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태장(손정의 회장 친동생) 인터뷰(1/2) – 겅호 온라인과 모비다
2013년 07월 02일

필자는 지난 6 월 14 일, 일본 동경의 시부야에서 손태장(Son Taizo) 회장을 만났다.

우리에게는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일본 SoftBank의 손정의 회장의 친동생이며, 최근 급격히 성장하여 지난 6 월 초에는 Nintendo의 시가총액을 앞서기도 했던 겅호 온라인(Gungho Online)의 창업자이기도 한 그는 최근 아시아 전역에 10,000 개의 스타트업을 양성한다는 비전 아래, 지난 2011 년 스타트업 시드 엑셀러레이터(Startup Seed Accelerator)인 MOVIDA Japan을 설립하였다. 

 taizo

<<손태장 회장>>

 MOVIDA Japan과 성장한 겅호 온라인의 경영, 그리고 최근에는 SoftBank의 Sprint 인수 건에까지 관여하여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로부터 어렵게 시간을 청하여, 그가 스타트업과 기업가정신, 에 대해 가진 생각을 들어보았다.

 

이은세 (이하 이): 먼저, 최근 겅호 온라인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에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손태장 (이하 손): 감사합니다.

 

이: 무척 바쁘신 줄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비석세스 독자들을 위해 귀한 시간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주셨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겅호 온라인의 성과가 그야말로 엄청난데요, 아시아의 게임 스튜디오가 그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데 가장 주요했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이었을까요?

손: 마케팅도 분명 중요한 것이라고 믿지만,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쨌든, 방금 하신 질문에 대답을 드리자면 세 가지 마케팅 전략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물론 제가 방금 말한 것처럼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고, 세 번째 역시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번째와 번째, 그리고 번째 모두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회장님이 생각하시기에 훌륭한 게임은 어떤 것인가요?

손: 일반적인 게이머들이 “와, 이거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게임인데!” 혹은 “이 게임 정말 재미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큰 성공을 거둔 게임들은 모두 “이 게임 정말 재미있는데!”라고 말하게 만듭니다. 생각보다 단순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우리의 게임이 매우 훌륭하고 재미있는 것이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결코 그 게임을 출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비밀이 있다면, 우리가 실제로 그 단순한 원칙을 지킨다는 것입니다.

 

이: 결국 “재미”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회장님께서는 카카오의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와 같은 한국의 게임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지요? 그런 한국의 게임들과 겅호의 게임은 어떻게 차이가 있나요?

손: 그들 역시 매우 재미있고 흥미로운 게임들입니다. 하지만 (겅호 온라인의 게임과 다른 점은) 우리가 이번에 출시한 “퍼즐 앤 드래곤(Puzzle and Dragon)”은 그와는 약간 다르게, 게이머들이 보다 오랜 시간을 플레이하도록 만드는 여러 레이어(인터뷰 시에는 ‘Deepness’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으나 의역함)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퍼즐이라는 요소 자체 역시 매우 재미있는 것이지만, 용이라든지 몬스터라든지 하는 여러 재미있는 요소들이 섞여 있지요. 그리고 우리의 게임에는 마치 다마고치와 같은 “육성”의 개념들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퍼즐게임과 롤플레잉 게임, 육성 게임의 여러 특성들이 섞여 있는 것이지요. 반면 플레이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 결과 일본에서만 1,400만 회의 다운로드가 있었습니다.

 

이: 1,400회는 정말 엄청난 숫자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는 게임의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한국에서는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와 같은 메신저 플랫폼 게임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겅호 온라인 역시 그러한 게임들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손: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라인(Line)이 매우 인기가 있는데요, 반면 NHN은 자신의 API를 3rd party 스튜디오에 오픈하고 있지 않습니다. 라인에 역시 게임들이 있습니다만, 그러한 게임들은 모두 NHN의 게임들이지요. 게다가 한국에서 역시 카카오 상의 게임 시장은 이미 매우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플랫폼을 활용하기 보다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시려 노력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손: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만, 유일한 방법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그럼 생각하시고 있는 방법들 하나를 공개해 주실 있을까요?

