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Hottest NEA 벤처 투자자, Eugene Chung 과의 만남
2012년 11월 28일

벤처에 발을 담그고 계신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꿈을 꾸고 계시나요.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 실리콘 밸리행 티켓? 마크 주커버그처럼 유명해져있는 자신의 모습?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소개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이라면 하루 빨리 그 기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계실 겁니다.

비석세스는 서울에서 NEA[1]벤처캐피털의 벤처투자자 유진 정(@genechung)을 어렵게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유진 정은 현재NEA벤처캐피털에서 근무하면서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NEA벤처캐피털은 전세계에 약 US$13 billion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엿보기 위해서 방문한 유진 정을 인터뷰 하면서 한국 스타트업의 세계 진출 가능성과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들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이 기사는 영문인터뷰를 번역한 것입니다.)


[1] New Enterprise Associates

beSUCCESS(이하be): 안녕하세요 유진 정 님. beSUCCESS 독자들에게 인사말씀 부탁 드립니다.

유진 정(이하 유진): 안녕하세요 유진 정입니다. 저는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 2세 입니다. 켈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학사를 마쳤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를 마쳤습니다.

첫 직장생활은 뉴욕에 있는 모건스탠리라는 투자은행에서 시작되었고, 그 후 필리핀에서 microfinance 을 했습니다. 그 뒤 재생가능에너지, 가스, 오일 등에 투자하는 뉴욕에 소재한 private equity 회사에서 근무했고, 2010 년에는 세계적인 영화회사 Pixar 에서 근무했습니다. Pixar 에 들어가기 직전, 재미교포들의 “이산가족” (“Divided Families”)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현 직장 NEA는 한국을 포함안 아시아의 스타트업에 투자기회를 모색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방문하게 된 것은 엔터테인먼트, 테크, 금융 등과 관련된 투자자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초대를 받아 오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몇 개 스타트업의 창업자와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진정의 대답을 통해 대기업들도 해외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네트워킹하는 것으로 해외진출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의 투자자들도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질만한 환경과 역량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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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유진: 네, 가능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먼저 스타트업들이 어떤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부터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실리콘 밸리 특유의 '실패를 감수하면서 도전을 거듭해 성공에 다다르는' 문화가 다른 지역에서 생겨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보스턴과 뉴욕, LA 등에서도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지만 이 지역들이 아직까지 실리콘밸리처럼 창업가들의 요람으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거든요.

문제는 '스타트업들의 한 번의 성공 뒤에 또 다른 성공이 계속 일어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느냐?',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냐?'와 같은 문화나 환경의 조성이 우선입니다. 다시 말하면 '실패를 받아들이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 아직 뉴욕, 보스턴, LA 지역은 이러한 실패와 위험을 수용하는 문화 측면에서 실리콘밸리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서울은 실리콘밸리는 물론 이 세 도시들보다도 더 실패와 위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스탠포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창업하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창업하기에 문화적으로 어려우 점들이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세계진출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면, 앞서 말씀드린 문화적 수용도가 이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로 진출해서 성공하고자 할 때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이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게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요, 만약 삼성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력자들에게 스타트업을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이 분들이 과연 적은 월급과 다른 위험요소들을 감수하면서 스타트업에 뛰어들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거든요. 이런 문화적인 측면들이 한국 스타트업의 세계진출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처럼 창업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위한 벽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쿠팡이나 티켓몬스터같은 세계적인 스타트업들이 이미 나온 것은 다른 스타트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한국의 한류현상은 한국 스타트업들의 세계진출에 아주 유리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 CJ, SM, YG, JYP 등의 회사가 아시아 시장에서 이미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면 이 한류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진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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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을 몇 가지 고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유진: 서비스 형태의 스타트업이라면 이용자 수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죠.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한 참 전에 시작된 SNS 이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페이스북에 비교합니다. 하지만 저는 싸이월드를 징가와 비교해 보고 싶어요.

싸이월드는 아시다시피 가상 재화 서비스의 개척자입니다. 한국 외부의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 가상재화가 한국에서는 성공적이었을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조금 의문입니다. 미국시장에서 싸이월드의 실패원인에 대한 여러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한국 특유의 문화와 미국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어요. 한국은 20대 30대를 지나면서 부모님과 한 집에서 같이 사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들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이 것이 그들을 싸이월드라는 가상공간에 빠져들게 만들었다는 거에요.

싸이월드가 미국시장 진출에 고전하고 있을 당시에 어떤 사람들은 싸이월드의 가상재화 서비스 자체가 문화적 차이든, 습성의 차이던 미국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후에 징가가 게임서비스를 하면서 이 가상재화를 엄청나게 판매했고 수조원대의 가치를 갖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니 가상재화 서비스가 미국에서는 실패한다 라고 결론을 내릴 수 는 없는 거죠.

