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트코인을 취급하지 않는 상점에서도 신용카드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실리콘밸리 소재의 비트코인 보안업체 제이포(xapo)가 세계 최초 비트코인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해당 신용카드는 제이포가 제공하는 비트코인 전자지갑과 연동되어있으며, 마스터카드(Master card)를 취급하는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비트코인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매할 시 진행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카드 결제 시스템이 연동된 제이포 전자지갑에 결제 내역을 전송하면▲제이포가 충분한 자금을 확인한 후,▲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Fiat Moneyㆍ종이돈)로 교환하고▲판매자에게 현금을 지급한다.
이 때, 판매자는 기존의 신용카드 결제와 동일한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하며, 소비자는 어떠한 수수료도 지불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비트코인 신용카드는 ATM 현금 인출은 지원하지 않고 있지만, 제이포의 대표인 앤세스 카사레스는 향후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대다수의 제이포 사용자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90%는 금고에 저장하고, 10% 는 개인 전자지갑에 보관한다. 이번에 출시한 신용카드는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소량의 비트코인을 즉석으로 현금으로 환전하고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기존 신용 결제보다 확연히 저렴한 수수료(일반-5%, 비트코인-1%미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이포가 신용카드 시스템을 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초에 카사레스 대표는 "신용카드 서비스는 비트코인 광신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소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라이트 유저(light user)들을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 할머니조차도 복잡한 환전 절차 없이 비트코인 결제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유명 팟캐스트인 '렛츠토크비트코인(Lets talk bitcoin)'의 편집장인 아담 B. 레바인은 "비트코인 신용카드의 아이디어는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렵지 않아 이전에도 여러 번 거론되어 왔지만, 은행권과의 복잡한 관계 문제로 인해 현실화 시키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서, "때때로 비트코인을 사용하며 달러로 환전하고 싶을 때,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준 제이포의 솔루션은 비트코인의 발전에 있어 아주 큰 뉴스다."라는 평을 남겼다.
한편 제이포는 해킹에 취약한 기존 비트코인 전자지갑을 보완해 보안성을 높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제이포는 2012년 창립 이후 지난 3월, 약 214억 원(미화 2,000만 달러)에 이르는 첫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대박' 수준의 첫 투자 유치 비결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제이포가 최근 온라인 가상 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해커들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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