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밖에서도 “코~ 자자”
소유하기보다 빌려 쓰는 시대, 공유 경제가 요즘의 화두다. 간단히 생각해보아도 한 사람이 자원을 독차지 하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과 함께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공유의 대상은 필요해도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재화들인데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와 집(숙박)이다. 사실 자동차 렌탈이나 리스 서비스가 버젓이 존재해 왔고 호텔 숙박과 전월세 거주도 넓게 보면 빌려 쓰는 일이니 새삼 공유 경제라는 말을 꺼내기는 민망한 감도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공유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SNS로 상징되는 발전된 통신 때문이다. SNS는 네트워크를 확장시키고 밀접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게 됐다. 과거에는 대여를 해주는 이가 전문적으로 그 일에 종사하는 사업가였다면, 이제는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이 가진 것을 빌려주기가 훨씬 용이해진 것이다.
이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가 ‘소셜 민박’이다. 소셜 민박은 홈스테이 방식으로 숙박을 제공하고, 호스트와 숙박객 사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해외에는 에어비앤비가 유명하다. 그런데 국내에도 소셜 민박을 시작한 곳이 있었으니, 조산구 대표가 운영하는 ‘코자자’다.
자는 것 그 이상
코자자는 에어비앤비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서비스다. 그렇다면 업계의 큰 손인 에어비엔비와 한국형 모델 코자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에어비엔비가 주로 북미, 유럽 쪽의 지역에 치우쳐있다면, 코자자는 국내와 아시아를 타겟으로 한다. 그리고 코자자의 가장 특별한 점은 한옥 민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점이 특별한 이유는 숙박이 숙박 이상의 가치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관광객에게 한옥 숙박이란 새로운 생활양식과 문화를 접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해 더 쾌적하고 심적으로도 편안한 것은 호텔 같은 전문적인 숙박업소다. 그러나 약간의 불편함을 무릅쓰고서라도 소셜 민박을 이용하는 이유는 민박이 가진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조산구 대표는 말했다. “어디에 묵는다는 것이 이제는 사람과 문화를 만난다는 뜻이 되었습니다. 북촌에서 처음으로 한옥 민박을 시작한 서울게스트하우스 관계자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이렇게 말하시더군요. ‘손님으로 와서 친구가 되어 나간다’라고.”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의 경쟁은 어떤지도 물었다. 조산구 대표는 수긍하며 말했다. “지금 국내에도 에어비앤비가 진출해있고 다른 업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이란 당연한 겁니다. 경쟁으로 좋은 서비스가 많아진다면 좋은 일이죠.”
소셜 민박은 위험해? 그건 덜 소셜해서!
소셜 민박이 가진 치명적인 단점은 신뢰 문제다. 내 집에서 누군가를 재운다는 일은 상대방에 대한 큰 신뢰가 필요하다. 숙박객도 호스트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그 곳에서 머물기 힘들 것이다. 조산구 대표 역시 ‘물 관리’가 중요하지 않겠냐며 껄껄 웃고 서비스 초반의 신뢰성이 큰 장애물임을 언급했다. 조 대표는 문제의 해결로 검증된 호스트를 받아들여 신뢰성을 쌓을 것이라 한다. 초반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소셜 민박 스스로의 힘으로 신뢰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민박은‘ 쓰면 쓸수록 안전해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여느 소셜 서비스가 그렇듯 소셜 민박 역시 사용하는 사람들의 힘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집을 제공하는 호스트의 증가뿐만 아니라 이용한 사람들의 한 줄의 후기만으로도 소셜 서비스의 가치는 올라간다. 물론 완벽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평판이 쌓이고 쌓인다면 적지 않은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모두가 즐겁기 위해
조산구 대표는 코자자의 모토를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객은 저렴하고 다양한 숙박지를 찾을 수 있고, 호스트는 그 대가로 이익을 얻습니다” 윈-윈 전략이다. 하지만 소셜 민박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경제적 이익 이상이 있어서다. 소셜 서비스의 핵심은 사람이 자산이라는 데에 있다. 낯선 이의 집을 방문하고 묵는 것은 떠나는 이에게만 여행인 것이 아니다. 다른 외모와 다른 문화를 품고 온 낯선 이의 방문을 맞이하는 이에게도 역시 여행이 된다. 코자자의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