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모바일 게임 운영 분석 업체인 파이브락스(5Rocks)가 미국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 회사인 탭조이(Tapjoy)에 인수됐다. 전세계 14개의 지사를 갖고있는 탭조이는 월간 순사용자가 6억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광고 회사다. 또한, 파이브락스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게임 운영 솔루션 제공업체로 인사이트 있는 데이터 분석과 사용자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탭조이는 파이브락스를 인수하며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넘어 앱테크(App-tech), 에드테크(Ad-tech) 플랫폼 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 "탭조이 인수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또 하나의 시작점" - 파이브락스 이창수 대표 인터뷰 보러가기
- [테크인사이드 #8] "모바일 게임 데이터 분석 하나로 글로벌 러브콜을 받다"- 파이브락스의 핵심 기술 보러가기
탭조이, 파이브락스 통합제품 공개
지난 8월 합병 이후로 꾸준히 준비를 해오던 탭조이, 파이브락스 통합제품의 데모버전이 지난 11월 20일부터 4일간 개최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G-STAR 2014)에서 공개됐다.
탭조이의 광고 플랫폼인 엔진(nGen)과 파이브락스의 분석 툴을 통합한 탭조이, 파이브락스 통합제품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사용자들의 행동 예측 등의 분석과 이에 맞게 프로모션과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한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기존 파이브락스의 유저 분석 및 미래 행동 예측 기술에 탭조이의 광고 플랫폼과 빅데이터가 더해진 것이다. 이번 통합제품은 내년 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광고에서 중요한 것은 ‘옳은 사람’에게 ‘옳은 콘텐츠’를 ‘옳은 시간’에 보여주는 것이다. 탭조이의 제프 드로빅(Jeff Drobick) CPO(Chief Product Officer) “TV를 사려고 구글에서 검색을 한 사람은 광고 배너를 가장 먼저 클릭할 것”이라며 “구글은 사람들이 광고를 싫어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예”라고 말했다. 이렇게 맞춤형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앞으로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다. 오늘날 광고의 핵심은 바로 이 ‘수요의 예측’인데 이것을 아주 잘하는 곳이 바로 파이브락스였다. 이창수 탭조이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이 사용자가 앞으로 얼마나 돈을 쓸까를 예측하는데 정확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미래 수요를 예측함으로써 앞으로 더 구매할 사용자라면 프로모션을 노출해 구매를 장려하고, 구매 의사가 없는 사용자에게는 광고를 노출하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요즘 광고계에서 ‘모바일’이 각광받고 있다. 트래픽이 웹과 TV에서 점차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탭조이의 찰스 임(Charles Rim)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는 “모바일로 트래픽이 옮겨가며 스크린이 작아져 광고업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페이지가 분 단위로 바뀐다”며 “광고를 할 수 있는 페이지가 엄청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내에서도 광고는 점차 풀스크린 광고형태로 옮겨 가고 있다. 이제는 화면 일부에 광고 문구와 배너를 보여주는 데에서 나아가 화면 전체를 활용해 비디오, 게임 등의 ‘경험하는 광고’가 나오고 있다.
▲탭조이의 Jeff Drobick CPO, 이창수 부사장
함께 일한다는 것은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
지난 8월 인수 이후 파이브락스는 탭조이에 완전히 흡수돼 함께 일하고 있다. 파이브락스의 이창수 대표는 이제 탭조이의 부사장이 돼 데이터 분석을 총괄하게 됐다.
두 회사가 합쳐져 함께 일을 하고 통합된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제프 CPO는 “문화적인 부분에서부터 기술적인 부분까지 극복해야 할 차이가 많았지만 최고의 플랫폼 프리미어 앱을 만들겠다는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곳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초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부딪힌 실질적인 문제는 바로 언어다. 모든 업무를 한국어로 진행하던 파이브락스는 탭조이에 인수됨과 영어로 사용언어를 바꿔야 했다. 찰스 매니징 디렉터는 “파이브락스의 직원들은 대부분이 엔지니어인데 아주 뛰어난 엔지니어는 영어를 굳이 할 필요가 없었지만, 인수 후 쏟아지는 컨퍼런스 콜 등 영어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함께 공부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직원들은 전담 영어 선생님을 두고 함께 공부하고 있다.
성공적인 융합을 위해 탭조이에서는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직원 중 본사에서 한국지사로, 한국 지사에서 미국으로 가서 생활해보고 싶은 사람의 자원을 받아 3개월 정도 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있는 것이다. 제프 CPO는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서로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며 “회사가 지원해 줄 수 있다면 이런 프로그램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매각, 그 비결은 기술
파이브락스의 인수는 한국 스타트업계에 의미있는 자금회수 사례로 기록됐다. 국내 벤처캐피털의 대부분이 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데에 반해 파이브락스는 탭조이의 인수합병으로 자금회수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금회수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이런 성공적인 매각의 비결은 ‘기술력’이다. 제프 CPO는 “우리는 목표를 공유하고 데이터와 분석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파이브락스가 딱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프 CPO는 “인수를 고려하던 많은 기업이 있었지만 글로벌 기업인 탭조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기업은 한국에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한국 스타트업이 한국 시장에 맞게, 그 크기만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함께 억단위의 사용자를 다루게 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파이브락스는 이런 요건을 만족시켜주는 한국의 스타트업이었다. 이창수 부사장은 “사실 파이브락스가 글로벌 기업으로의 매각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트래픽이 높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빅데이터 분석과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 방대한 양을 처리할 수 있는 튼튼한 툴은 당연한 것이었다. 제프 CPO는 “인수 후 데이터 등 모든 것을 새로 쌓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기술과 규모 등 미래를 계획하고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