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패러다임의 조건에 관한 Part 2를 논하기 전에 앞의 논의(글)를 압축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특정 목적을 가진 SNS는 성공하기 힘들며, 일반 목적을 가진 SNS여야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즉, SNS기획은 ~을 위한 SNS가 아닌, ~을 통하여 이야기하는 SNS의 형식으로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언어로 표현되기 힘들며, 인간은 언어를 통하여 사고한다.
따라서 새로운 성공적 SNS는 연역적 방식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이번에는 SNS사이트의 범위를 넓혀서 앞의 SNS 논의에 반대되는 예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앞의 논의에서의 성공적 SNS : 싸이월드, MIXI,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 추가할 논의에서의 성공적 SNS : 네이버, 다음 카페, PC통신 모임, 야머, 블로그사이트들
- 실패한 SNS : 당신이 아마 짐작하는 SNS들 ( 필요한 사람을 찾아주는 SNS, 조언을 얻는 SNS, 특정 그룹을 타게팅하는 SNS... )
1) 네이버, 다음카페, PC통신 모임
경영학계에서는 인터넷 카페를 크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네이버 카페에서 정모를 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므로 이러한 인터넷 카페도 중요한 SNS사이트라고 다루어야 한다.
이런 카페들 또한 '~로 대화하는 SNS가 성공한다'는 논의를
주장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모든 카페는 특정한 목표(팬카페, 취미 공유등) 를 위하고 있지만 카페 그 자체는 이러한 모든 목표를 포괄하는 사이트로 설계되었다. 즉, 네이버나 다음 카페는 특정한 목표를 가진 사이트가 아니라, 메타 목표를 가진 사이트라고 할 수 있다.
2) 블로그 사이트들
이글루, 티스토리 등도 사람과 사람을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페이스북을 길게 늘여쓰면 블로그 글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특히 tumblr 과 같이 최근 등장한 블로그 사이트들도 대표적 SNS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역시 특정 목적을 가진 사이트들이 아니다. 이 사이트들에게서 정의된 것은 메세지의 형식이며, 메세지의 목적이 아니다. 즉, ~로 대화하는 SNS라고 볼 수 있다.
3) 야머 : SNS 패러다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사이트.
링크드인을 일반 웹사이트에 가깝게 분류한다고 하여도, 야머를 SNS에 대한 논의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야머는 분명히 SNS를 표방하고 있으며, 실제 사용성도 SNS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설립된지 빠른 시간안에 12억 달러에 MS에게 매각됨으로써 성공한 벤쳐회사의 위치에 올라섰다.
야머는 '기업을 위한, 직장을 위한 SNS'라고 스스로를 표방하고 있다. 따라서 앞의 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예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을 위한 SNS' 의 패러다임 속에 유일하게 성공한 것이 '직장을 위한 SNS'라고 할 수 있다.
왜 야머는 위의 논의에 위배될까? 그 이유는 사람의 생활 속에서, '직장'과 '친목'이라는 두 패턴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꽃꽂이를 예로 들어보자. 페이스북에 '난 최근 꽃꽂이를 시작했어'라며 꽃사진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내가 다니는 삼성전자가 시작한 갤럭시 S3 디자인이야. 친구들 어때?' 라면서 페이스북에 올릴 수는 없다. 즉, 야머를 통하여 전달 되는 메세지는 기존 페이스북에서 다룰 수 없는 메세지라 할 수 있다. 여기서 12억달러 야머의 가치가 생긴다.
결국 야머가 '기업을 위한 SNS'를 표방하고 있어도 이는 특정 취미를 위한 SNS와는 다른 구조를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SNS 패러다임은 기존에 없는 메세지를 발굴해야 하는 SNS어야 한다'는 앞의 명제와 합치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야머는 메세지의 장(場)을 새로 발굴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반대로, 실패한 SNS를 뜯어보자.
1) 필요한 사람을 찾아주는 SNS
'한다리 건너뛰어서 필요한 사람을 찾는 서비스가 필요해요. 예를 들면 아프거나, 변호사를 찾거나 그럴때 우리는 우리 주변 사람을 찾잖아요.' 정말 수도 없이 들은 아이템이다. .
이런 기획은 좋지 않은 연역적 논리 전개의 도출물이다. 즉, 이런 아이템을 설계하였다면 이런 아이템 자체가 아니라, 기획자의 사고 방식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위의 기획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네트웍 Mass에 대한 감각 부족 : 일년중 의사나 변호사를 찾을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관찰력 부족 : 어떤 이벤트가 발생되더라도,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야돼' 라기보단 '아플때 어떻게 해야해'를 먼저 접근하지 않을까.
내재된 Cognitive Cost 의 무시: 이런 '메세지'를 왜 페이스북에서 다룰 수 없을까? 사람을 한명 사이트에 가입하는건 큰 노력이 들텐데.
결국 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이트는 쉽게 나올 수 없다. 만약 나온다면, 이는 매우 혁신적인 사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2) 특정 취미를 위한 SNS
앞서 말했듯이, 이 또한 위험한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템은 페이스북 안이나 네이버 카페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옳지, 한 SNS를 새로 한다는건 상당히 버거운 일이다. 꽃꽂이 동호회 사람들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으면 될 일을 URL을 입력하고, 이메일을 인증받고 가입하여 새 사이트 이용법을 익혀야할까?
그렇다면 야머는 어떻게 달랐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싶은데, 페이스북에 할 수는 없고..' '상사가 페이스북 친구 신청했어. 받아줄 수도 없고, 안받아줄 수도 없고...'.
이렇게 페이스북에서 해결 못하는 문제를 야머는 해결해준다. 야머안에서는 상사가 내 글을 읽고 있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져들은 상사가 내 글을 읽어주기를 기대하고 글을 쓸 것이다. 야머는 페이스북에서 표현될 수 없는 메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장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이다. 야머는 페이스북의 여집합 내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제 '야머 외의 페이스북의 여집합은 또 어떤 사이트가 있을까?' 란 질문을 던져보자. 어떤 메세지를 던지고 싶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던지긴 힘들다. 이런 문제를 하나 해결한 것이 비트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야머나 비트윈등은 '페이스북의 여집합'이라는 메세지의 장을 새로이 만듦으로서,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의 사이트는 기존 SNS패러다임을 답습하고, 같은 층을 공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세지의 장(場)을 새로이 만듦으로서 유져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향후에 다른 SNS를 설계하기위해서는 트위터처럼 기존 SNS에서 할 수 없었던 메세지를 새로이 발굴하거나, 아니면 야머처럼 메세지의 형식은 엇비슷해도 메세지의 장이 다른 곳을 찾아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기존 페이스북에서 할 수 없는 메세지. 다음에 나타날 SNS는 어떤 모양을 띄게 될까.-by 보통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