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행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해볼 수 있다.
- 여행지, 여행수단, 교통일정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수집
- 최근에 열리고 있는 지역 축제나 지금 먹어봐야 하는 현지 음식 등 ‘생생한’ 정보 수집
- 루트에 따라 기록한 ‘개인화’된 여행지 데이터 생성
연고지가 없는 낯선 곳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을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1, 2 는 수집의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수집하고자 하는 여행정보는 책, 블로그, 여행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들로, 정제화되지 않은 콘텐츠 속에서 자신의 여행 일정에 맞는 정보만을 쏙 빼서 여행수첩을 만들어나간다.
반면 3은 ‘큐레이션’의 최종 단계라 볼 수 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과거를 다시 재조립해나가는 과정이다. 직접 콘텐츠 생산자가 되어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여행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작가’가 되기도 한다.
앞의 1, 2는 정보의 재가공의 과정이라면, 3은 과거를 통해 추억을 공정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1, 2는 타인의 경험과 정보를 토대로 무형의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3은 유형의 개인화된 콘텐츠를 모아 유의미한 스토리를 입히는 최종 공정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만들어놓은 데이터를 통해 ‘현재의 나는 누구인가?’를 증명하는 길이기 때문에 서비스 플랫폼을 선정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 내가 어떤 여행지를 갔는지를 나열할 수 있을까?
- 사진, 텍스트,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를 한눈에 모아볼 수 있는 앨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앨범 자체만으로도 가족, 친구 그리고 지인들과 공유해볼 수 있을까?
- 모바일과 웹에 구애받지 않는 서비스인가?
- 서비스가 죽지 않고 영원할 수 있을까?(적어도 내가 죽기 전까지는 계속 시행되어야만 한다.)
3번 프로세스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할 때, 그리고 위에 나열한 5개의 항목을 적절하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찾고자 한다면 Tripvi는 당신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여행 앨범을 선사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Tripvi가 제시하는 매력 포인트
지금까지는 가장 많은 친구가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폴더를 만들고, 사진을 올린 뒤 친구와 장소를 태깅하여 여행지 사진과 간단한 느낌을 관리하는 것뿐이었다. 여행에 돌아와 노곤한 몸으로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기에, 멀티미디어를 조합하여 나만의 에세이를 만드는 것은 ‘고단하고 힘든 일’이며, ‘쓸데없이 과거에 연연하기’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러던 차에 Tripvi와 같은 서비스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해 묶은 질문에 대한 깔끔한 정답을 제시한다.
사실 여행 기록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동선에 따른 추억을 기록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이미 여행을 다 마치고 난 상태에서 이를 기록하는 것은 기록의 ‘시의성’이라는 주제와 부합하지 않는다.
Tripvi는 사진을 찍은 대로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여행 동선을 그려나갈 수 있다. 물론 GPS를 켜두지 않은 상태라면 수동 입력도 가능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여행 동선 데이터는 소유물로 인식되는 매체로 작용하며 동시에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하나의 패턴이 되는 것이다.
사진뿐만 아니라 당시에 보고 느꼈던 느낌마저도 여행의 기억에 해당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진 단위로 기록되는 플랫폼에서 확장되어 동선별, 그리고 여행 컨셉별로 사진과 글을 자동으로 모아볼 수 있는 Tripvi는 솔루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늘 안고 있던 사진 공유 이슈나 여행지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려는 욕구를 풀 수 있는 근원적인 서비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한, 터치 한 번으로 동선에 따라 올린 사진들을 멋진 여행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 콘텐츠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를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비디오 영상에 대한 대단한 편집 능력이 없어도 One Source Multy Use(OSMU)를 만족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에서 생산한 여행 앨범은 태블릿, 웹 페이지를 통해 널찍한 화면에서도 리뷰가 가능하다. 현장감 있는 기록과 수집은 모바일 앱을 통해, 추억의 감상에 젖는 것은 널찍한 화면을 통해 소비할 수 있다.
타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은 궁금하지 않다.
여행의 기억에 기록을 남기고, 감성과 추억을 입히는 서비스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이 서비스는 여행이라는 관심사를 기점으로 모인 사람들의 여행/사진/장소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극히 고객으로서 서비스를 둘러보았을 때 후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
여행 플래너와 여행자가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법은 같을 수 없다. 정보를 위한 콘텐츠와 기록을 위한 콘텐츠는 질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신뢰성에서도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에디터와 정보 제공자가 따로 있는 이유는 표준화된 콘텐츠에 객관성과 정보성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서이다. 포맷이 일관되지 않으면 콘텐츠는 방향성과 힘을 잃게 되고, 이 때문에 콘텐츠를 접하는 이들은 콘텐츠를 더는 신뢰하지 않는다.
일반 여행자들의 여행 스토리를 통해 여행 정보를 딱히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타인의 지극적인 사생활이 재미있을 리가 만무하다. 사진과 동선이라는 정보를 조합하여 어떤 정보를 취합해야 하는지 객관적인 기준이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여행 일지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SNS플랫폼 쪽보다는 여행 앨범, 여행 일기 등을 더 잘 작성할 수 있으며, 여행 데이터 간의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솔루션 마켓을 뚫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디오’라는 포맷을 통해 추억과 감성을 입히는 쉐이커 미디어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방대해서 더 손댈 수 없는 여행 데이터 간의 관계를 손쉽게 재정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원하는 니즈를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궁극적으로는 사용자가 만든 여행 로그 자체가 유통될 수 있는 선순환 플랫폼에 최종적으로 도달되어야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 전에 새로운 프로덕트를 제대로 인식하여 올바른 콘텐츠가 양산될 수 있는 ‘고객획득비용’을 생각해봤을 때에는 소셜 기능보다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여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동시에 솔루션으로 부상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나 싶다.
beSUCCESS 이수경 기자 | culnityou@besucc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