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타깃으로, 여성 개발자가 여성 개발팀원들과 함께 기획한 게임이 출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용 상업 게임 개발사 체리츠(cheritz)의 ‘덴더라이언: 너에게 부는 바람’이 바로 그것. 이와 같은 여성용 게임은 여성들의 게임 소비가 늘어나면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을 정도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여성을 공략하는 전략이 스마트폰게임의 열풍과 맞물리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체리츠(cheritz)의 여성향 게임 ‘덴더라이언’을 통해 이수진 대표가 전하는 이야기로 현재 IT산업의 블루오션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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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감 있는 창업 도전기.
“모바일, 오픈소스, 소셜 네트워크, 철도 회사 등 작은 회사, 큰 회사 가리지 않고 일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이곳저곳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때, 창업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 회사, 저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다 보니까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던 것이죠.”
이수진 대표는 학교를 졸업하고 해외에 건너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실무를 쌓으면서 노력했기 때문에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서서히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한 경험이 창업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기 때문에 한국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고 해도 자신감 있게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일을 배웠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던 사이에 융복합 인재가 되어 새롭게 도전하는 게임분야에서도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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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성을 위한 게임 회사.
게임유저들 중에 상당수가 남성들이고, 여성을 위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여성과 게임에는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체리츠가 여성을 위한 게임 개발사라는 슬로건을 둔 것에 대한 이유와 계기가 궁금하였다.
으레 게임은 남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실제로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게임 개발사들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대상도 대부분이 남성이다. 하지만 체리즈는 어째서 여성을 위한 게임을 개발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을까?
“사실 제가 게임을 굉장히 좋아해요. 개발자 출신이다 보니까 혼자서 경영할 수 있으면서 가장 재밌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보니, ‘여성을 위한 게임을 만들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인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 기획이나 캐릭터성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창업을 시작할 때 개발자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이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수진 대표는 자신이 개발을 직접하고, 또 다른 개발자는 미국에서 같이 학교를 다니던 동창 1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공고로 모았다. 마음 맞는 개발자와 함께 할 수 있었단 것도 행운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많은 게임을 하며 시장분석을 한 결과, 여성 전용 게임에 대한 시장의 빈틈, 그리고 니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수진 대표는 창업을 할 때 힘들게 개발자를 찾으러 다니기보다 자신이 직접 개발을 하는 편을 택했다. 창업을 시작하고나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던 동창도 함께 하겠다며 합류했다. 그 위에 어느 정도 회사가 커지고 나서부터는 공고를 통해 개발자를 데려올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개발자를 설득시켜 같이 창업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과연 개발자를 구할 수 있었을까? 이수진 대표에게 훌륭한 개발자들이 따라서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이수진 대표의 실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많은 여성 게임들을 분석해본 결과, 이 게임 시장은 아직 비어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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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렌드와는 역행하는 아이템, PC게임.
게임 개발사들이 모두 모바일 게임의 성장에 가능성을 보면서 모바일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을 때 트렌드와 역행하는PC게임이라는 아이템을 골랐다는 것에 약간의 불안감은 가지고 있을 것 같아 물었더니, 오히려 이러한 상황이 더 큰 기회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은 모바일 게임, 3D게임이 강세입니다. 그런 게임의 공통점은 시스템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에 있습니다. 시스템이 뛰어난 만큼 소모하는 속도 또한 빠르죠. 그래서 질리지 않기 위해서 시스템은 중독적이어야 합니다.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스토리가 탄탄히 잡혀있고, 그 안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다면 게임이 끝나도 여운이 남는 것이 있죠. PC게임 자체가 종합적인 분야를 총괄하는 종합예술같은 것이잖아요. 중독적인 게임이 아니라 무언가를 전할 수 있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스토리 연장 또한 가능하니까요.”
‘덴더라이언’은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쉽게 말해 내가 여주인공이 되어 연애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임인 것이다. 게임에는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매력 있는 다섯 명의 남자캐릭터가 나온다. 국내 성우분이 직접 녹음을 하여 실제로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스토리를 이끌어 낸다.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의 종합예술작품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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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8월에 출시한 ‘덴더라이언’의 뜨거운 반응.
게임 산업은 대중문화나 사회적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구매와 동시에 소비반응이 직접적으로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덴더라이언’의 출시된 후 반응이 매우 궁금하였다.
“반응이 좋아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한국에는 여성 게임 기획자 분들이 얼마 없으세요. 저는 여자이다 보니까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어요. 게임 자체가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통해 나오는 반응들이 계속 올라오고,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여성을 위한 게임인 만큼 게임을 하시는 95%이상이 여성분들이세요.”
