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전반적인 스타트업의 운영을 위한 조언을 얻기는 쉽다. 예를 들면 내부적인 구조 및 체계 확립, 최소 수량의 실행 가능 제품 생산, 투자자와의 협상 그리고 회사의 exit 등 이론적인 도움을 받을 수단은 많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기업가적인 삶에 대한 가르침’이야 말로 더 많은 창업가에게 간절하다. 기업가적인 삶은 사실상 정해져 있지 않다. 그리고 회사, 창업가, 시장은 아주 남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창업가 다운 창업가’는 이시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대세를 명확하게 볼 줄 알고, 험한 길이겠지만 자신의 두둑한 배짱을 믿고, 고리타분한 일상 업무를 초월해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기쁘고 만족스러운지 알고 있다. 조금 더 가파를지 모르지만 이러한 기업가적인 삶을 사는 창업가에게는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 앞서 언급한 성격이 창업가의 필요 조건이라면, 이것이 그들을 성공시키기에 충분할까?
기업가 정신 관련 유명 저서 Zen Entrepreneurship의 저자 Rizwan Virk(리즈완 버크)는 이에 NO라고 답했다. 자신의 진정한 성장 길에 대해 고민한 그는 스타트업을 할지, 포기할지도 결정하지 못한 혼란기에 빠졌었다. 지금은 유명한 투자자의 면모를 갖춘 그에게도 고비와 많은 고민거리가 있었다. Zen Entrepreneurship에 언급된 Virk의 레슨은 그가 그 혼란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 몇가지 레슨을 전하고자 한다.
침착하게, 그리고 명확히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이 여러 위험성을 안고 가는 것과 같으므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사소한 구멍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하고 하루에도 몇십 번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사무실을 떠나 명석한 두뇌 재개에 힘쓰기를 강력히 권한다. 미국 동부에서는 요가를 많이 즐긴다. 요가의 실무적인 이점은 집중력, 침착성, 그리고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에 따른 감정 조절의 유연함 또한 주어진다. 이 모든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인식’이다.
요가 전통에서 사람의 몸은 여러 투명한 칼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일상생활 혹은 업무 환경 속의 스트레스 탓에 이 칼집들은 자신의 결점으로 채워진다. 몸속은 빛이 투과할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해지고, 결국 자신의 행동을 명확히 바라보는 능력을 상실한다.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에 발목이 잡힌다. 체력 소모가 필요한 운동과는 다르게, 요가는 이런 칼집을 말끔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바람막이 창문의 먼지를 닦는다고 생각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즉 요가를 통해 삶의 일어나는 일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높은 집중력을 얻을 수 있다.
창업가들은 투자자, 동료, 자문, 그리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고객을 설득하기에 바쁘다. 그러다 보니 늦게서야 시장의 근본적인 현실에 대해 깨닫는다. 실리콘밸리에는 비슷한 이유로 실패한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다룬 블로그가 많다. 상품이 시장과 잘 맞을지, 어떤 반응을 유도할지를 미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앞서 고민하기보다는, 지금 시장의 대세를 파악하는 것이 급급하다. 그 후 일의 진행은 시장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창업가로서의 나
여러 회사를 시작하고 몇십 명이 족히 넘는 창업가에게 투자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창업가, 자신의 성격이 스타트업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자신의 특성은 스타트업의 방향을 정하는 데에 어느 정도 역할이 있다.
한 멘토가 나를 ‘새롭고 흥미로운 무언가를 항상 찾지만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는 바람에, 하는 일에 비해 성취가 적다’고 표현한 적 있다. 맡은 일의 많아 그 중 일부분을 포기하곤 했다. 자신의 일하는 특성 혹은 패턴은 최소한 3번의 반복이 있어야 명확해진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 대학생 시절, 그리고 학교 졸업 후 첫 스타트업을 하면서 그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첫 스타트업은 급속도로 성장하여 투자금을 유치하기에 충분한 성과를 보였지만, 일하는 패턴이 점점 악화하였고 좋아질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Acting vs Singing’(미국 할리우드에서 유래되었는데 배우들은 가수가 되고 싶어하고, 가수들은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것을 의미)이슈가 더 확고해진 것이다. 상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되고 싶은지, 서비스 개발을 주로 하는 회사가 되고 싶은지 결정을 하지 못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결과는 형편없었다. 성공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서는, 무의식적으로 돌아가고 있을 회사의 패턴이 곧 회사를 이끄는 작은 원동력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던 내 지인의 경우, 자신의 환경과 처한 상황이 비슷하여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하기를 선호했다. Honeymoon period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 시기에는 보통 사람을 만나면 함께 일하면서 웬만하면 싫은 소리는 안하게 된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견 취합에도 거의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언제든 여러 가지 결정 중 한 가지는 잘 안되기 마련이고, 새로 합류한 창업가를 탓했다. 서로에게 악감정이 생겼고, 그들의 관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불신으로 바뀌었다.
