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이라는 건 사실 집합명사가 아닐까, 그런 의심을 남몰래 해왔습니다. 예컨대 ‘가족’이나 ‘국민’ 같은 말처럼요. 실은 내 속엔 ‘나1’ ‘나2’ ‘나3’처럼 여러 명의 내가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왜, 문득 새로운 나를 목격하곤 놀랄 때가 있지 않나요. 아니 내가 이런 면이 있었다니,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나도 모르는 내가 튀어나올 때, 그 낯섦은 당황스럽습니다. 긴장해서였을까, 아니면 자격지심이었을까. 때론 불쑥 나타나 훼방을 놓는 어떤 ‘이해할 수 없는 나’ 때문에 후회의 밤을 보내기도…
스타트업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