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은 이제 더 이상 옆집 백수 총각만의 문제가 아니다. 분명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책임을 져야 할 각계에서 내놓은 해결책들은 부분적이고 일시적일 뿐,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20대 청년들은 점점 더 좁아지는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갖가지 스펙으로 무장하고 취업전쟁에 마지못해 뛰어든다. 좀 더 강하게, 좀 더 프로처럼, 좀 더 특별하게 보일 요량으로 이들은 학원으로, 자원봉사 현장으로, 동아리 모임과 각종 수료과정은 물론 인턴과 해외연수 등 숨 쉴 틈도 없이 내몰린다. 그렇게 수년간 취업전쟁을 치르다 보면 생김새만큼 다른 삶과 꿈에도 불구하고 마치 공산품처럼 일률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

ingstory의 강남구 대표(24)는, 이렇듯 우리 청년들의 잃어버린 ‘이야기’를 다시 써내려 가자며,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눌 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있다.

“스무 살이 되면 무조건 사업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사촌형이 스무 살에 창업을 했기 때문에 스물이 되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으로 알고 대학진학 대신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힌 강남구 대표는 “어린 나이에 ‘대표’라는 직함이 찍힌 것에만 마음을 뺏겨 사업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다”며 첫 창업 경험을 설명했다. 뒤이어 그는 ‘실속있는 사람이 되자’는 결심으로 소셜커머스 사업을 준비하던 중 당시 업계 1위였던 티켓몬스터에 스카우트 된다.

“처음에 입사했을 때는 보험도, 급여도 없이 일을 배웠는데, 직원이 20명도 안되던 시절부터 나중에 직원 수가 800명이 넘을 때까지 일에만 전념했다”고 말한다. 티몬과 그루폰을 거치며 파죽지세로 상승일로를 걷던 강 대표는 불현듯 ‘나 자신의 성장은 멈출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억대연봉, 무제한 법인카드 등 자신의 모든 성공을 내려 놓고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누가 힐링을 말하며, 누가 진정한 멘토인가.

요즘 누구랄 것 없이 ‘멘토’와 ‘힐링’이라는 말을 습관처럼 되뇌곤 한다. 그러나 강 대표는 이 두 단어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며 “과연 그들이 나에게 어떤 피드백을 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진정한 멘토는 나를 알아야 하고,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티켓몬스터에서 근무하던 시절 나의 멘토는 팀장과 본부장이었다. 그들은 내가 넘어야 할 산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강 대표는 본인이 얼마나 성장해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멘토는 바뀔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강 대표는 ‘멘토’, ‘힐링’이라는 메아리 없는 외침 대신 ‘ingstory’에서 청년들이 다시 한 번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가길 바라고 있다.

스펙 걷어내니 스토리와 진짜 인재가 보이기 시작

“티몬과 그루폰에서 500명 이상의 이력서를 보며 느낀 것은 자격증이나 학점은 눈에 안 들어온다는 것이다. 철저히 지원자가 지원분야에 경험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봤다”고 밝힌 강 대표는 “남들이 시켜서 하는 일이나 스펙에 목매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것이 결국 스펙이 된다. 단순한 스펙보다는 꿈을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강 대표가 문을 연 ‘ingstory'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친구들이 가르침이나 충고가 아닌 공감과 소통을 통해 서로를 ’힐링‘하고, 이들이 다시 ‘ingstory’ 를 통해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콘텐트로 삼고 있다. 정리하자면, ingstory는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틀에 박힌 스펙만을 좇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꿈을 위해 색다른 도전의 이야기를 가진 20대들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로 이어주는 일을 한다.

언뜻 ‘이것이 무슨 사업이 될까’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ingstory’에는 스펙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스토리로 무장한 탄탄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스펙을 걷어내니 스토리와 진짜 인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ingstory의 또 다른 행보는 '재능나눔'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겐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우리 사회는 스펙이 되지 않는 재능은 인정하지 않는다. 강 대표는 20대에 자신의 꿈을 찾고 스펙이 아니라 자기 재능을 키워나가는 인재들을 모아 필요한 곳에 재능을 나누고자 한다. "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죠." 라고 강 대표는 말한다.

내 이야기가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된다면?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스펙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재능을 펼칠 시간과 장소가 없는 것은 물론, 막상 사회에 나가서는 경력자들의 스펙과 실무능력에 밀려 이제 갓 사회에 나온 초년생들에게는 기회조차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ingstory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에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준다면, 막연히 스펙만 좇던 청춘들이 자기 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ingstory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 스펙만으로 필터링하는 것이 아닌 스토리와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ingstory전형'을 통해 인재를 가려낼 수 있도록 고용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청춘들에겐 스펙이 아닌 재능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수익구조 보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만을 그렸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수익구조에 대한 질문을 꺼낸 기자에게 강대표는 “수익구조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명확한 비전 아래 구체적인 목표들을 먼저 그렸다”고 답했다. “지금껏 수많은 20대의 재능기부로 ingstory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인세, 컨텐츠 수익 및 기관의 투자와 후원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인 수익창출이 아닌 재능 나눔과 20대의 순수한 열정으로 ingstory가 운영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ingstory가 계획중인 동영상 다큐멘터리 컨텐츠 및 e북 제작, 인터뷰 서적 출간(가제 ‘여기여기 붙어라’)과 홍보영상 제작, SNS 활동, 언론 보도가 ingstory의 이름으로 모인 청년들의 열정으로 이루어졌다. 더불어 앞으로 진행 될 대학교 강의, 대학교 연합동아리 설립과 재능기부 및 네트워킹, 포트폴리오 제작 등 새로운 목표로 ingstory의 열정과 현실적 대안들이 취업전쟁에 지친 20대에게 새로운 길이 되고 나아가 우리 사회에도 신선한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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