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2월에 개최된 소치 올림픽의 다른 이름이 있었으니 바로 ‘틴더 올림픽(Tinder Olympic)’이다.
미국의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 제이미 앤더슨(Jamie Anderson)은 한 인터뷰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틴더로 근처에 머물고 있는 이성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이후 제이미 앤더슨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빌리지에서 틴더를 사용해 '제 2의 올림픽'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치 올림픽이 이른바 '틴더 올림픽'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다.
틴더가 홀린 것은 소치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몇년 전부터 불어온 미국 온라인 데이트 열풍의 중심에는 틴더(Tinder)가 있다. 물론 틴더 이전에도 매치닷컴(Match.com), OK큐피트(OKCupid), 힌지(Hinge) 등의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는 있었지만 틴더만큼의 선풍적 인기를 가진 서비스는 없었다.
틴더는 2013년 7월 출시된 이래로 고속성장을 거듭해왔으며, 딱 한 주를 제외하고 미국 앱스토어의 랭킹 톱 250에 항상 올랐다. 2013년의 월별 액티브 사용자 수가 전년대비 3배 성장하면서, 틴더는 테크크런치 크런치스 어워드(Crunchies Awards)의 2013년 베스트 뉴 스타트업(Best New Startup 2013)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틴더의 위상은 상상 이상이다. 처음 대학가를 타깃으로 하던 틴더의 사용자는 90%가 18세에서 24세 사이였지만, 지금은 전 연령대로 확장됐다. 뿐만 아니라 틴더는 전세계 25개 언어로 출시됐으며 뉴질랜드, 호주, 덴마크, 영국 등을 기점으로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다. 틴더는 지난해 말 전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사용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말에는 1억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도 매일 2천1백만 커플의 만남이 성사되고 있다.
이에 업무시간에 틴더를 사용하는 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으며 앞으로 ‘중매쟁이’도 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가히 ‘틴더 현상(Tinder Phenomenon)’이라 명명할만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온라인 데이트가 음성적인 문화로 여겨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점차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만남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틴더의 공동 창업자이자 부사장인 조나단 바딘(Jonathan Badeen)은 “틴더도 처음에는 길거리 여자들을 위한 앱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고, 여자들은 틴더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리기 꺼리도 했지만 이제는 이런 사회적 인식이 변해가고있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의 차이는 성사된 커플 수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봄, 10억 매치를 기록한 틴더는 이제 60억을 넘는 매치를 기록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아서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는 복잡한 일련의 과정들을 손가락 하나로 간단히 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과정이 전혀 관계가 없던 사람과 온라인에서 이뤄지니 신경 쓸 일도 줄어들고 상처도 덜 받는다. 틴더는 미국에 패스트 어덜트 데이트(Fast Adult Date)라는 새로운 데이트 장르를 만들어냈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쥐고 좌우로 스와프하면 끊임없이 주변에 있는 이성을 보여주는 쉬운 사용방법에 사람들은 틴더를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하게 됐다. 마치 한 때 유행했던 이상형 월드컵처럼 말이다. 실제로 틴더를 게임 폴더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온라인 데이팅을 망설이던 사람들도 큰 부담 없이 틴더 사용자가 됐다.
물론 남녀 간의 만남이 너무 가벼워지고 피상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틴더를 통해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의 외모 뿐이기에 결국 하룻밤 즐길 수 있는 상대를 찾는 앱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는다. 이에 조나단 바딘은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날 때도 내 정보를 이마에 붙이고 다니지는 않는다”며 “실제 세상에서도 처음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외모고 그 이후 대화를 하며 서로 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틴더의 공동 창업자이자 부사장인 조나단 바딘(Jonathan Badeen)은 ‘오른쪽으로 스와프하기’의 창조자(The inventor of ‘wipe right’)다. 조나단 바딘은 실리콘 밸리에서 프론트 엔드 앱 개발과 디자인 일을 하던 중 인큐베이터인 해치 랩(Hatch Lab)에서 틴더의 공동창업자인 션 라드(Sean Rad)를 만나 틴더를 창업했다.
소치와 미국을 물들이고 글로벌 시장을 넘보는 틴더의 주역인 조나단 바딘이 오늘 5월 14, 15일 양일간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개최되는 비글로벌 서울 2015(beGLOBAL SEOUL 2015)에 연사로 참석한다. 틴더 탄생 후기와 디자인, 개발에 걸친 조나단 바딘의 생생한 이야기를 비글로벌 서울 2015에서 들어보자.
사진 출처 : canada.com, Business Insider, Kendrick Brin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