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가 사라지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기업의 비재무 리스크를 찾는 최초의 로보 애널리스트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발전소'는 기업의 비재무 리스크와 지속가능성을 분석해 주는 ‘후즈굿(Who’s Good)’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후즈굿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무제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량화하기 어려운 비재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치화한다.
후즈굿은 자체 개발한 '케이론-알파(Chiron-α)'라는 이름의 분석 알고리즘을 활용, 기업의 비재무와 연관된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관련 각종 데이터를 분석, 수치화해 인포그래픽스·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자동 해설과 함께 그 결과를 보여주는 일종의 자동 애널리스트 분석보고서다. 마치 인간 애널리스트를 대신해서 로보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산출하는 셈이다.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이지옵(Yseop), 캐피털큐브(Capital Cube), 골드만삭스가 지원하는 켄쇼테크놀로지스(Kensho Technologies Inc.), 네레이티브사이언스(Narrative Science) 등 4개사다. 이들이 기존 재무 중심의 로보 애널리스트라면 '후즈굿'은 유일하게 비재무 정보에 집중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후즈굿'을 이용하면 투자자들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비재무 리스크(non-financial risk)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좋은 투자’를 할 수 있고, 소비자들 또한 쉽게 좋은 기업을 파악하고 좋은 기업의 제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지표는 비단 재무제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사관계, 지배구조의 건전성, 환경적 기여도, 인권, 공정거래, 사회공헌활동 등 비재무적 요소들 또한 기업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유명 애널리스트들은 투자할 회사를 선택할 때 재무제표 외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후즈굿'을 통해 열람할 수 있는 리포트에는 기업의 물, 전기 사용량, 폐기물 처리 여부, 환경활동, 사회공헌활동, 기부, 고용, 산업재해, 임원 보수 대비 직원 평균 임금 격차, 지배구조의 투명성, 남녀고용, 비정규직 및 장애인 고용 현황, 소셜평판 지수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분야의 지표가 포함돼 있다.
이 플랫폼에서는 기업 각각의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별 점수가 공개되며,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기업 간 데이터 비교도 가능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광범위한 정보수집을 통해 특정 기업의 협력업체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까지 파악할 수 있어 잠재적 활용도는 높다.
지속가능발전소의 '후즈굿' 플랫폼에서는 현재 1,700여 개 기업의 요약 정보를 열람할 수 있으며, 약 400개 주요 기업은 더욱 상세한 수준의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소가 제공하는 ‘좋은 기업’ 요약 정보와 기업 점수는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으며, 상세 리포트의 경우 월 정액제로 열람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후즈굿' 서비스가 제공하는 비재무적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세계은행(World Bank)의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향후 세계은행의 '기후변화를 위한 연대(Connect4Climate)'가 운영하는 지식 플랫폼에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속가능발전소 윤덕찬 대표는 "우리 사회가 데이터를 통해 사회 책임 성과의 사실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진정 좋은 기업을 알아볼 수 있다"며 "후즈굿은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투자와 소비가 좋은 기업으로 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표는 "소비자와 투자자가 좋은 기업으로 움직이면 기업들은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한 올바른 경영에 힘쓰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좋은 사회를 실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향후 ‘후즈굿' 서비스를 미국 기업뿐 아니라 2016년 중국,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 및 아시아 기업으로 그 대상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