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큰일났다.
25일 오전, 미국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측의 일방적인 패배를 결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일반인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 및 사용자 환경 관련 특허 침해 6건 중 5건을 인정했다. 이에 삼성은 애플에게 10억 5185만달러(약 1조 2000억원)을 지급하라는 배상 평결도 내렸다고 한다. 벨빈 호건(67) 배심원단 대표는 삼성의 특허 침해가 고의적이었는 지 결정하는 데에 있어 지난 2010년 구글과 삼성 경영진 간의 내부 이메일 내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의 언론은 "보호무역주의", "미국이 배심원 제도의 한계"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으며,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삼성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Can samsung bridge the gap?)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성은 이번 패소로 다른 업체들의 혁신을 따라가는 것이 스스로 창조하는 것 보다 나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사실, 삼성의 훌륭한 2등을 위한 전략이라 불리는 미등전략(tail light strategy)은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유명했다. 90년대부터, 소니, 도시바, GE, 필립스, 이제는 애플의 Design과 U.I까지, 삼성은 선발업체가 겪은 시행착오를 줄이며,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키워왔다. 저주받은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옴니아2에서부터, 갤럭시S 3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진화해 가는 과정에서, 아이폰의 혁신과 디자인애 대한 벤치마킹 없이는 현재의 스마트폰 제조업계에 있어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불가능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지난 9일 FT가 렉스의 칼럼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삼성은 머리 좋은 모방자를 넘어 진정한 혁신자의 위치에서 시장을 이끌어 나아가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을 계기로 회자되는 용어, 트레이드 드레스 (Trade Dress )는 제품의 고유 이미지를 형성하는 모양과 크기, 색깔등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지적 재산권의 일종으로서, 애플이 주장하는 무형의 요소, 즉, 돈을 넘어선 가치와 관련된 것들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만져지지 않는 가치 (Intangible value)에 대해, 삼성전자가 1조 200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현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Start-up 들에게도 적지않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오늘 컬럼에서는 각자 자신의 프로젝트의 UI&UX 디자인에 있어, 트레이드 드레스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한 몇가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 Design Philosophy (디자인 철학)
다소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수도 있겠고, 형이상학적이며, 이제는 식상할 수 있는 주제 이겠지만, 삼성전자에게는 없지만, 애플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여전히 삼성전자에게 디자인이란 전통적인 디자인의 범위에 한정되어, 컬러, 소재, 감성 전략 같은 디테일한 전략이나 전술을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애플에게 디자인은 다르다. 단순한 제품의 형태나 외관을 위한 디자인만이 아닌 사용자의 경험을 위한 총체적 경험을 위한 디자인인 것이다.
또한 이 사용자 경험을 디자이닝하기 위한 기본 철학은 다름 아닌 애플의 모토 "Change the world"라는 콘텐츠에 기반해 있다. Find your greatness (당신의 위대함을 발견하라) 라는 모토로 나이키가 올 해 여름 펼치는 캠페인은 단순한 운동과 레저를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며, 자신들이 정한 최고의 순간에 이르기 위한 사용자 경험(UX)으로 승화시키기 위함이었다. 물론 이 캠페인은 나이키의 전설적인 모토 "Just do it"로 수렴되고 있어, 브랜딩의 통일성이 유지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프로토타입만들기에도 벅차고, 월세 내기가 빠듯한 스타트업에게, 무슨 철학이 필요하고, 무슨 디자인이 필요하냐고?? 미안하지만, 디자인은 이제 사치가 아니다. 디자인은 생존의 이슈가 되어 가고 있음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 디자인 중심의 협업체계
여전히, 우리나라의 V.C들의 주요한 투자 심사 Points는 매출, 그리고 창업자의 개발 경력 혹은 Spec이다. 슈퍼 개발자들이 창업한 회사들은 변변한 사업계획서 없이도, 곧 잘 투자를 받거나, 인수 되어, 언론에 회자되곤 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물론, 모바일 환경의 급변하는 수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스타트 업 내부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량은 개발자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이겠지만, 기획 및 디자인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함에 있어, 사용자 중심의 UX 설계를 위한 디자인 중심의 헙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자의 코디네이팅 역할이 중요한 데, 개발자출신의 대표자이더라도, 서비스의 차별성과 철학이 개발 및 기획, 세부 디자인을 관통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자이더라도, 개발 관련 Work-flow 및 Detail 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자인 중심의 협업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 콘텐츠 패키징과 와이어프레임 ( Contents Packaging & Wire frame )
콘텐츠 패키징이란,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치환작업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물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주요한 팩터라고 보는 데, 이 지점에서, 어떠한 레벨에서 콘텐츠를 강하게 담을 것인 지, 이펙트는 어떻게 전달할 것인 지에 대한 리듬의 이슈, 즉 스토리 텔링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의 뼈대를 설계하는 단계를 와이어 프레임으로 보면 되겠다.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 단계에서는 기획, 디자인, 개발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앞 서 이야기 했던 디자인 철학에 대한 공유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시한번 대표자의 코디네이팅 능력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 스타일 가이드와 디자인 프로토타이핑 ( Style guide & Design prototyping )
전통적 의미에서 디자인, 즉 Look & Feel 을 위한 단계이다. 컬러 및 그래픽 가이드를 규정하고, GUI의 일관성을 맞추어 전체 콘텐츠에 적용하기 위한 세팅을 목적으로 한다. 이 단계에서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세부적으로 너무 깊게 파고 들어, 전체를 잊는 경우가 많으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는 스타일이란 사용자와의 접점을 위한 인터페이스라는 점을 잊자 말도록 하자. 또한 디자인 프로토타이핑은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툴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필요한 요소를 세분화하여,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제품이 구현되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해, 이미지 리소스 최적화, 화면의 구성과 좌표, After design에 대한 몇 가지 이슈들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은 전문적인 분야이니 오늘 컬럼에서는 생략하기로 하자.
지금까지, 각자 자신의 프로젝트의 UI/UX Design에 있어,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의 가치를 증진하기 위한 몇 가지 것들을 알아 보았다. 필자의 짧은 경험과 시행착오들을 바탕으로 드리는 글이라 주관적인 견해들이 대부분이지만, 조금이나마, 통합적 디자이닝에 대한 Insight를 드릴 수 있었으면 하며, "스타트업바이블2"에도 인용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 집중의 의미는 다른 좋은 100가지 후보를 내치는 겁니다.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저는 사실 제가 실행했던 일만큼 실행하지 않았던 일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혁신은 1000가지 후보를 내쳐야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