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드 데모데이에서, 아시아 시장의 스타트업 트렌드를 말하다
2015년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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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플러그앤플레이 - 챈 자오 지사장, 비석세스 - 정현욱 CEO, 대만 정보산업연구원 - 게리 공 EVP

9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켓스트리트에 위치한 '아마존 웹서비스 팝업 로프트(AWS Pop-up Loft)'에서 '움트는 아시아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이라는 주제로 아시아 전문 테크 미디어 테크노드(TechNode)가 주최한 데모데이가 열렸다.

프로그램 중 '스타트업 사업 확장을 위한 정부·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한 패널 토크에는 중국 플러그앤플레이 챈 자오 지사장, 한국 비석세스 정현욱 CEO, 대만 정보산업연구원(III) 게리 공 EVP가 참여했다.

패널 토크에 앞서 각 패널의 소개가 있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미국 최대 벤처 인큐베이팅 기관으로 전 세계 테크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었으며 전 세계 300개 이상의 테크 스타트업, 180명 이상의 투자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또 플러그앤플레이는 중국의 거대 검색 포털 바이두와 인터넷서비스 전문 업체 텐센트에 투자했다고 챈 자오는 소개했다.

이어서, 비석세스는 한국에 기반을 둔 테크,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로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위해 스타트업에 관련된 다양한 소식을 국·영문으로 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디어와 더불어 일년에 두 번 한국과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오는 10월 15일에 개최할 비글로벌 2015 샌프란시스코 컨퍼런스를 위해 방문했다고 정현욱 CEO는 밝혔다.

대만 타이베이의 과학기술 타워에 있는 정보산업연구원(III)은 비영리·비정부 기관으로 대만의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시장조사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고 게리 공 EVP는 설명했다.

각 대표의 소개가 끝난 후 곧바로 패널 토크가 이어졌다.

왜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가?

챈 자오 지사장(플러그앤플레이): 중국은 아시아 중에서도 규모가 큰 시장이다. 투자자의 측면에서 보았을때, 중국은 인구나 시장의 규모가 매력적이며 아직도 큰 성장 가능성이 있는 나라다. 또 기업가의 측면에서는, 중국 국민의 평균 가처분소득이 지속해서 성장 중이고, 모바일 기기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에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더불어 소셜 미디어, 이커머스 등의 서비스를 빠르고 쉽게 시장에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에는 현재 QR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정현욱 CEO(비석세스): 한국은 한국만의 특징적인 것이 있다. 바로 뭐든 '빠르게'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특정 시장에 공급할 때는 고객 서비스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기관 등과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업무 처리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고객 서비스나 일 처리가 빠르다. 한국은 인터넷·통신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소비자들은 1GB의 초고속 인터넷 속도에 익숙하다.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게임 등의 무거운 애플리케이션도 무리없이 구동된다. 또 다른 한국 사용자의 특징은 지불 의사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게임 애플리케이션의 인-앱 결제율이 전 세계 사용자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반면 한국 사용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기때문에 제품, 고객 서비스, 마케팅 등 전략을 잘 세워야지만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나라마다 문화적 가치가 다른데, 실리콘밸리의 에코 시스템 중 각자의 나라에 적용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정현욱 CEO(비석세스): 실리콘밸리 환경을 한국에 바로 적용하긴 어렵다. 실리콘밸리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열정을 가지고 모이는 곳으로 구글 애플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국은 재벌 문화가 존재한다. 삼성전자, 엘지전자 같은 대기업과 한국 정부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만들고 활발히 지원 중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 성공 사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사업 목적'이 이끄는 사업을 기획하지만, 한국은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이 많아 스타트업이 에코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만들지 못하고 이런 지원 등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실리콘밸리의 '독립성(Independency)'을 적용하고 싶다.

