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직원들이 말한다 – 내가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
2013년 08월 05일

스타트업 CEO들의 이야기, 투자자의 이야기, 근래에는 관심만 있다면 이러한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불철주야 발로 뛰고 있는 우리네 동료들, 우리 친구들인 직원들의 이야기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다. 창업자들이야 스스로가 만든 비전과 가치를 위해 스타트업을 하겠지만, 그들을 믿고, 스타트업을 직장으로 선택한 이들은 과연 어떠한 연유에서 그 힘든 길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여 인턴들의 이야기(바로 가기: 스타트업 인턴들의 수다우리는 스타트업에서 일할까?) 이후 스타트업을 직장으로 삼은 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담참석자(가나다 순)

스타트업간담회

(Editor's note : 이화랑 책임은 NHN에서 근무한것이 5년이었고, 전체 경력은 11년차 입니다)

 

당연히 맨 처음 질문은 일하고 있는 회사를 어떻게 알게 되고,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지 였다.

화랑) 김봉진 대표와는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관계였어요. 평소 연락주고 받다가 사무실 놀러 오란 말에 인사라도 드려야지 해서 가봤죠. 사무실에 가보니 두 개의 포스터가 눈에 띄더라고요. 하나는 붓글씨로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사업을 발전시키자’, 그리고 옆에는 대동여지도가 붙어있었는데, “이 대동여지도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국을 DB화 시킨 거다, 우리가 앞으로 이런걸 할 거야”, 라는 말에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그 길로 합류를 결정하게 되었지요. 

상민) 졸업과 함께 취업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본인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구한다며 면접을 보라고 추천을 해주어서 면접을 보게 되었어요. 한번 가 볼까 해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 때 젤리버스와 김세중 대표의 비전이 너무 강렬했던 느낌이 있었어요. 그 때 생각했죠. ‘나보다 먼가 미쳐있는 사람을 따라가 보자’, 면접 끝나고 바로 되물었어요. “언제부터 출근할까요?” 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당돌한 질문이었네요.

민경) 동아리 친구가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고, 그 당시 친구의 스타트업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게 들려서 인턴을 하게 되었지요 너무 재미있었던 추억이었습니다.  그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인해 스타트업으로 취업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위자드웍스가 공채 모집 입사설명회를 해서 가보았어요, 그때 위자드웍스의 비전과 회사가 그간의 역경도 잘 뚫고 나왔다는 점, 그리고 함께 마법 같은 일을 해보자 라는 말에 매료돼서 공채에 지원하게 되었지요

 

이들은 스타트업의 비전과 매력을 보고 그곳을 직장으로 선택하였다. 그 선택에 대한 기대, 그리고 그 기대치 대비 입사 후의 느꼈던 것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화랑) 대기업에서 5년간 일하면서 어느 순간 ‘내가 하는 일이 진짜로 회사에 기여가 되나? 실제적으로 매출신장에 도움이 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브랜드경험디자인팀 재직 중이었는데,) 과연 실질적인 브랜드 경험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나?’ 그러다 보니 구매나 매출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 고민이 우아한 형제들에 합류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해요. 또 오랜 기간 동안 일을 하면서 제가 추구하는 가치의 순서와 우선순위가 바뀌게 되었어요 기왕 일할 거라면 연봉이나 안정적인 복리후생도 중요하지만, 즐겁게,그리고 성장하는 느낌을 느끼면서 일하는 것이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경영진이 수립한 비전, 임직원들의 열정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그간 던져왔던 '좋은 회사란?', '일하는 것의 진정한 가치는?'의 질문에 대한 답을 우아한형제들에서 얻고 있습니다.

상민) 문제는 체계적으로 일을 가르쳐 주는 사수가 없었다는 거였는데요. 잘 몰라도 맡겨지고, 또 맡으면 완수까지 해야 되는 책임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사실 이것은 스타트업의 기본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회사의 일이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에요. 모두가 열정적으로 일하며 회사에서 먹고 자며 함께 하다 보니 똘똘 뭉쳐서 으쌰으쌰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바로 그 부분은 기대했던 바이지요. 결국 스타트업은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것인 거 같아요. 실력 유무 보다는, 의지와 열정이 없으면 이런 생활 못할 것 같거든요.

