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Wearable) 컴퓨팅의 본질과 기회
2013년 11월 05일

wearable

지난 9월 25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웨어러블 컴퓨터로 불리우는 ‘삼성 갤럭시 기어(Galaxy Gear)’를 출시한 이후로 차세대 모바일 기기(Post-mobile device)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1950년대 말, Computer라는 말의 뜻 그대로 연산 기능만을 갖춘 에니악(ENIAC)의 출시에서 시작된 연산처리기기("Computer"의 직역)시장이,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PC)와 휴대용 컴퓨터(Portable Computer, e.g., Laptop 등), 그리고 모바일 컴퓨터(Mobile Computer, e.g., 스마트폰 등) 시장을 거쳐 이제 새로운 시대로 전환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는 분명 지금의 모바일 컴퓨팅 시대까지는 서로 분리되어 있었던 사용자와 컴퓨터가 앞으로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통합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와 같은 컴퓨터 시장의 전환은 컴퓨터가 사용자에 보다 개인화 되어가는 과정에 연장선 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임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웨어러블 컴퓨팅의 본질은 그 기기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현재의 모바일 기기보다 더욱 고도로 개인화된 전자기기의 등장에 있다.

이와 같은 웨어러블 컴퓨팅의 본질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보다 큰 시장의 기회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컴퓨터’라는 일반화된 개념으로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를 정의할 때 우리의 웨어러블 컴퓨팅의 Scope는 삼성의 갤럭시 기어나 구글의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와 같은 본격적인 통신기능과 연산기능을 갖춘 “‘컴퓨터’의 축소판”으로 한정된다. 이 경우, 따라서 웨어러블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시장은 풀스케일(Full Scale) 컴퓨팅이 가능한 기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일부 제조사들만의 영역이 된다.

과거 델 컴퓨터(Dell)가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어 PC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PC 시장을 Full Scale Computing 기기의 제조 시장이 아니라, 기존 시장보다 보다 개인화된 연산기기의 시장으로 보고, 연산능력의 혁신이 아닌 Supply Chain의 혁신을 기본으로 한 개인화 혁신(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사양의 PC 제조 및 판매)를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라면 Dell의 쇠락은 Post-PC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에 ‘What’s next in personalization?’의 고민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웨어러블 컴퓨팅에 대한 새로운 정의(모바일 기기보다 개인화된 기기의 등장)는 Dell의 이와 같은 개인화를 중심에 둔 혁신전략을 오늘날에도 유용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들은 Full Scale Computing이 가능한 기기의 제작은 해당 역량을 보유한 제조사들의 영역으로 남겨둔 채, 이들 기기를 보다 개인화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 디바이스를 출시하는 ‘공생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때, 공생전략을 전개하는 기업들은 이를테면 Nike가 출시한 Nike+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Nike는 사실상 High-tech로는 볼 수 없는 Sensing과 무선 통신 기술을 탑재한 Nike+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훌륭히 새로운 개인화 시장을 창출하여 내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웨어러블 컴퓨팅 시장에서 역시 이와 같은 개인화를 중심에 둔 공생전략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반면, 기업들은 Full Scale Computing 기기와는 별도로 전문화된 영역의 개인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역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Cisco의 Chief Futurist인 David Evans는 최근 “웨어러블 기술의 미래: 더 작고, 저렴하며, 빠를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개인화된 컴퓨팅(The Future of Wearable Technology: Smaller, Cheaper, Faster, and Truly Personal Computing)”라는 글에서 개인화된 컴퓨팅의 미래로 “임베더블(Embeddables)”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임베더블은 체내에 삽입 가능한 형태의 컴퓨팅 기술로, 각종 생체신호와 건강정보 등을 의사에게 전송하여 줄 수 있는 전문적인 개인화 영역을 그 예로 제시하였다.

새로운 환경으로의 변화는 반드시 과거에 존재치 않았던 기회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그 기회는 모든 이에게 공평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자신의 시각으로 정의하는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웨어러블의 시대, 즉 진일보한 수준의 개인화 기술 시대를 맞아 독자 여러분들이 독창적인 기회를 정의함으로써 의미있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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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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