손: 사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기밀이라 공개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웃음)

 

이: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MOVIDA대해 말씀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MOVIDA Japan비전은 아시아 전역에 10,000 개의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 하겠다는 것인데요, 그를 통해서 어떤 것을 기대하시나요? 청사진 같은 것을 가지고 계십니까?

손: 지난 2 년 동안 우리는 도쿄에서만 엑셀러레이션을 진행해 왔는데요, 최근에 후쿠오카 등의 지역에도 엑셀러레이터를 열었습니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서울이나 타이완, 싱가포르 같은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엑셀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도시들 사이에, 우리의 파트너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기업가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이들 사이의 공동체(community)를 형성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말 다양한 캐미스트리(Chemistry)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런 캐미스트리 안에서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와 같은 캐미스트를 다음 5 년 이내에 아시아 지역에도 만들어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나면 아시아 뿐만이 아닌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세콰이어(Sequoia Capital)과 같은 대형 투자자들이 아시아를 찾게 될 것입니다. 결국 실리콘밸리의 그것과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MOVIDA가 2010 도에 시작했으니 그로부터 30 년 후인 2040 년에는 그리고 실리콘밸리보다 훨씬 큰 생태계를 아시아 지역에 만들고 싶습니다.

 

이: 아시아의 엄청난 인구를 생각해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손: 물론이지요!

 

이: 회장님께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지요? 회장님이 보시기에 일본의 스타트업과 한국의 스타트업은 어떤 차이있습니까?

손: 한국의 젊은이나 일본의 젊은이나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게임을 즐기며, 또 양국의 젊은이들이 서로의 나라에서 제작된 TV 프로그램을 보는 등 이제는 그 문화적 배경이 많이 유사해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제 생각에는 두 나라의 스타트업이나 시장을 하나의 통합된 시장, 혹은 환경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처음에 어떤 계기로 한국의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손: 먼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많고요, 지리적으로도 가깝지 않습니까? 기술적 측면에서도 한국은 매우 진보되어 있고 인프라 역시 훌륭합니다. 아시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된 나라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스타트업은 세계시장에서 통할만 한 제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Nexon이나 NC Soft 등과 같이 세계시장에서 훌륭히 성장한 벤처기업들이 나오기도 했지요. 재능이 매우 뛰어난 것 같습니다.

 

이: 회장님의 계획은 한국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10,000 개의 스타트업을 일궈내는 것인데, 그를 위한 전략은 어떤 것을 가지고 계십니까?

손: 각 국가에 파트너를 찾는 것입니다. 우리의 비전과 열정을 완벽히 공유할 수 있는 동등한 지위의 파트너를 찾는 것을 매우 중요한 목표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난 2 년간 우리가 엑셀러레이터로서 쌓아온 노하우와,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소프트뱅크 그룹, 겅호, 그리고 야후 재팬 등으로 구성된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스타트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길 희망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적절한 파트너를 소개해 줄 수 있겠죠. 게임 관련이라면 겅호에, 인프라 관련 기술이라면 소프트뱅크에 소개해 주는 형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안에서 창출될 수 있는 시너지는 엄청날 것입니다. 저는 MOVIDA가 결국 이처럼 양 측 사이에서 훌륭한 코디네이터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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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se Lee is a career founder and now is the founder and Managing Partner at 541 Ventures - a Los Angeles-based VC that invests in frontier tech companies predominantly in their seed and pre-seed stage. Before founding 541, Eunse has served as the Managing Director at Techstars Korea - the first- ever Techstars’ accelerator for the thriving Korea’s ecosystem, after co-founding two prior LA-based VC firms. Having his root in the strategy world, he empowers deeply technical startups to start an industry and strives to be a catalytic partner for them in their journey to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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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징기스칸
5 years ago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국에서 start up 을 시작하려 하는제 연락 가능한 e-mail 주소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상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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