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그랩이란 회사가 있다. 국내에 아이폰이 들어올 무렵인 09년도 말에 세계 최초로 단말, PC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고, 지금은 모바일 게임뿐만이 아니라, 모바일 SW, 광고까지 아우르고 있는 회사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출은 거의 두 배씩 오르면서 몇 십억 단위의 매출과 함께 엄청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펀그랩이란 회사가 처음부터 소위 잘 나가는 회사였을까. 펀그랩의 채진석 대표는 ‘아니다’ 라고 말하며, 놀라운 이야기 보따리를 한 아름 안겨주었다.
채진석 대표는 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전공, 오라클과 웹메서드라는 외국계 기업에서 엔터프라이즈 SW 쪽에 7년 정도 근무를 했다. 근무 하는 도중에 남들처럼 직장 생활 하는 것보다 자기 일을 하고 싶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엔터프라이즈 SW 쪽으로도 생각을 했었지만 소비자와 접점이 되는 B2C의 사업을 하고 싶었고, 그때 마침 친동생이 게임 SW 개발을 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분야에서 06년도 8월에 펀그랩이라는 스타트업에 출사표를 던지게 되었다.
시작은 절반이다. 시작의 절반은 고통과 인내다.
사업을 펼친지 올해로 6년째, 처음 3년 정도는 굉장히 어려웠다고 한다. 창업 멤버 6명이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게임 포탈과 다운로드용 게임도 만들어 직접 세일즈도 해봤지만 여의치 않았었다. 매달 멤버들에 대한 월급 걱정과 공금이 아닌 자비를 탈탈 털어서 회사를 꾸려나가는 고통도 마찬가지였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주변에 사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면 단호히 ‘안돼, 힘들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힘든 시절 때문에 지금까지 이렇게 까지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채진석 대표는 그 시절을 이겨내는 방법은 ‘인내, 참는 것’ 이라고 말했다.
“참는 거에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참는 거에요. 자신과 비즈니스에 대한 믿음으로 참아야 해요. 그때 그 시점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내가 멤버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이상 물러설 때가 없었어요. 그런다고 해서 엔터프라이즈 SW로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싫었어요. 여기에서 승부를 봐야 되고 이 비즈니스에 대해서 성공이라는 확신을 더 강하게 하면서 참아야 해요”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같이 해줄 친구들이 너무나 고마웠어요. 제가 줄 수 있는 건 제 주머니를 털거나, 같이 있어주는 것뿐인데, 그 시절 동안 같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참고 이겨내는 과정이 내 스스로 열매를 딸 수 있는 기본적인 자격증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뜨거운 인내와 고통 열매를 맺다!
펀그랩은 온라인 게임분야의 사업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도 엔터프라이즈 SW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었던 그는 가장 하고 싶어하고 잘하는 게임 분야를 모바일 쪽으로 새롭게 눈을 돌리게 된다. 08년도 말부터 모바일 게임분야에 진출을 염두하면서 좋은 멘토 분을 만나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을 추천 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펀그랩은 2009년도 말 성공적인 시즌2를 알리며 새로운 변신을 하게 되었다.
“엄청난 결단 이였습니다. 2009년도에 온라인의 게임 개발을 거의 다 중단시키면서 데이터 제공하는 부분에서 간간히 나온 돈으로 운영하면서 별도의 모바일 R/D를 진행을 했어요. 그리고 개발된 게임엔진을 기반으로 2009년도 말에 저희가 N스크린을 활용한 게임을 최초로 만들었습니다. 피시하고 단말하고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온라인 맞고 게임이죠. 그 당시 징가나 코어와 같은 낮은 수준의 게임들은 있었지만 저희 같이 N스크린은 처음이였지요. 그래서인지 애플의 어플리케이션 심사로 인해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말았어요. 그때부터 크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켓에 펀그랩이라는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까지 2010, 11년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고단의 열매로 깨달은 그만의 경영철학
3년이란 적지 않는 시간 동안 고생을 하며,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모바일 게임 분야로 새롭게 태어난 펀그랩은 그에게도 많은 생각과 경영 철학을 낳게 하였다. 인내뿐만이 아니라 비전과 지식이 있어야 앞으로의 벤처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3년이란 시간 동안 찬물에서 버텨내는 방법도 그리고 앞으로의 사업에서 꼭 필요한 부분과 감안해야 될 요소들까지 꼭 들어야 할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공 케에스가 티켓몬스터에요. 그런데 티켓몬스터처럼 계단식으로 아주 좋은 케이스를 밟고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죠. 미국이나 우리나라도 이런 경우는 1%, 2%도 안될 겁니다. 나머지는 99%는 참고 인내하고 조금씩 키워나가면서 증명을 해나가죠. 이러한 과정이 계단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만약 계단 만개가 저희가 설정한 목표라고 생각해 봐요. 그렇다면 목표를 향해서 올라가는게 바로 인내에요. 참고 견뎌내고 서서히 한발 한발 내딛는 과정이죠. 그런데 이 부분에서 많이 포기하죠 그리고 두번째 뚜렷한 비전이 필요해요 그 계단을 밟고 올라가서 우리가 무엇을 얻고 성취할 수 있는지요. 그게 뚜렷해야지만 동기부여가 되고 더 참고 견대낼 수가 있는 거에요. 세 번째는 지식입니다. 오르는 과정에 있어서 숨을 고를 수 있고, 언제 박차를 가해서 올라가야 할지 말이에요. 이렇게 삼박자가 갖추어져야지 대략 승부를 볼 수 있는 위치까지 가게 되는 거에요 그런데 이런 지식없이 마음만 앞서게 되면 겁먹어서 못 올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비전만가지고 올라가면 지쳐서 그냥 나가떨어지게 되구요.”
