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라프텔 홈페이지
#라프텔하자
라프텔*(Laftel, 대표 김범준)은 누가 봐도 덕후들, 정확히는 웹툰과 만화,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하지만 한국에 없던 서비스였기에, 우리(?)는 이런 서비스를 진심으로 기다려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을 덕력만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이뤄낼 수는 없는 법.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두 시장에 관한 분석과 서비스를 구성하기 위한 기술, 그리고 실제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각종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단순하게 보면 ‘하나씩 해결하면 될 일이잖아?’ 싶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어떻게 그렇게 쉬울 수가 있을까.
(*라프텔의 뜻: 덕력을 측정하는 곳,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위대한 항로의 마지막 종착지, 도달하기 어려운 곳이며 각종 수수께끼가 담겨있다.)
(**라이트노벨: 10대의 젊은이들이 즐겨보는 주로 애니메이션 풍의 삽화나 많은 회화체가 특징인 가볍게 읽는 소설-산세이도 가타카나어 사전 제3판)
길게 이야기할 것도 없지만, 한국 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작지만 뚜렷하게 존재한다. 이는 라프텔만 봐도 알수 있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만화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라프텔은 만화·애니메이션 빅데이터 기업이다.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SNS 콘텐츠를 제작하여 소통하기도하고, 다른 작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서비스 기술 개발과 운영에 한창인 라프텔은 2016년 12월 팁스에 선발되어 이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넷플릭스하자'가 영화를 집에서 감상하며 쉬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Netflix and chill), ‘라프텔하자'라는 표현을 쓰이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라프텔 사무실에 가면 이런 걸 볼 수 있다.
#라프텔의 긴박했던 팁스(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TIPS)준비 과정
라프텔은 보기 드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단시간 내에 팁스 지원 준비를 했다. 준비하다 보니, 이번엔 당장 합격보다는 다음 도전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속도로 운영사 프라이머(Primer, 대표 권도균)와 함께 투자부터 팁스 지원 준비까지 해냈다. 고작 열흘 만에 이뤄진 일이다. 그 열흘은 단순히 발표 준비를 위한 시간에만 쏟은 것이 아니라, 가장 첫 단계(그러니까 운영사와의 접촉 이후)부터 팁스 대면 평가 발표하는 것까지 열흘 만에 준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프텔은 프라이머가 IT 쪽으로 강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의사결정이 빠른 투자사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을 뵙고, 이틀 후 미국의 파트너와 스카이프 미팅을 한 뒤, 그날 저녁에 바로 투자가 확정되었으며 다음 날부터 팁스 지원 작업을 착수했다고 한다. 단 며칠 만에 결정이 났으며, 실로 놀라운 속도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프라이머가 워낙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것도 있지만, 라프텔에게 그만큼 팁스가 간절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력을 쌓고 있는 라프텔의 김범준 대표
일주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었어요. 이번에 신청해도 되고 아예 다음에 신청해도 된다. 시간이 없는데 어설프게 지원하면 다음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 잘 고민해보라고 (운영사가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사실 스타트업에게 큰 자산 중 하나가 바로 시간이잖아요. 저희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빠듯할 것 같긴 한데, 이번에 팁스가 된다면 우리는 일주일만을 집중적으로 할애해서 온전히 쏟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미뤄지는 것 역시 결과적으로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 같아서, 기왕 칼 뽑은 김에 해보자고 했죠. 그리고 일주일 동안 거의 밤을 샜어요. 한 팀원은 얼굴에 화상이 생겼는데, 병원에 가는 걸 포기하고 작업을 했어요. 그렇게 서류를 완성했고,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죠. 다행이죠.-김범준 대표
우리가 인터뷰한 팁스 창업팀 대부분은, 팁스 지원 과정은 운영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운영사와 함께 지원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발표도 운영사에서 대신하므로 서로에 대한 이해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라프텔의 경우에도 운영사인 프라이머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하였으며, 그러다 보니 주말 미팅은 물론 밤중에도 전화 통화를 장시간 하고는 했다. 라프텔은 프라이머를 통해 팁스 전반에 걸친 서류 수정, 제출 증명서, 제한사항, 발표의 방향 등에 관해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이미지 출처: 라프텔 홈페이지
#라프텔과 프라이머, 그리고 팁스
운영사인 프라이머는 창업을 처음 하는 라프텔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것은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고민도 해결해주고 있었다. 사실 라프텔이 있는 연세대는 프라이머가 협약을 맺은 공간은 아니다. 라프텔에는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분이 있다. 프라이머가 위치한 판교 공간은 계단이 많고 경사가 있어 옮기는 것보다 창업 이전부터 머물던 연세대가 여러모로 편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프라이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세대를 보육공간으로 쓰고 있는 케이벤처그룹에 별도로 도움을 청해주었다. 회사의 위치, 보육 공간은 제공은 어떤 기업에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큰 자산인 라프텔과 같은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라프텔은 프라이머와 케이그룹벤처 그리고 연세대에 고마워하고 있다.
라프텔은 운영사인 프라이머에게 라프텔의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라프텔 스스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확신과 비전이 있었고, 운영사를 통해 시장 상황에 관한 냉철한 판단력은 물론 씬(scene)에 관한 애정까지도 느꼈다고 김범준 대표는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업가는 투자자를 설득하고, 투자자는 창업가의 기술력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팁스는 제도적으로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분들이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팁스에 선정된 팀들은 기술력에 대해 공신력을 다소 확보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이 팁스에 선정된 이후 투자 유치를 받는 데 큰 도움을 준 것 같아요.(라프텔은 2017년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와 프라이머로 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김범준 대표
라프텔은 팁스에 선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2016년 11월), 앞으로 하고 싶은 바가 뚜렷한 회사으며, 라프텔에게 일은 좋아하는 것에 관하여 즐겁게 덕질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끝으로 라프텔은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구하는 중이라고 하니, 본인의 덕질과 능력이 일치한다면 어서 지원해보자. 추가로 라프텔의 사내문화는 매우 수평적이라고 한다. 서로를 이름과 직책 대신 코드네임(?)으로 부르고, 무의식적으로 작용할 권력관계를 피하고자 나이, 직책에 상관없이 말을 놓는 것을 인터뷰 때 확인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덕후들의 '꿈의 종착지' 라프텔로!
이미지 출처: 라프텔 홈페이지
관련 링크:
팁스 공식 홈페이지 www.jointips.or.kr
중소기업청 www.smba.go.kr
K-스타트업 www.k-startup.go.kr
중기청 R&D 관리 시스템 www.smtech.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