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치 않은 한국시장, 왜 우버는 안되고 에어비앤비는 될까?
2015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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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유경제 스타트업의 투톱이 있다면 단연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다. 우버는 지난 2월 있었던 가장 최근의 투자 라운드에서 4백억 달러(한화 약 44조 원)를 인정받으며 공룡 스타트업이 됐다. 이렇게 큰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세계 각국의 시장으로 진출계획을 실현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의 시장에서 서비스를 해나가고 있는 우버에게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 있으니 바로 한국이다.

택시 관계자와 이해관계가 얽히고 서울시의 우버 포상금 제도 '우파라치'까지, 쉽지 않은 장애물을 맞닥뜨려오던 우버는 운전자의 벌금을 대신 내주고 우버엑스를 무료로 서비스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운전자와 승객의 마음을 모두 사나 싶던 찰나, 우버는 돌연 한국 시장에서의 우버 서비스 중단을 알려온다.

우버의 정책전략 부사장 데이비드 플루트(David Plouffe)가 전격 방한해 직접 기자회견을 가지며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결국 한국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또한 우버 한국 지사장은 형사 입건됐으며 우버 CEO인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도 한국에 들어오면 경찰서부터 방문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관련 기사 : “서울시에서 우버엑스 서비스 전면 중단” 우버, 이렇게 서울에서 물러나나?)

우버와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이는 스타트업이 있으니 바로 에어비앤비다.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의 대명사인 에어비앤비도 일찌감치 한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우버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한국에서 조용히 순항 중이다.

에어비앤비도 숙박업이라는 장르만 다르지 그 비즈니스모델은 우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식 숙박업으로 등록절차도 없으며 세금도 한 푼 안 낸다. 맘만 먹으면 탈세의 메카로 활용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렇다면 같은 규제 아래 비슷한 시장에서 왜 우버는 안되고 에어비앤비는 되는 것일까?

먼저 한국 업계의 반응이 판이했다. 우버는 택시 업계의 혁신이고 에어비앤비는 숙박업계의 혁신이다. 우버를 맞닥뜨린 택시 업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결사반대’였다. 우버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호텔 앞에는 택시 관계자들이 우버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반해 에어비앤비를 접한 숙박업체들은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다. 민박 등 숙박업자들이 에어비앤비를 적극 활용했고 이제는 에어비앤비에서 많은 부분이 이런 전문 업체여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한 시장이 두 가지 반응을 보인 것은 두 스타트업의 태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버는 ‘밀어붙이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중국, 인도 등에서도 물량공세로 시장을 잠식해간다. 우리나라에서도 100만 원에 달하는 '우파라치' 벌금을 대신 내주고 승객들에게 무료로 우버엑스를 서비스했다. 후에 우버는 택시업 종사자에게도 이익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애썼지만 이미 택시업계의 마음은 떠났을 때였다.

이에 반해 에어비앤비는 ‘환대정신’으로 호스트를 모집했다. 환대정신(Hospitality)이란 ‘호스트가 게스트를 환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호스트를 환대해야 한다’는 에어비앤비의 콘셉트다. 이런 대우를 받으며 호스트는 실질적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커뮤니티에 들어온다고 느끼는 것이다.

세계의 주도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는 설이 있다. 과거 부흥을 누렸던 유럽과 세계 대전 이후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이제 그 주도권은 미국을 지나 태평양 건너 미국의 서쪽,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세계의 스타트업이 아시아로 화살표를 겨누고 있다.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은 탐나는 시장이다. 특히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고 많은 인구가 몰집돼 있는 서울은 아시아를 노리는 기업에게 본격적 진출에 앞서 시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춘 도시다. 하지만 서울은 결코 녹록치 않은 시장인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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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미 타카하시 우버 일본 총괄

오는 5월 14일 15일, 양일간 개최되는 비글로벌 서울 2015(beGLOBAL SEOUL 2015)에서 한국 시장을 노리는 두 스타트업이 만난다. 마사미 타카하시(Masami Takahashi) 우버 일본 총괄과 이준규 에어비앤비 한국 대표가 글로벌 스타트업의 아시아 시장과 한국 시장의 진출에 대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며 겪은 우여곡절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할 수 밖에 없는 미국 스타트업을 이해하고 역으로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이들의 시장에 진입할 때 겪을 일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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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규 에어비앤비 한국 대표

여기에 정도일 앱애니(App Annie) 정도일 한국 지사장까지 가세한다. 앱애니는 실리콘밸리의 모바일 앱 분석 스타트업으로 세계 앱시장의 표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정도일 지사장은 앱애니가 가지고 있는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시의 전략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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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일 앱애니 한국 지사장

 사진 출처 : GQ Japan, Z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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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기자 (20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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