“최근에 들어서 지식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어요. 저희를 예로 들자면 모바일 컨텐츠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죠. 내부적으로 컨텐츠를 만들고 그 이후에는 마켓에 대한 경쟁에 대한 그런 것들이 지식이 될 수 있죠. 최근에 저는 이러한 지식 때문에 각종 세미나나 책을 많이 찾아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1~2년뒤 그 이후의 시장 정황이나 앞으로의 전공 관련 지식 흐름에 관해서 많이 듣고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인내를 전제로 지식이나 비전이 없이 덤비는 것은 괜찮다고 봅니다. 하다 보면 자연히 쌓여지기 마련이거든요.”
나에게 있어 지극히 현실적인 노하우
채진석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련과 고통을 겪고 이제야 그 빛을 보기 시작한 분이다. 그렇기에 그가 지금까지 머릿속에 구상하고 실전처럼 쓰고 있는 노하우는 보수적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방법인 것이다. 이 부분은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유념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찬물에서 오래 살다가 따뜻한 물에 왔던 사람으로 굉장히 보수적이 되자나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사업을 한다고 이야기하면 강조하는 게 ‘캐시 플로우’를 항상 머릿속에 그리라고 합니다. 저에게 있어 이게 기본이고 어디를 가서든지 빼놓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이 부분은 직접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
“ 투자를 고려한 사업은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최근 들어 엔젤투자나 각종 프로젝트나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서 예전보다는 리스크가 적지만, 이게 없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 생각하고 실행시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의 경우 프로젝트나 기고를 해서 최대한 많은 자본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본을 쓸 생각을 하지 말고 버퍼에 두는 겁니다. 버퍼를 마련하는데 최소 300만원 정도가 드는데 그 비용을 무시하고 시간을 벌고 그 예산을 이용해 투자하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에 디자인이 들어가야 하는데, 급하게 5점 짜리 나오는 것보다, 예산과 시간을 들여 10점짜리를 마켓에 내놓은 것이 훨씬 좋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의 열매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펀그랩은 모바일 게임분야 뿐만이 아니라 광고, SW분야 까지 확장을 하며 그 범위를 넓힌 상태이다. 채진석 대표는 모바일이란 틀 안에서 다른 후배들과 공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엑실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에 6년 동안 겪은 경험들과 스타트업의 컨설팅에 뛰어들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찾아오는 후배들에게 개발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회계, 법률, 특허에 대한 내용을 상담하고 가이드 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으며, 실제 비즈니스 모델화 시키기 위해 펀드를 받으려고 한다.
“모바일이라는 동네는 굉장히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대다수가 개발자들이라 퍼블리싱, 마케팅, 제작된 어플리케이션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아직까지는 저희가 메이져 회사는 아니지만 약간의 금전적인 부분과 직접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케어해주면서 공생할 수 있다면 처음 시작하는 개발자들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줄이면서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여기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은 만들어진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과 이를 마케팅, 퍼블리싱, 서비스를 하는 과정을 도와주면서 이로 인한 매출을 쉐어하는 것이지요. 이게 이 비즈니스의 큰 목표입니다. “
채진석 대표는 이와 더불어 펀그랩이라는 조직을 통해서 많은 것들이 많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미국의 Plug & Play 처럼 큰 건물에서 초보 개발자들이 모여 네트워크 파티를 하면서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성장하고, 나중에는 투자자나 파트너를 구해 더 나은 성공을 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은 우리의 계열사나 자회사가 아닌 스스로 독립적인 구조를 띄면서 개발자들이 자질을 높이고 그 결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동시에 마켓에까지 좋은 영향을 주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