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서서 손을 번쩍 들며 '나 주식해!'하고 외치는 사람은 없지만, 2천만 직장인 중 모르는 사람만 빼고 다 한다는 주식. 하지만 주식해서 성공한 사람은 더 찾기가 힘든데요. 이번 테크인사이드에서는 스넥(SNEK)이라는 모바일 앱으로 길 잃은 주식인들의 합리적 투자 결정을 도와주는 위버플(Uberple)을 만나봤습니다.
- 위버플의 주요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투자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투자 의사 결정 방법은 시대에 따라 3단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투자 1세대 :객장에서 PB와 함께하는 투자 처음에는 사람이 했습니다. 주식 투자를 위해 사람들은 객장을 방문했고 PB(Private Banker) 들의 조언을 듣고 거래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수수료가 꽤 비쌌죠.
투자 2세대 : HTS와 함께 집에서 하는 투자 이런 투자의 형태가 HTS(Home Trading System)가 나오면서 조금 변하게 됩니다. 개인들이 집에서 직접 투자하는 시대가 시작 된거죠. HTS를 사용하며 수수료가 0.015% 정도로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1억을 거래하면 100만원이던 수수료가 1만 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개인들은 더이상 비싼 수수료를 물지 않게 됐지만 대신 PB와 같은 도와주는 사람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투자 의사 결정을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투자라는 게 쉽지가 않죠. 그래서 네이버 검색도 해보고, 카페도 가입하고, 전문가도 만나보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죠. 이게 현재까지의 증권 거래 방식입니다. 일부 부유층은 PB의 조언을 받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런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투자 3세대 : 온라인 조언과 함께하는 투자 앞으로 맞이하게 될 새로운 시대가 3세대로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대우증권이 최근 2017년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해외 유명한 주식투자 앱인 로빈후드(Robinhood) 등도 제로 수수료를 외치고 있습니다. 아주 저렴하게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게 하되 대신 자산 관리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거기에 대한 수익을 가져가게 되는 거죠. 저희는 이 3세대를 준비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PB의 조언을 받지 못하는 일반인에게 비용 효율적인 조언을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풀어낼지가 우리의 고민이고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PB가 제공하는 조언이라 하면 투자의 목적에 맞게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글로벌 지수와 지표, 나라와 기업의 상황들을 고려해 위기관리(Risk Management)를 해줄 수도 있고 종목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조언을 스넥이라는 모바일 앱과 웹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가 원할 때면 언제든 받아 볼 수 있게 개인 PB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조언이 아니라, 빅데이터 기술과 집단지성 기술로 풀어내는 것이죠. 사업은 B2C, B2B 양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 고객은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을 통해 직접 다운로드해서 사용할 수 있고, B2B 고객의 경우 증권사과 주로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증권사가 저희 서비스와 제휴를 맺고, 증권사 개인 고객들에게 스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스넥(SNEK) 앱은 어떤 기능들을 제공하나요?
저희는 크게 4가지 기능을 제공합니다.
개인화된 투자 자문 자산 관리의 핵심은 지금 돈을 어떻게 불릴 것인지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어떤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를 먼저 설정하고, 거기에 맞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주식 상황에 따라 목표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것이죠. 스넥은 투자자의 연령대, 주식/채권 비율, 주식 상황 등 개인의 자산 현황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언해 주는 것이죠.
위기관리 (Risk Management) 주가는 국제 정세, 경제 사건 등 다양한 글로벌 변수와 지표에 따라 움직이는데, 과거의 패턴을 분석해 보면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핵 이슈가 터질 때마다 영향을 받는 종목이 있고, 유가가 떨어짐에 따라 영향을 받았던 종목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들을 미리 찾아서, 그 패턴을 발현하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미리 알려주고 조언을 하는 것이죠. 이런 일은 컴퓨터가 정말 잘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심 종목 정보 실시간 업데이트 내가 관심 두고 있는 종목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샤오미와 계약을 하게 되었다는 공시가 떴다고 할 때 개인 투자자는 이러한 사실을 빠르게 입수하고 분석하기 힘듭니다. 사실 여러 종목의 수많은 뉴스와 정보를 개인이 일일이 트래킹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하지만, 스넥에선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변화를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해 줍니다
집단지성을 활용한 투자 전문가 플랫폼 현재 스넥 알파(SNEK Alpha)라는 서비스를 통해 꽤 많은 필진의 글을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산업 전문가, 전 현직 애널리스트, 투자자 출신 전문가 등이 속해 있으며, 다양한 종목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도출하기 힘든 정성적인 전문 의견과 인사이트를 집단지성으로 모으는 것이죠. 기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몇몇 주요 고객만 담당하고 주요 종목 500개 정도만 커버했다면, 스넥 알파의 필진은 훨씬 더 많은 투자자와 연결되고 더 많은 종목을 서비스할 수 있죠. 이렇게 투자 전문가와 투자자가 만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죠.
