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운영사
팁스에서 중요한 존재 중 하나가 바로 운영사다. 운영사는 창업팀이 팁스(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TIPS)에 선정되어 지원받을 수 있게 단순히 운영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창업팀에 직접 투자(1억 원 내외)를 해야 하며, 동시에 인큐베이팅과 엑설러레이팅에 힘써야 하며 팁스에 선정될 수 있게끔 창업팀 대신 발표까지 해야 한다. 각각의 운영사는 전문 투자 분야는 물론 강점을 지닌 분야를 형성하고 있지만, 다년간의 팁스 경험이 있다고 해도 투자 회수의 확률을 높거나, 뛰어난 운영을 선보이기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프라이머(Primer)는 팁스가 시작된 2013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팁스 운영사 중 하나다. 국내 최초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 2010년 1월 설립된 프라이머는 권도균 대표를 필두로 국내외에 IPO 또는 회사를 매각해본 경험이 있는 한국의 1세대 벤처 창업가들로 구성되어있으며, 2010년 프라이머 시즌 1로 시작해 현재 시즌 4가 진행 중이다. 엔젤 투자 및 인큐베이팅, 스타트업 멘토링 및 교육 프로그램 엔턴십(Enternship), 프라이머 포트폴리오 기업의 쇼케이스 무대인 데모데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팁스 운영사로서 프라이머는 어떤 곳일까?
#운영사, 창업팀을 대신해 심사위원 앞에 서다
프라이머라고 해서 팁스 운영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팁스는 운영사 입장에서도 지원서 작성이 힘든 편이고,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팁스라는 또 다른 투자를 받기 위해 운영사 스스로가 창업팀이 되어 발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는 팁스의 가장 큰 특이점으로 운영사가 창업자만큼 창업팀과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직접 발표를 해야 하는 운영사 대표들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으며, 운영사와 창업팀 쌍방이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투자는 창업팀이 지원서 작성을 완료하면 운영사가 판단해서 평가하고 투자를 선택하는 반면, 팁스는 운영사와 창업팀이 같이 한 팀이 되어 운영사가 초기 투자한 창업팀이 팁스에 선정될 수 있도록 운영사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창업팀을 지원해줘야만 한다. 그러므로 운영사는 팁스에 지원하는 창업팀 선발에 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팁스는 기술력 있는 초기 창업팀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일구어 갈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전문 운영사의 높은 안목과 기술에 대한 이해로 선발된 창업팀에게 엔젤투자와 연구·개발(R&D)자금 뿐만 아니라 해외 마케팅, 엔젤매칭펀드 등 다양한 기회로 연결된다. 이는 운영사에 자금 회수나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 아닌 팁스를 통해 기술의 고도화와 산업의 혁신을 끌어낼 수 있는 동기이자 보람이 된다.
이미지 출처: 프라이머 홈페이지
#투자를 결정하는데 열흘이면 충분하다
프라이머는 일반적으로 투자 결정을 하는 데 열흘 이내의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성공창업자가 투자하고 또 함께 도와주는 것이 규칙이며, 투자 파트너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일반적인 투자심의위원회 등의 제도 없이 곧장 함께 검토하고 토론하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토록 가볍고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프라이머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프라이머가 운영사인 만화·애니메이션 빅데이터 기업 라프텔(Laftel, 김범준 대표)의 경우, 2016년 마지막 선발을 두 주 앞두고 필사적으로 지원했는데, 다른 보통의 팀은 한 달에서 한 달 반이 걸리는 작업을 열흘 만에 해냈다고 한다. (이전 기사 참조) 이 열흘 내에는 투자계약서, 과제 페이퍼, 요건 검토, 재무 파악 등 모든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보통 ‘2주가 걸려 힘들었다’ 하는 팀은 대부분 페이퍼를 쓰는 시간이 오롯이 2주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투자 포함해서 열흘이면 정말 놀라운 속도다)
프라이머 홍영주 매니저는 라프텔과 지원 과정을 회상하며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재무상태가 변경되고 해가 지나면 바뀌는 것들이 있어서 그때 지원했던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프라이머 페이스북 페이지
#프라이머의 사명
프라이머는 국내 최초의 엑셀러레이터답게 창업자가 대단히 어리거나(젊거나), 극초기 단계의 창업팀에 투자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프라이머의 사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고 큰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성공을 돕는다.
창업한 지 채 1년이 안 된 팀은 인적 자본 자체가 적은 상태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야 하므로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이 있음을 프라이머는 잘 알고 있다. 프라이머의 사명과 연결시켜보면 프라이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창업 아이템이나 기술보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프라이머 홍영주 매니저는
프라이머는 항상 창업가들과 끝까지 갑니다.
라고 여러 번 말했다. 엑싯(Exit)을 했거나, 프라이머를 떠나서도 프라이머와 인연이 있었던 창업가는 언제, 어디서든지 끝까지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프라이머 입구에 있는 벽화, 김보미 작가의 'Viva La Vida' 앞의 홍영주 매니저
#Viva La Vida (창업가) 인생이여 만세
판교에 위치한 프라이머 사무실에 들어가면 들어가자마자 그림 하나를 만날 수 있다. 프라이머의 판교 인큐베이팅 오피스 오픈에 맞춰 작업한 아트월 프로젝트로 김보미 작가의 “Viva La Vida”라는 작품이다.
김보미 작가는 이 그림에 “경쟁사회에 살아가는 인생이란 때론 치열하고 버거운 듯 보이지만 스포츠 선수가 경기를 위해 매일 단련하듯 순간에 충실하며 하고 싶은 일, 즐겁게 매진할 수 있는 일을 사람들 스스로가 찾아냈으면 한다”는 코멘트를 남긴 바 있다.
이 작품은 권도균 대표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그림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림을 직접 의뢰한 권도균 대표가 ‘즐겁게 매진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창업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들린다. (창업가) 인생이여 만세, Viva La Vida
관련 링크:
팁스 공식 홈페이지 www.jointips.or.kr
중소기업청 www.smba.go.kr
K-스타트업 www.k-startup.go.kr
중기청 R&D 관리 시스템 www.smtech.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