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개인화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는 회원수 5만 명 달성에 기록을 세웠다. 당시 출시 5개월 차 왓챠의 주간 방문자 수는 2만 명으로 집계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라는 평을 받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1호 투자 서비스로 유명한 왓챠는 지난해 5월 벤처엔젤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8억 원을 투자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왓챠는 사용자 개인의 영화 취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사용자 로그인 후 자신이 본 영화를 별점으로 평가하면 그와 유사한 장르나 주제의 영화가 제시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상영장 정보 기능 등 고도화 된 서비스를 지원해 해당 기능을 이용하면 상영작의 예고편과 줄거리를 미리 볼 수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프리머스 시네마 영화표 예매도 가능하다. 페이스북 친구의 별점 평가와 리뷰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타 포털사이트와도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당시 왓챠의 개발사 프로그램스 관계자는 “현재도 상영작은 별점이 매일 수천 개씩 쌓이는데 상영작 정보만 전문으로 제공하는 기능이 포함됨으로써 광고성 글에 오염되지 않은 상영작 별점을 다채롭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지난 1월 왓챠가 회원수 5만 명을 달성한데 이어 서비스의 핵심 골격인 별점 평가가 DB가 현재 780만 개 이상이다. 이전까지 국내 1위였던 네이버 영화의 별점 평가가 약 480만 개로, 왓챠의 별점 평가가 네이버를 넘어 국내 1위에 도달한 것이다. 한국의 벤처 중 포털 사이트를 능가하는 데이터를 쌓은 거의 유일한 사례다.
네이버는 이를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네이버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왓챠를 무너뜨릴 한 방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을까?
현재 네이버는 영화를 비롯해 소설, 음악, 만화 등 콘텐츠 영역을 넓혀가기에 급급하다. 특히 영화 산업에 있어 영화정보와 평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힌 네이버는 한겨례의 보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맞춤형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네이버의 새로운 서비스는 영화에 대한 선호도를 입력하면 방문자 취향을 분석해 개봉 영화와 추천 VOD 목록을 뽑아주고, 목록의 영화를 클릭하면 바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된다. 영화계에선 네이버가 구축한 데이터베이스가 엄청난 만큼 영화 상품의 유통 채널이 늘어나고 소비가 확대되는 효과와 함께 네이버의 영화 서비스가 기존 웹하드 다운로딩 영화 서비스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의 왓챠의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한 부분, 즉 이는 왓챠가 상당 타격 입는 부분이다.
네이버가 문화컨텐츠 사업에 동반자가 될 것인지, 포식자가 될 것인지... 최소한 스타트업계는 우려가 더 큰 바인데, 어린아이 입에 들어갔다 온 막대사탕을 뺏어 먹는 만큼 어른의 그 쪼잔한 모습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IT사의 모습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