여기서 왜 싸이월드는 미국시장에서 부진했고 징가는 성공했느냐?라고 질문해보면 지역 특유의 문화를 서비스가 포함하고 있느냐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서비스가 어떤 문화적인 배경, 관습 등에 포장되어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미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기업에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에요. 미국의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때도 똑 같은 문제를 겪습니다. 따라서 강력한 문화적 연결고리가 서비스의 성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경우는 오히려 예외적인 사례라고 봐야 할 것 같고요, 한국 기업 또는 스타트업이라면 이 문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이나 일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미국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문화가 정말 중요한 요소 입니다. 언어는 둘째 문제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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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어떻게 하면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많은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유진: 아마도 한류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시아지역에서 먼저 진출해서 성장한 뒤에 다른 지역에도 진출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시장만큼 큰 시장인 중국이 한국 바로 옆에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 바로 진출하고자 한다면 아까 말씀 드렸던 강력한 문화적 연결고리를 서비스에 묶을 수 있느냐가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하지만 세계가 동조화 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해외시장 진출은 더욱 쉬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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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세계시장 진출의 대표적인 실패의 원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유진: 문화에 대한 이해, 성장하기 위한 타이밍 선택, 그리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 등이 중요한 요소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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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만약 어떤 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좋은 서비스가 있다면 이른 시기에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도 괜찮을까요?

유진: 그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각 지역의 소비자,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에요.  그리고 그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나라에서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다른 나라에서 좋지 않은 상품이나 서비스인 경우의 예는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 같은 경우 전세계이용자로부터 거의 같은 피드백을 받는 다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와는 정반대의 예로 Uber라는 서비스 (택시예약 서비스)를 들 수 있어요. 이 Uber는 택시잡기가 굉장히 쉬운 뉴욕 같은 도시에서는 성공가능성이 낮은 서비스로 생각되었고,  대신 택시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성공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서비스라고 생각되었어요. 결국 Uber서비스는 뉴욕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었지요 그리고 이재는 뉴욕에도 보급 되었습니다. 이 예가 다른 기업에게도 적용이 될 수 있을 거에요.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먼저 나의 서비스, 상품이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과정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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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최근의 실리콘 밸리 투자 트렌드는 어떤가요?

유진: 트렌드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현제 주식시장에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테크 기업, 페이스북 그리고 징가 등등의 주가가 많이 하락했습니다. 이로하여 현재투자자들은 비관적인 태도를취하고있읍니다. 하지만 창업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 그리고이미 시작하신 분들은 자기가 관심 있고 전문성이 있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몰두하는 것이 좋은 투자자를 찾는 일과  성공하는데 확률이 높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 대해 집중하고 있어요. 저는 오랫동안 영상제작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픽사에서 일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이산가족에 관한 독립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요즘에는 영상을 촬영하고 만드는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곳에서 유튜브등의 영상 유통 채널을 통해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요. 영상 쪽에서 앞으로 더 유망해질 분야는 영상의 배급, 배분 과정에서 어떻게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가장 효과적이고 편리한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 관련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큐레이션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네요. 영상 분야에서 창업을 하신다면 이것과 관련된 것들을 유심히 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KOTRA-Microsoft Smart Growth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에게 해외진출 전략을 설명하고 지원하는 자리에 참석하고 있었던 필자는 어떻게든 잘 하면 세계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이 때 유진 정 과의 인터뷰는 우리 스타트업이 처한 현실의 문제들과 또 가능성을 환기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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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삶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유진: 제일어려운 질문이에요. 개인적 삶의 철학으로 여러분을 지루하게 하는 대신 일에 대한 철학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더욱 전문성을 기르고 싶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 아니라 잘 하고 싶습니다. 다른 분들 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을 하던지 좋아하는 일을 하시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세요. 그리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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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투자활동을 하시면 아무래도 많은 돈을 다루시다 보니까 돈이 돈처럼 느껴지시지 않을 것도 같은데요.   대한 원칙 같은 게 있을까요?

유진: 돈이 삶을 사는데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억만장자와 돈에 대해서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읍니다. 돈은 어떻게든 오게 마련이니 돈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해요 (일동 웃음) 그 사람은 이미 너무 많은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서 그렇개 말하기 쉽잖아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사람 말에 동의 합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돈의 양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돈이 더 이상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고 해요. 돈의 양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다른 기준을 갖게 되겠지만 어느 수준 이상의 돈을 갖게 되면 이것이 더 이상 행복의 크기를 크게 만들지 못한다고 해요. 이 뿐 아니라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이 돈이 오히려 우리의 능력, 성과를 더 감소시킵니다.

전에는 이 이야기를 완전하게 믿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100% 믿고 있어요. 돈에 집착하면 정작 중요한 다른 것에 집중 할 수 없어요. 특히 당신이 인생을 걸고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돈은 열심히 일하고 또 자기 자신이 가치 있어 진다면 어떻게든 오게 되어 있습니다.

위 질문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인터뷰는 끝이 났습니다.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었던 필자에게시간, 장소의 제약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많은 창업가들이 가까운 미래에 해외진출을 위해서 서비스 개발, 홍보 등에 정신 없이 하루를 보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크 주커버그처럼 우뚝 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꿈이 우리를 스타트업 현장에서 버티고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힘일 겁니다. 그 희망만큼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대응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체 게바라의 명언을 한 번 새겨볼 여유를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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