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만난 캐나다 친구를 통해 500px.com 이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다 (이 회사는 캐나다 회사임 - 특이하게도 캐나다에 iStockphoto등 사진관련된 회사들이 많음). 사진 작가들이 자신들의 사진을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스탁 포토그래피를 판매해서 돈을 벌기도 하는 사이트다. 이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사진 작가 커뮤니티 사이트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이 사이트가 처음 생긴건 2003년. 하지만 처음 5-6년간은 트래픽도 안 나오고 작가들의 가입도 저조한 등,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2003년에 창업자의 개인 블로그 프로젝트로 시작한 이 사이트는 2009년에 이르러서 입소문만으로 1000명의 유저를 모으게 된다. 즉 1000명 유저가 모여지기까지 6년이 걸린 셈. 하지만 그 이후, 유명 작가들이 몇명 가입하는 등의 몇가지 티핑 포인트를 경험한 다음, 이후 3년간은 급격한 성장을 해서 올해 11월 현재 150만명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비슷한 예로 엊그제 어도비에 우리돈 1,500억원에 인수된 Behance를 들수 있다. 아티스트들의 재능을 사고파는 마켓플레이스/플랫폼 서비스인데, 이 회사도 2006년에 창업해서 6년의 업력을 가진 회사다. 처음 6년간은 외부 펀딩도 받지 않고 스스로 부트스트랩 하면서 운영해 나가다가, 올 초에 이르러서야 처음 650만불의 투자를 처음 받았다. (따라서 이번 엑싯은 투자가들에게도 단기간에 큰 리턴을 준 셈이다. )
물론 출시되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박을 치는 비즈니스도 간혹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비즈니스가 의미있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위와 같은 회사들을 보면 5-6년간 회사를 어떻게 해든 운영해 온 끈기가 대단하고, 과연 나라면 그게 가능할지 솔직히 자신있게 대답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 5-6년간 사이트를 끈기있게 운영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창업자들에게 마땅한 다른 대안이 없어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뛰어난 인재들이었고, 레쥬메도 갖추고 있었을 테니, 그동안 수많은 러브콜도 받았을 테다. 따라서 5-6년동안 소위 "밥이 끓지 않았음에도 밥솥 뚜껑을 열지 않고 계속 불을 지필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자신들의 비전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즈니스든, 운동이든 필연적으로 한계 구간이 올수 있다. 이때 전략도, 발빠른 피벗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그때서부터는 믿음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거다. 믿음은 자신이 만드는게 아니다. 즉 현실의 조건은 무시한채 혼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과는 살짝 다르다. 자기들은 분명히 보고있는게 있는데, 그게 아직 세상에 안온것, 그 비전에 대한 확신이 찾아오고 그것에 이끌려 가는거다. 그 비전이 없으면서 자기만 믿고 나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여기 사람들은 "head buried in the sand" 라든지 "Don't bullshit to yourself" 뭐 이런말을 하더라. 하지만 당신에게 분명한 비전이 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필연적으로 믿음의 영역으로 진입할 거라는 것을 미리 기억하고 흔들리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