오래된 중국 속담에서 이렇게 말한다. “용을 무시하면 그 용이 당신을 잡아먹을 것이다. 용에게 맞서면 그 용은 당신을 물리칠 것이다. 용에 올라타는 법을 배우면 용의 세력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의 패턴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잠재력을 인식하고 활용 할줄 알자.
직관적으로 단서 찾기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자신의 직관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직감 혹은 우연이 복잡한 상황에 갇힌 나를 구해내 성공 길에 가까운 곳으로 인도하는 때도 있다. 이는 ‘직감적인 단서’라고도 불린다. 보물찾기나 수수께끼처럼 단서를 주는 것은 단 한 번뿐이고 이를 인식해내는 것은 자신의 재량이다. 단서들을 모아 큰 패턴을 만드는 것도 개인의 능력이다.
몇 년 전, XML컨텐츠 관리하는 회사를 시작할 때 딱히 떠오르는 회사명을 찾지 못해 고민한 적 있다. 부모님 뵈러 미시간에 가는 길에 앤 아버(미국 Michigan 주 동남부의 도시) 주변 I-94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한 빌딩의 이름이 Arbortext였다. 빌딩 이름을 보았을 때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마치 데자뷰 처럼. 이유 없이.
이 이상한 감정을 단서로 삼고, 회사명 고르는 고민 따위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rbortext의 설립자는 그들의 대학이 위치한 도시 이름을 이용해 회사명을 정했다. 우리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였다. 그리하여 만든 회사명은 ‘CambridgeDocs’이다.
그 후, 더 많은 일이 생겼다. Arbortext에 대해 더 알아보았고 우리와 다루는 분야가 비슷함을 깨달았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Arbortext는 우리의 중요한 고객이 되었고, 아직 큰 성장이 필요한 우리 스타트업에 큰 신뢰를 주었다. 내 이상한 직감에 따라 많은 일이 성사 되었다.
많은 투자자가 투자 결정을 할 시에도 그들이 느끼는바, 직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는 파트너로부터 좋은 투자결정이었다는 동의를 얻기 위해 타당한 근거를 내세운다고 한다.
작은 점을 모아 큰 패턴 만들기
사소한 직감만으로 큰 패턴을 형성하기까지 몇 년은 족히 걸린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 수업을 그만두고 캘리그라피에 푹 빠져 살았던 과거가 있다. 그가 첫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할 때만 해도 어떤 업적을 이루어 낼지는 확실치 않았다. 예상되는 결과도 명확히 보이지 않았다. 캘리그라피 수업의 서체에 대한 그의 열정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검정, 빨강, 초록색 스크린 위에 지루한 courier 서체로 글을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흥미를 찾았는가? 찾았다면 실행에 옮겨 본 적 있는가?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면서 평생 할 일, 곧 큰 패턴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학생인 나는 영화 제작자가 되고 싶었다. 머릿 속에 시나리오도 짜봤다. 창업가에게 투자하고 멘토링을 하던 때에,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어린 창업가에게 눈이 갔다. 그 어린 창업가는 필름 스쿨을 갓 졸업한 학생이었다. 사소한 일이 성과를 만들어, 나는 영화 제작자들을 멘토링 하게 되었다. 테크 스타트업 투자자로서 보람찬 일이었고 개인적으로도 큰 쾌감을 느꼈다.
진짜 성공은 회사를 팔고 밀리언 달러를 만드는 것이 아닌, 자신이 정말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때의 감정에서부터 성공은 시작된다. 이를 ‘Unique Warrior’s Path’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는 ‘내가 삶에 부여하는 가치는, 내가 배우고자 했던 레슨과 같다’는 뜻이다. 여러 패턴을 다루는 것부터 시작하여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그 과정을 대신할 것이다. 작은 점들이 모여 언젠가 연결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야만 한다. 나의 배짱, 나의 운명, 나의 삶을 믿으며 살아야 한다. 나를 절대로 쓰러뜨린 적 없고, 오히려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직감을 믿는 것. 작은 점을 연결하는 것. 그리고 일하면서 삶의 더 큰 패턴을 발견하는 것. Zen Entrepreneurship에 대한 모든 것이다.
리즈완 버크(Rizwan Virk)는 창업가, 저자, 투자자, 그리고 영화제작자 이다. Gameview Studios의 설립자인 그는 3천만건이상의 다운로드 수로 큰 화제가 되었던 모바일 게임 Tap Fish를 개발했다. Tapjoy, Pocket Gems, Funzio, Telltale, 그리고 Iddiction의 엔젤 투자자이기도 하다. 더 자세한 정보는 개인블로그를 통해 알 수 있다.
beSUCCESS Hazel Yu | hazel@besucc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