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세스는 최근 미국에서 '서브드림 스튜디오(Subdream Studios)'라는 이름의 게임 회사를 연쇄창업한 정직한 대표와 함께 'VR 게임 스튜디오의 투자 유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BS. 먼저 대표님과 서브드림 스튜디오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저는 2005년에 미국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미국 최초의 아이템 과금형태 PC게임 플랫폼 '갈라넷'을 시작했고 2013년 웹젠에 매각했어요. 그 후 '카밤', 그리고 '코로프라'라는 회사에서 모바일과 VR게임 사업을 했고요. VR에 완전히 매료되었죠. 2017년 1월, 서브드림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회사를 산마테오에서 창업해서 사이버퐁(Cyberpong) 등의 VR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 중입니다. 현재 한국, 일본, 미국에서 모두 115만 달러(한화 약 13억 원)의 자금 조달을 했습니다.
BS. VR은 '핫'한 트랜드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대표님이 직접 해보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습니다만, '서비오스(Survios)'라는 회사의 '로 데이터(Raw Data)'라는 VR 게임을 해본 후 완전히 생각이 바뀌게 되었어요. VR에서 다른 사람과 게임을 했을때의 몰입감은 정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다른 세상의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같은 공간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게임 안에서 어떠한 설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진정한 가상세계의 시작점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리(GREE)', '로 데이터(Raw Data)'와 같은 소셜한 게임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직은 너무나 드물고, VR인구도 아직 별로 없다보니 매칭이 잘 안되는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고, 저희 회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서 VR 인구의 확장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BS. 아직 한국에서는 VR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전반적인 마켓 상황이 궁금하네요.
2015년 말을 기점으로 2016년 중·후반까지 정말 많은 투자가 있었습니다. 작년 말쯤에야 약간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만, 디바이스의 확대와, VR방의 등장, 그리고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어서 올해 활발히 투자가 일어 날것으로 생각됩니다.
BS. 실리콘밸리에서 VR 분야에 투자하는 회사는 어떤 곳이 있는지요?
가장 큰 회사로는 제가 전에 있었던 '코로프라(コロプラ, COLOPL)'를 들 수 있습니다. 코로프라는 1200억 원 규모의 세계 최대의 브이알 전용 펀드를 가지고 있고요, '포브'와 같은 하드웨어부터, '올케미 랩'이라는 게임회사까지, 특정 국가를 가리지 않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The VR Fund'라는 곳이 있는데, 6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으로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전세계의 회사를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 외에도, '프리센스 캐피탈(Presence Capital)', '그리 VR 펀드(GREE VR Fund)', '메타버스 벤처캐피탈(Metaverse VC)'등이 각각 100억 원 정도의 규모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소규모 회사의 경우에는 엑셀러레이터를 찾는 것을 고려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바이브'를 제작하는 'HTC'의 '바이브 엑스(Vive X)' 프로그램이 제일 활발한데요. 미국 외에도 중국, 대만, 그리고 한국 부산에서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실리콘밸리에는 '부스트'와 '리버' 2개의 엑셀레이터가 VR관련해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BS. 이미 자금 조달을 경험한 선배의 입장에서 지금 VR 게임을 만들고 있는 스튜디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단, 자금 조달의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자금 조달이 가능하려면 창업자와 팀, 게임 이 세가지가 잘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초기 단계일수록 창업자>팀>게임 순으로 중요할 테고요. 그만큼 창업자의 역량에 따라 자금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뒤로 갈수록 창업자의 역량 외에도 팀, 게임의 상태에 따라 투자가 이뤄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회사의 가치 산정은 창업자의 역량, 팀, 개발하려는 게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게임이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300만~700만 달러, 이미 출시된 경우에는 500만~1,000만 달러, 게임이 크게 성공한 경우에는 1,500만 달러 이상의 밸류에이션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투자 조건을 가장 간단한 종류로 가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전환 사채인지, 지분 투자인지 등의 내용인데, 가능하면 전환 사채가 간단하기 때문에 투자가 용이할 것 같고요. 전환 사채 쪽에서는 최근 미국의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쓰는 '세이프(SAFE)'라는 것이 있습니다. 투자자와 '밸류에이션 캡(Valuation Cap)'과 '디스카운트 레이트(Discount Rate)'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서로 의향이 맞을 경우 조건 협의에서 결렬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세번째로는,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 VR은 가야 할 길이 먼, 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본으로 최대한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파트너를 선별해서 함께 가는것도 중요한데요. 최대한 투자자의 의향을 잘 들어보고 맞춰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네번째로, 투자자를 고를수 있을 정도로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경우, 어떤 투자자한테 자금 조달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부분인데요. 두가지만 뽑는다면, 다음 라운드를 리드하거나 참여해줄 수 있을만한 회사인지, 투자 회수(Exit)의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긴 여정을 함께 잘 끌어줄 수 있는 파트너 인지를 고르는 것이죠. 그것이 중요한 결정 사유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