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 글을 먼저 읽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2012년 9월 21일에 무엇을 했는지 떠올려보자. 누구에게는 그 날이 생일이었을 수도 있고, 애인과의 기념일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 기억도 나지 않을 것이다. 고작 3달 전의 일인데도 말이다! 우리의 매일은 항상 새롭고 아름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물론 다 그런 건 아니라고 해도) 그냥 그렇게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One Second Everyday(이하 1SE)의 아이디어가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매일 조금씩 잊혀지는 삶의 순간을 기록하자. 많지도 적지도 않게 딱 1초씩만.
1초가 가지는 의미
1SE는 스마트 기기를 위한 앱(app)이다. 이 앱을 제작하고 있는 세자르 쿠리야마(Cesar Kuriyama)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딱 30살이 되던 날, 앞으로 하루에 딱 1초씩 평생 기록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럼 40살이 되었을 때, 나의 30대를 기록한 1시간짜리 영화 한편이 탄생하는 셈이니까요.” 그의 말대로 계산해보면 매일 1초씩 356일, 그렇게 또 10년이 지나면 정확히 3650초짜리 영상이 탄생한다. 나만을 위한 기록 영화인 셈이다.
쉽고 빠르게 기록하는 나의 하루
1SE의 장점은 쉽다는 점이다. 먼저 길이에 상관없이 영상을 찍는다. 1SE에서 날짜를 선택하고 이 영상을 불러온 후, 내가 원하는 1초만 편집해서 등록하면 끝이다. 캘린더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각 일자에 어떤 1초가 등록되어 있는지 썸네일을 제공하기 때문에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금새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확장성을 고려해 여러 개의 타임라인을 제공하는 점도 흥미롭다. 사용자는 타임라인을 구분하여 관리함으로써, 나의 일상뿐만 아니라 연인이나 아들, 딸의 일상도 기록할 수 있다. 또한, 저장하는 모든 영상은 자신의 스마트 기기에 저장되므로 사생활 침해의 문제도 발생할 일이 없다. 물론 원한다면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30일 동안 기록한 내 일상은 30초 밖에 되지 않으니 용량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루 쯤 까먹을 때도 있지!
정말 1초로 충분한가?
이쯤 읽었으면 독자들도 슬슬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1초로 괜찮은 건가?” 개인적으로도 1SE에 대해 처음 접했을 때 고작 1초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최근 SNS에서 공유되는 대부분의 동영상조차 적어도 30~40초가 넘는다. 고작 1초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자르 본인이 직접 촬영한 2011년 한 해를 담은 영상을 감상한 후에는, 1초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문제는 1초라는 시간이 아니라, 1초를 담는 행위에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1초라고 하지만 오늘 하루를 기록한다는 것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오늘의 의미 있는 순간을 찾아내고, 더 나아가 기억하고 싶은 하루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기기 때문이다. 1초라는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1초의 순간을 위해 나의 하루를 재발견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다.
서비스를 분석하는 동안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앱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경험한 긍정적인 삶의 가치를 사용자에게 전하고 싶은 개발자의 마음과 함께, 그냥 두면 잊혀지는 오늘을 기록하자는 이 인간적인 아이디어가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가끔 수익성과 시장 규모에 대한 고민에서 빠져 나와,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듯 했다. 1SE가 킥스타터에서 목표의 2배가 넘는 금액을 후원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가 가기 전에 우리 모두 이런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는 기억하고 싶은 1초가 있는 하루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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