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타트업의 산실,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SF 2014의 개막 첫 세션은 최근 국내에서도 정부와 갈등을 빚어 주목을 받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의 트레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 대표가 장식했다.
트레비스 대표는 현재 180억 달러(한화 약 18조4,500억 원)의 가치를 가진 우버를 이끌고 있지만,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 역시 '허접한(Scrappy) 스타트업'을 운영했던 4년의 어려운 시절을 겼었다. 결국 6년 반 동안의 고전 끝에 그의 첫 회사이니 레드 스우쉬(Red Swoosh)는 아카마이(Akamai)에 1,900만 달러(한화 194억7,500만 원)에 매각됐다. 현재 우버의 가치는 그 수 백배에 달한다.
"사람들이 당신을 거물로 보는 순간, 당신은 행동·커뮤니케이션·이해의 모든 부분에서 다른 전략을 취해야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데 있어서도 이전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이번 컨퍼런스 현장에서 우버는 가장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스타트업이었다. 우버의 혁신성에 대한 논의가 몇 차례 반복되어 나왔으며, 연사로 참여한 다수의 VC들은 이미 우버에 투자했거나 그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뒤이어 최대 경쟁자인 리프트(Lyft)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다른 경쟁사들을 인수해 경쟁 자체를 없앨 계획이 있는 질문에 대해 현재는 프로덕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 문제로 시간을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우버는 목적지가 같은 방향인 사람들끼리 차를 공유하는 카풀(Car pool) 문화를 우버와 접목시킨 우버풀(UberPool)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다. 이에 질세라 경쟁사인 리프트 역시 최근 유사한 서비스인 리프트 라인(Lyft Line)을 선보였다. 우버풀과 리프트 라인의 사용자는 40%에서 최대 60%까지 탑승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트레비스 캘러닉 대표는 "리프트의 라인이 우버풀을 따라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이러한 카풀 서비스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차량 공급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3월 우버는 경쟁사인 리프트 운전자가 자사의 플랫폼으로 옮겨올 경우 500달러(한화 약 51만 원)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펼치기도 했다. 양사 간 치열한 경쟁 구도는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도 큰 화제다.
우버풀의 경우 우버가 확장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 라인 중 하나다. 우버는 뉴욕에서 개인 간 택배를 배달해주는 우버 러쉬(Uber Rush)를,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음식을 배달해주는 우버 프레쉬(Uber Fresh)를 론칭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우버 본연의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더 편리하고 쉽게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트레비스 캘러닉 대표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지난 7월 우버는 베이징에 서비스를 론칭하며 중국 시장 진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우버에게 있어 기회의 땅이다. 실제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도심 지역은 교통 체증이 악명 높기 때문에 교통 산업의 혁신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미 두 개의 거대 택시 앱이 지역 사회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우버의 시장 진입은 쉽지 않다. 현재 중국에는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은 '콰이띠다처(快的打车 Kuaidi taxi)'와 텐센트가 지원하는 '디디다처(嘀嘀打车 Didi Taxi)’라는 쟁쟁한 경쟁자가 존재한다. 트레비스 캘러닉 대표는 "중국 시장에 있어서 우버는 아직 두 기업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에 속하지만, 계속해서 해당 문화권 속에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일에 힘쓸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우버는 지난 2009년 3월에 설립되어 현재 40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하며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뿐 아니라 베를린, 파리, 마드리드 등 유럽 각지에서도 우버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이 모여 대규모 집단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불법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우버의 전략 중 하나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트레비스 대표는 "우버가 공식 론칭한 지 4년이 흘렀고 비즈니스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균형과 중심을 발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대담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