-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위버플의 핵심기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가 금융 검색 기술이고, 두 번째가 빅데이터 인프라 기술입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검색 기술 저희는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KOSPI, KOSDAQ 2천여 개 종목에 대한 최근 30년 치 시가, 종가, 거래량 등과 같은 주가 관련 데이터를 기본으로, 각 종목에 대한 뉴스, 공시, 블로그, 분석 리포트 등 다양한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를 위해 크롤러를 개발했고, 이들을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엔진을 구축했죠.
저희가 구축한 검색 기술이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 기술과 기본적으로는 유사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존 검색 기술은 얼마나 정확히 찾아내느냐가 중요하다면 저희는 찾아낸 결과로 무엇을 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에 대한 뉴스 검색 결과 자체보다는 이 뉴스 검색 결과와 주가 간에 어떤 연관성을 띄는지를 분석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죠. 이러한 과정이 모델링이고 저희 자체의 기술과 노하우로 다양한 모델을 이미 탑재해 놓은 상태입니다. 또한, 데이터를 잘 분석해 보면 회사들 간의 관계도를 자동으로 유추해 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어떤 회사의 주가 변동에 따라 어떤 회사가 영향을 받을지 예측할 수 있게 되죠. 또한 검색의 조건도 기존 검색과 다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기간에 북핵이라는 뉴스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몇 % 이상 급락한 종목을 찾을 수 있죠. 이를 위해선 인덱스된 텍스트 데이터와 주가 수치 데이터를 연계하여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지 맞춰주어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저희 핵심기술로 직접 개발한 부분들이죠.
빅데이터 인프라 기술 주로 오픈소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버는 아마존 EC2에서 돌아가고, SQS 서비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검색엔진은 루씬 기반의 ElasticSearch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요. 최근엔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부분이 중요해 지고 있어서 이쪽 기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트위터 스톰(Storm)을 고려했으나, 구조가 복잡해지는 것 같아, 최근엔 스파크(Spark)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또한 최근엔 InfluxDB와 같은 Time-series 데이터베이스도 시험해 보고 있습니다. 이상 징후 알람이나 최신 정보 실시간 업데이트를 위해선 점점 더 실시간 스트림 데이터 처리가 중요해질 것으로 같아요. 그래서 이를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어요.
- 자산 관리 분야 국내외 최신 트렌드는 어떤가요?
사실 자산 관리 분야에서 압도적인 1등은 미국입니다. 그만큼 트렌드도 앞서죠. 불과 10여 전부터 국내에 등장한 할인 증권사, 온라인 증권사가 미국의 경우 1970년대에 이미 나왔었죠. 작년에 우리나라에 나온 펀드 슈퍼마켓은 1990년대 벌써 미국에 등장했고요. 미국은 저희보다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20년 정도 앞서 있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을 보면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미래가 보이는데요. 미국에선 꽤 오랜 시간 동안 온라인으로 대중들에게 어떻게 자산 관리 조언을 해줄 것인가가 이슈였습니다. 자산 관리 조언을 해주는 기술 스타트업도 많이 발달했죠. 이런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핀테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렌딩클럽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죠. 하지만 자산 관리 분야에서는 아직 두드러지는 회사가 없으며 열심히 미국을 따라가고 있는 수준입니다. 저희도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고 있는데요, 금융 검색 엔진 기술 수준은 많이 따라갔다고 생각합니다.
- 경쟁사가 있다면?
