 사람들의 표정은 묘합니다. 머릿속에선 영화를 되감고 있을까요. 꼭 밤바다 앞에 앉아 출렁이는 파도를 보는 여행자의 표정 같기도 합니다. 스크린 너머 사유의 세계에서 현실로 빠져나오는 마지막 터널. 엔딩크레딧은 그런 터널이 아닐까요. 검은 화면 위로 현실의 이름들이 오르는 이 순간, 영화는 비로소 삶과 이어집니다. 영화의 정서에 물든 채 현실로 돌아온 사람은 달뜬 흥분을 느끼기도, 어쩐지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