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시 채널은 기술 변화에 따라 더 빠르게 다변화 되어 왔습니다. 투자자들의 투자 요건을 충족 시켜주기 위해선 이런 채널의 변화는 신경 쓸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투자 유치 상황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공시 내용 뿐 아니라 채널에 대한 문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만일 공정하게 공시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되니까요.
'소셜 공시'의 의미와 문제점
'소셜 공시'. 또는'SNS 공시'로도 불리는 공시 채널에 대한 문제는 소셜 서비스가 활발히 생겨나고 사용된 시점에서 이미 거론되었던 것입니다. 단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실제 사용되는 것에 있어선 상당히 회의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 SNS로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채널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기업공시도 가능할 것 같지만, 돈이 오가고 투자자 형평성에 있어 민감하다는 점 때문에 실제 시도하려는 기업도 없었을 뿐더러 딱히 이 문제에 대한 허용도 이뤄지지 않았었습니다.
넷플릭스
지난해 7월, 넷플릭스(Netflix)의 CEO인 해스팅스(Hastings)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넷플릭스 고객들이 매월 10억 시간이 넘는 컨텐츠를 보고 있다'고 얘기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하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해스팅스가 전달한 내용을 투자자들이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접하거나 이것이 공유되어 블로그나 타 SNS로 넘어갔고, 언론에게 까지 퍼져나갔다는 것입니다. 다음 날 넷플릭스의 주식은 16%나 상승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SEC는 넷플릭스를 지적했고, 그동안 회의적으로만 받아들였던 소셜 공시를 직접 실행해버린 해스팅스와 그에 따른 SEC의 판단은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가 됩니다.
해스팅스는 '딱히 다른 공시가 필요하진 않았으며, 내 페이스북을 20만명이 구독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공식적인 채널이다'고 밝히며, 소셜 공시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넷플릭스를 지적했던 SEC는 입장을 고치고 기업들이 원할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처럼 소셜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는 것을 공정공시 규정에 따라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소셜 서비스를 공식적인 공시 채널로 인정했다는 뜻이며, 이는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정보 전달에 있어서 상당히 큰 파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좀 더 확대해보자면 미디어 매체나 이메일 등 뿐 아니라 소셜 서비스도 정보를 유통하는 채널로 정식으로 포함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소셜 서비스를 이용해 정보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와 분석 등이 이전에 비해 더욱 확장 될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기업이 마케팅 광고용으로 사용하던 소셜 서비스가 더 큰의미로 진화한 것입니다.
문제점
기술이 발전함에 따른 이런 공시 채널의 변화는 언제가 되었든 이뤄져야 할 것이었습니다. 이르거나 늦거나의 시간 문제일 뿐 결국 변화를 맞이하고 인정 될 부분이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소셜 공시가 전체적인 기업공시 시스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이릅니다.
먼저 해스팅스는 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기 만정이지 20명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소셜 서비스의 정보 구독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그 선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공유라는 부분을 빼버리면 굉장히 폐쇄적인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많은 수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공식적인 채널로 활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당장 마케팅용 소셜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도 벅찬데 말이죠.
그리고 소셜 서비스 이용의 강제성을 띈다는 부분도 투자자들에게 있어선 어색하고 거리감 있는 것입니다. 조지 카넬로스(George Canellos) SEC Acting Director는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들은 투자자들과 소통하는데 매우 적절한 전달 수단이지만, 투자자들이 소셜 미디어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거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며, 소셜 공시를 인정하지만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페이스북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투자자는 강제적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피드용 서브 계정을 만드는 것으로 개인정보 누출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마치 기업별 정보를 따로 얻기 위해 새로운 이메일 계정을 여러개 생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매우 비효율적이죠. 이메일도 그렇게 해왔는데 소셜 서비스까지 그렇게 해야 한다면 투자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며, 불편을 둘째 치더라도 초입에 있어 걸린다면 소셜 서비스 활용을 시작조차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해스팅스의 경우 이미 소셜 공시를 할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이고, 충분히 이것이 뉴스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공시 채널로써의 가치가 입증된 것이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다고 할 수 없으며, 소셜 서비스의 종류를 계정이 많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한정했을 경우 정보 유통이 강제적으로 소셜 서비스에 모일 수 있다는 점은 명확히 소셜 공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고히 할 수 없게 합니다. 더군다나 기업 계정인 줄 알았더니 허위 계정이거나 해킹 문제를 동반한다면 기업이 소셜 서비스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 부분과는 전혀 다른 것이 이뤄져야 합니다.
소셜 공시
소셜 공시의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소셜 서비스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을 기업을 대상으로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방면의 지원은 자사의 서비스를 단순히 일기나 사진만 공유하는 다이어리가 아닌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는 공식적인 창으로써 비즈니스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SEC의 입장이 드러났기 때문에 아예 기업공시 용 소셜 서비스를 런칭하는 업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미디어로써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들이 이런 부분에서 비즈니스 적 가치를 창출해내려 한다면 기업들이 쉽게 소셜 공시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며, 투자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차원의 공시 채널로 자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역시나 단순한 기업공시를 위한 채널로의 가치보다는 소셜 서비스가 뉴스를 전달 할 수 있는 유통 매체로 입지를 굳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이며, 소셜 서비스들은 이제 소셜 서비스를 미디어의 관점에서 운영할 수 있는 전략을 충분히 고민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