국내에는 없는 것 같고요. 해외에는 웰스프론트(Wealthfront), 켄쇼(Kensho)와 같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기업들은 저희와 조금 다릅니다. 미국의 경우 조언과 함께 주식 구매와 같은 운용도 함께 하는 게 대다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러기에는 제약이 많죠. 그래도 기술적으로 비슷한 기업을 꼽으라면 켄쇼가 가장 비슷한 것 같습니다. 검색 기반으로 현재 시장에 대한 종목별 진단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 향후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예정인가요?
궁극적으로 저희가 하고 싶은 것은 스넥을 PB처럼 만드는 것입니다. 직접 PB를 만나 자연스레 질문하듯 정말 궁금한 것을 스넥에게 물어볼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사실 단순 키워드 검색은 한계가 있죠. 예를 들어 북핵을 검색한다 해도 사용자는 북핵의 영향을 받는 종목일 수도 있고 받지 않은 종목을 알고 싶을 수도 있죠. 더 자세하게는 ‘북핵 사건 당시 몇 % 이상 주가가 빠진 것’ 등을 알고 싶을 수도 있고요. 이러한 질의를 자연어로 쉽게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는데, 먼 이야기긴 합니다. (웃음)
저희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기술 개발은 각종 이벤트와 주가 움직임의 연관을 지어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1980년대부터의 자료를 갖고 있는데요. 이벤트와 주가의 연관성을 정리하기 위해 일 단위의 자료를 시간, 분 단위로 쌓으려고 합니다. 개발은 거의 마무리 된 상태고요. 이런 기반이 마련되면 앞으로 자료 사이의 연관성도 쌓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 핫이슈인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결국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미래를 얼마나 잘 예측해 내는 것이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딥러닝이 좋은 해결책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비즈니스 측면에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사실 할 수 있는 것은 많아요. 지금 주식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펀드, 채권 등도 다룰 수 있습니다. 주식 관련 서비스긴 하지만 수집된 데이터와 분석 등 기술적 모델은 다 기업 중심이기 때문에 기업과 관련된 금융 상품들로 범위를 늘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 나중에 더 넓힐 수 있는 분야로 투자 관련 조언 이후의 액션입니다. 투자 관련 조언을 받고 나면 거래가 일어나겠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시장은 당연히 자문과 거래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웰스프론트도 소프트웨어 기반 벤처로 시작해서 운용사로 발전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아직 우리나라에는 금융 제약 등 선결과제가 많긴 합니다.
올해 계획을 얘기해보자면 스넥의 웹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스넥 모바일 앱도 큰 개편을 앞두고 있고요. 또 하나의 목표가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네 나라 중 한 곳은 꼭 진출하는 것입니다. 기술 기반이라 오히려 더 쉽게 진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테크 스타트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테크 기반으로 프레임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어요. 테크 기반의 마인드는 접근방식이 아예 다르더군요. 예를 들어 국내 여러 기업은 기술적 이슈가 발생해도 그것을 해결하기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다른 기능을 추가해 또 상품을 내놓곤 합니다. 하지만 테크 기반이라면 기술 개발 중 작은 이슈라도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쉬운 길을 택하면 꼭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되더군요. 개발자들은 이런 것을 부채 또는 빚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웃음) 빚이 계속 커지다 보면 손 써 볼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고, 결국 테크 스타트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잃게 되죠. 이런 것들을 일하며 직접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고 의사결정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기본 전제는 리소스의 부족입니다. 리소스가 부족한 상태에서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둘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때 테크 스타트업의 마인드는 달라야 하는 것 같습니다.
또 테크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기술력이 있다 보니 유혹적인 여러 제안이 들어옵니다. 예를 들어 저희에게도 터키에서 메신저 사업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비전과 목표가 확실해야 하고, 이를 팀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흔들리게 되고 일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영향을 받게 되죠.
-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이 보는 위버플은?
위버플은 핀테크 분야에서도 자산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선 매우 핫한 분야입니다. 특히, 주식과 같이 수많은 정보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는 자산의 경우 인간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며 점점 기계적인 도움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컴퓨터에 의한 알고리즘 투자가 대세로 자리 잡는걸 보면 알 수 있죠. 그래서 위버플의 서비스는 시기적으로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투자 결정에 영향을 주면서 그 결과를 다시 학습시킨다면, 매우 강력한 투자 결정 모델이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그리고 금융 검색 엔진의 경우 내부적인 용도 외에 외부로 오픈하여 플랫폼 서비스로 확장할 가능성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