민경) 바로 부딫히고, 깨지고, 배우고 좌충우돌하고. 지금하고 있는 업무는 모든 것이 다 처음하고 있는 일이고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거든요. 이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큰 회사는 선배라도 있어서 알려주는데 말이죠. 그 점을 동료랑 토로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 있는 사람 다 사수 없고 다 혼자서 공부하면서 하는 다 비슷한 상황이니깐 같이 힘내보자’. 그 얘기에 힘을 얻어 ’그래 한번 해보자’란 생각을 하고, 지금도 달리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직원들, 혼자서도 잘한다, 아니 잘해야 한다. 그것도 즐겁게~. 하지만 혼자서 삽질하는 건 시간을 엄청나게 잡아먹게 되고, 결국 회사에서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상민)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Work = Life가 되어 버렸어요. 해서 직원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의 질을 높여야 된다는 것이 젤리버스의 철학이 되었는데요. 최근에는 결혼하는 직원에게 천만 원 지급(그러나 아직 아무도 결혼을 안 했다)제도도 도입되었죠. 회사 인테리어도 카페처럼 꾸미고, 구글처럼 업소용 냉장고에 음료수 꽉꽉 채워지고, 전 직원에게 피트니스 회원권도 제공 되요.

화랑) 저도 예전 에이전시에서 일 할땐, 매일 막차타고 주말에도 일하고 그렇게 몇 년을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몸도 안 좋아지고, 특히 힘든 것 여직원의 경우 결혼과 육아 등이 정말 고민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많아 나아졌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이고 지금도 그 답을 찾는 과정에 있어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분명 한계가 있지요. 저는 70세까지 일하고 싶거든요. 스타트업들도 밤낮없이 일하는 시기도 필요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경) 갑자기 튀어나오는 일들이 많아요. 원래 하고 있던 일 외에 내부/외부 대응해야 하는 일들이 쌓이고, 다 처리하다 보면 원래 해야 될 일 할 시간도 없고.. 그러다 보니 저녁시간에 또 해야 하고. 하다 보면 정말 일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스타트업의 Work = Life (관련기사 :  “C클래스에게 묻는다! – 스타트업에는 일과 라이프의 균형이 있다?없다?”) 문제는 심각하게 고민해 볼 만한 이슈이다. 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은 단기간동안  핵심에 최대한을 퍼부으라고 했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달릴 수 있는 기간이 한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요즈음 우리 스타트업들, 정말 바쁘게 열정적으로 일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상민) 대기업은 부품이 되는 느낌이고 루틴 해 지지만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아서 좋다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스타트업도 대표의 성향에 따라 루틴화 되어 있다고 봐요. 그 속에서 직원들에게 맡겨지는 영역이 다른 것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이지요. 또 자신의 의지만큼 성장할 수 있지만, 기본기 부족한 한 사람이 성장의 한계를 겪는 것처럼 혼자 부딪히다 보니 성장의 범위도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부여되는 책임도 만만치 않다는 것도 어려운 점 중 하나에요

민경) “못해도 내 책임, 잘해도 내 책임”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힘든 일 많고, 혼자서 좌충우돌 해야 하며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저야 하기에 기업의 비전과 제품/서비스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그리고 하고있는 일과 업무 분위기가 즐겁지 않는다면 그 과정이 쉽지 않죠. 

   그림2

그 직장이 스타트업이던 대기업이던, 중요한 건 그 곳에서 일하는 시간이 개인의 성장의 자양분이고, 즐거움으로 기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훗날 그곳을 나와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여도 과거의 시간이 가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직장이 아닐까?

스타트업, 아직은 많이 힘들고 갈 길이 멀다. 근무 여건 또한 상재적으로 열악할 수 있다. 하지만 열정적인 이들이 모여서 책임이라는 윤활유와 각자의 의지로 인해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곳임에는 틀림없기에 좋은 직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 있다. 거기에 재미있고 즐거운 기업문화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  

빡세게, 즐겁게 일하며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를 원한다면 (좋은)스타트업을 직장으로 추천하고 싶다.  

 

beSUCCESS 최기영 기자 | kychoi@besucc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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