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데이터 분석 기술로 개인화된 소호몰 쇼핑 정보 제공···동대문 패션 산업 확대 목표”
2016년 07월 26일

남성과 여성의 쇼핑패턴은 엄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보통 남성이 검정 니트를 구매할 때는 오프라인 옷가게에 들러 점원에 검정 니트가 있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여성은 다르다. 어떤 종류의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면, 오프라인 상점뿐 아니라 온라인상 다수의 쇼핑몰에서 긴 시간을 들여 다양한 상품의 품질, 가격, 디자인 등을 비교 검색해보고 구매한다. 즉 원하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쓰고 비교하는 수고로움을 거친다. 이러한 여성의 쇼핑 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이들이 '디스커버리' 기능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는 것이다.

'지그재그(Zigzag)'는 이러한 여성의 니즈를 소호몰의 데이터와 분석 기술로 풀어냈다. 현재 지그재그에는 국내 1천 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이 제휴·입점해있으며, 지그재그는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각 쇼핑몰의 특징과 쇼핑몰 내 모든 상품 정보를 비롯해 각 쇼핑몰의 실시간 랭킹 정보, 필터링을 통한 쇼핑몰 검색 기능, 키워드를 활용한 상품 검색 기능, 즐겨찾기 기능 등을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지그재그는 사용자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국내 동대문 패션 산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zigzag

지그재그와 같은 플랫폼이 나오기 이전 보통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는 자신이 알고 있고 선호하는 몇개의 쇼핑몰을 웹페이지 즐겨찾기로 설정해서 이용해왔다. 또 여전히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은 웹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모바일 기기로의 접근이 어려우며 독립적인 앱을 개발해 제공하는 쇼핑몰 역시 활성화 측면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사용자 이용 패턴에서는 사용자 취향에 맞고 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새롭게 등장해도 이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다면 접근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크로키닷컴(Croquis.com)의 서정훈 대표는 "물론 이전에도 다수의 쇼핑몰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으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단순히 정보를 복사·붙여넣기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진정으로 사용자를 위한 기능들이 나올 수 없었다"며 "지그재그를 통해 사용자가 더욱 쉽게 자신에게 맞는 온라인 쇼핑몰과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개인화 쇼핑 경험 제공

지그재그의 차별점은 개인화에 있다. 사용자가 지그재그 앱을 내려받아 활성화하면, 처음 나타나는 화면이 '연령대 선택(10대~40대 이상)'이다. 이를 통해 지그재그는 기존에 축적한 익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패션 연령대에 맞는 쇼핑몰들을 우선으로 추천한다.

서정훈 대표는 "데이터 알고리즘이 굉장히 복잡하게 설계되었다. 사용자가 지그재그를 사용하면 할수록 점점 더 개인화된 쇼핑을 경험할 수 있다. 한 예로, 개인화 쇼핑이 적용된 상품 검색 기능이 있다. 다수의 사용자가 상품 검색창에 '원피스'라는 단어를 같게 입력하더라도 사용자마다 검색되는 결과값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소호몰 운영 관리자에 관리자 계정을 따로 부여해 쇼핑몰의 특징을 노출할 수 있는 키워드(러블리, 페미닌, 모던시크, 심플베이직, 미시스타일 등)를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쇼핑몰이 입력한 키워드와 익명의 사용자가 지그재그 앱을 사용하는 패턴(즐겨찾기, 선호 상품 등)의 누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쇼핑 경험이 고도화된다.

이러한 데이터 분석은 쇼핑몰 랭킹과 사용자 개인화 경험 외에도 1천 개 이상의 쇼핑몰을 관리하는 데도 사용된다. 쇼핑몰이 지그재그 앱 내에 입점하기 위해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없지만, 고객서비스를 지원해야 하며 일정 수량의 상품을 등록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에 지그재그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영이 활발하지 않거나 품절 등으로 소비자 불만을 일으킬 수 있는 쇼핑몰을 점검한다. 이처럼 데이터 기술에 기반을 둬 지속해서 입점 쇼핑몰을 모니터링하는 점도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여성 타겟 소호몰과 소비자를 연결···모바일 기술력으로 승부 

이렇게 여성을 타겟으로 한 소호몰 정보를 제공하는 크로키닷컴의 대표는 여성이 아니다. 크로키닷컴의 서정훈 대표는 "스타일난다나 육육걸즈 등 여성을 타겟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는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여성이 대표로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그재그는 데이터를 가지고 IT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강력한 기술력이 있다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서정훈 대표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약 12년간 모바일 부문 디자인과 개발에 대한 경력을 이어왔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모바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요 업무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자회사 대표로서 회사를 끌어왔으며, 팀원 7명으로 시작해 4년 동안 직원 50명, 매출 100억 원의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러던 중 2010년 모회사가 상장되고 스마트폰 시장이 활발해 지면서 피쳐폰을 중심으로 임베디드 솔루션을 제공하던 회사의 경쟁력이 약해졌다. 이때 서정훈 대표는 9년간 함께 근무해온 윤상민 개발 이사와 함께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창업을 결심했다.

그 후 글로벌 앱 개발을 목표로 영문 매체의 기사를 꾸준히 읽던 중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영어 샘플사전 앱 비스킷(Busuit)을 개발했다. 이 앱은 글로벌 메모 서비스 에버노트(Evernote)와의 연동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으며, 2013년 9월 에버노트 전 세계 개발자 대회인 '에버노트데브컵(Evernote Devcup)’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 후 서정훈 대표와 윤상민 개발 이사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해 2014년에 비스킷을 매각했으며, 이때 김정훈 마케팅 이사가 초기 팀으로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지그재그를 시작했다.

국내 동대문 소호몰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 

서정훈 대표는 "지금까지 쌓아온 IT와 데이터 기술 관련 노하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어딜까를 고민하던 중 '자라, 유니클로 등 해외의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 브랜드가 국내 패션 시장을 잠식하는데, 우리나라 소호몰의 성장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지그재그를 시작했다"라고 사업 운영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그는 이어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 품질 면에서 인정받는 국내 동대문 시장 패션 제품의 해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그재그는 IT 기술을 통해 소호몰의 경쟁력을 높이는 취지로 올해 안에 대시보드 형태의 분석자료를 입점 소호몰 사업자에 공개해 각 소호몰 내 익명 사용자의 이용 패턴, 반응률, 판매 추이 등의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월 이용자 수 100만 명, 앱 내 구매전환율 5~6%를 기록 중인 지그재그는 자사의 개인화 기술 및 데이터 기반 자체 개발 콘텐츠 등을 활용해 사용자를 소호몰과 연결하는 방식의 수익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현재 내부적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소호몰과 상생하는 가치를 고려해 모델을 발굴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용자에게는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소호몰 시장에는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지그재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지승원 기자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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