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말 중엔 영어로 번역이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영어권에선 정서 자체를 모르는 말들이라 그렇죠. ‘애교’ 같은 단어입니다. 여성이 애교를 부리는 존재, 즉 오랜 기간 남성보다 약자로 업신여겨져 온 우리나라나 일본 정도에만 있는 단어입니다. ‘큐트(Cute)’나 ‘참(Charm)’ 같은 주체적인 단어와는 정서가 다릅니다. ‘갑을관계’도 영어번역이 안 됩니다. 서양에선 그냥 의뢰인과 공급자죠. 갑과 을을 기어이 구분 짓는 일에는 거들먹거리고자 하는 강자의 욕망이 숨어있습니다. 동등한 협력자의 위치가 아니라 강자와 약자의 지위를 명시적으로 나눠 아래 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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