자극 적인 게임에 반응하는 남성 유저들과 달리 섬세함을 추구하는 여성 유저들. 여성들은 스토리 진행 방식이라든지, 게임 시스템을 요구하는 특성이 남성들과 다르다고 한다. 남자는 결과에 치중하고, 결과를 가지고 경쟁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여자는 결과물을 놓고 경쟁하기보다 관리•경영에 더 초점을 두고 과정을 중요시하기 마련이다. 그런 특성이 ‘덴더라이언’ 제작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또한 여성들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연애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여성들이 원하는 다양한 남성상이 캐릭터에 그대로 묻어 나왔기 때문에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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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북미 출시 이후에 중국, 일본으로 수출할 예정.
‘덴더라이언’은 한국 출시에 이어, 영어•일어•중국어로 번역하여 전 세계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북미나 캐나다 쪽으로 수출할 생각으로 영어로 번역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게임을 디자인할 때 글로벌라이징이 쉽도록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북미 출시 이후에 중국, 일본으로 수출할 생각입니다.”
체리츠 홈페이지를 영어로 디자인해서 그런지 북미 쪽에서 메일이나 연락이 온다고 한다. 한국의 IT 벤처 기업들은 한국 내에서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해야 한다.
“전에 다니던 해외 모바일 관련 업체로부터 투자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사를 많이 하고, 프레젠테이션도 많이 하고 점차적으로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여성의 감성을 남성 투자가분들께 이해시키는 것이 조금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게임음향을 위해 기타와 피아노 연주가 필요해서 말씀드리면, 컴퓨터로 음향을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시면서 이해를 못하셨어요. 그것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하고, 캐릭터간의 상호작용이 여자들에게 큰 어필이 된다. 보는 것 뿐 아니라 듣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득했죠.”
“뉴타입이라는 잡지에 광고하고, 배너로 광고도 했었어요. 저희는 장르가 특이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입소문 냈던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본 것 같아요.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커뮤니티를 통해서 글이 많이 퍼져나갔죠.”
이수진 대표는 광고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기 광고를 진행하고 나자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에 의해서 바이럴 효과가 났던 것이 더욱 효과가 컸다. 광고로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지 고민하는 시간에 본질에 초점을 맞춘다면 더 큰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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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표와 직원 모두가 여자.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늘 재미있고 즐거울 거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체리츠의 분위기는 어떠할까?
“팀원이 모두 여자이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롭고 꼼꼼해요. 따로 술자리를 갖는 회식을 하지 않아요. 술 마시면 업무에 지장도 생기잖아요. 회식을 한다면 점심시간에 같이 점심을 먹는 정도이죠.”
체리츠는 자율 출퇴근제를 채택했다. 스스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수직구조로 일을 하는데, 체리츠에서는 수평적 구조로 일을 하도록 지시한다. 게임은 창의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창의력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하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게임 개발하는 과정은 2주 단위로 하지만, 바쁠 땐 1주단위로 조절하면서 일을 한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여성 대표 비중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벤처 사업가가 그렇듯 이수진 대표 또한 사업을 이끌어 가면서 겪게 되는 고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남성분들 대할 때 조금 힘들어요. 술 마시면서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저는 여성이다 보니 그런 남성분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에 반해 여성 CEO이기 때문에 좋은 점은 주목받는다는 점인 것 같아요.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어요. 관심을 받는 다는 게 플러스 요인인 것 같아요. 다른 회사에 비해 한 번 더 눈길이 가는 것 같아요.”
한국에는 여성 개발자가 많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산업, 드라마, 소설을 보면 많은 여성 감독, 작가, 소설가들이 성공했기 때문에 그들을 보고 창업의지가 생겨서 많은 여성들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그와 동시에 많은 여성들의 게임 개발자로의 창업 도전을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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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편안함을 철학으로 하는 따뜻한 여성 CEO.
“캐쥬얼. 편한 환경과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함이 철학이라면 철학이겠죠?”
인터뷰 내내 따뜻함을 보여주었던 이수진 대표의 철학이 묻어나왔던 답변이었다.
“모바일 게임을 캐쥬얼하고 라이트하게 여성을 위한 게임을 계속하고 싶어요. 관련된 상품들을 많이 내고 싶어요. 뒷이야기를 기획중이에요. 차기작도 준비하는데 모바일, PC로 생각하고 있어요. 소설이라든지 애니메이션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제 IT산업계에서 여성 리더들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그들은 남성들에겐 상대적으로 부족한 따뜻한 배려와 유연한 리더십을 통해 기업을 더욱 견실하게 하고 있다. 체리츠의 이수진 대표 또한, 마지막까지 따뜻한 말로 후배 여성 창업가들에게 희망을 건네주었다.
“여자니까 상처받는 점도 많고, 부담을 느끼는 점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 부분에서 강해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남성이랑 크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여성이라서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강점으로 활용해서 일을 추진해나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셔야 될 거에요. 여성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을 찾으셔서 많이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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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매달려 작업과 홍보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따스한 경영 철학을 가지고 차분하고 천천히 성공에 다가가는 그녀. 앞으로 출시될 체리츠의 새로운 게임들과 성공적인 차기작 출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