챈 자오 지사장(플러그앤플레이): 플러그앤플레이 미국은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편이다. 투자기관, 대기업, 대학교 전문 연구 센터 등 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실리콘밸리의 문화 덕분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성공 기업들이 탄생했다. 중국도 대기업이나 정부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고, 엔젤 투자자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 시스템의 문제는 일부 대기업 등이 스타트업의 좋은 아이디어를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로 똑같이 배끼려고 한다는 점이다. 반면 미국의 대기업은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나 제품에 관심이 있으면 그것을 만든 팀과 제품을 인수하고 싶어한다. 그런 부분이 다르다.

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할 때 부딪히는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정현욱 CEO(비석세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언어와 투자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해외 진출 시 가장 중요한 것을 제품이다. 최근 느끼는 점은, 이커머스, SNS 등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모두 비슷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사용자 또는 특정 진출 국가의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을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문화를 모두 깊게 이해하는 지역 전문가가 필요하다.

챈 자오 지사장(플러그앤플레이): 역시 언어, 문화, 디자인, 사용자 경험(UX) 등을 글로벌 소비자 입맛에 맞추는 것을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같다. 중국의 왓츠앱(WhatsApp)은 그 중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런 서비스가 나오려면 서비스 자체도 물론 경쟁력이 있어야 하지만 마케팅, 홍보, 캠페인 등의 전략도 체계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반대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게리 공 EVP(대만 정보산업연구원): 스타트업이 대만으로의 진출을 준비 중이라면, 대만 현지의 좋은 파트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 시장이 북미·유럽 시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비즈니스를 믿음과 신용으로 한다는 것이다. 대만에서는 '꽌시(关系)', 즉 관계가 모든 비즈니스에 핵심이다. 언제 어떻게 정부 규제나 제재에 비즈니즈가 막힐지 모른다. 따라서 대만에서 사업을 할 때는 꼭 네트워크가 좋은 파트너를 찾길 바란다.

정현욱 CEO(비석세스): 비즈니스 규모에 따라 다른데,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라면 문화와 서비스를 잘 이해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모션, 이벤트, 온라인 홍보 등을 기획할 때도 문화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형 기업이라면 한국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파트너를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한국에서는 우버가 정부와 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에 사업 일부를 철수했다. 따라서 이런 규제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의사 결정권자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이런 제도나 법은 고위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챈 자오 지사장(플러그앤플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현지 대기업과 협력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합작투자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기업의 현지 팀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발생할 만한 대부분의 위험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 둘째, 현지 관리자가 지사를 운영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현재 이런 방식으로 현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때 중국에 있는 지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권한을 많이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 스타트업의 트렌드는 어떤가?

게리 공 EVP(대만 정보산업연구원): 청년들이 스타트업 산업에 많이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R&D 센터, 테스크포스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해외 사업자라면 관련 비자를 받아 1~2년 동안 머물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있다. 6천만 달러(한화 약 716억 원) 규모의 정부 펀드가 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아이디어만 있으면 바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센터도 마련되어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리소스가 많다.

정현욱 CEO(비석세스): 한국은 현재 서비스의 60퍼센트가 온디맨드 또는 O2O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인기다. 배달 음식 검색·주문 스타트업 '배달의 민족',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등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가상현실 관련 사업이 뜨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트렌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향후 인공지능을 이용한 컨시어지 서비스가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챈 자오 지사장(플러그앤플레이): 중국은 사물인터넷(IoT), 유통, 물류, 핀테크(Fintech), 여행, 헬스케어,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워낙 넓어서 지역마다 트랜드가 조금씩 다른데, 북경에는 O2O 비즈니스가 활발하다. 온디맨드 마사지, 건강 관리, 세차 서비스 등 다양하다. 상해는 금융이 발달한 도시인 동시에 테크 회사가 많아서 비즈니스 관련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많다. 전 세계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제조 공장으로 잘 알려진 심천은 사물인터넷 사업의 허브다. 커넥티드 홈, 커넥티드 카 등 IoT 관련 시장이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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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원 기자 (20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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