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pChat 이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이 회사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1조 클럽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여러 언론사에 따르면 약 1조의 기업가치로 1천억 정도의 투자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런 회사들이 가끔 생기기는 하지만 회사가 2011년 5월에 생겨나 겨우 2년이 넘어서 1조 회사로 된다는 것은 이 업계에 있는 저한테도 참 놀라운 일입니다.
SnapChat에서 대해서 짧게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가장 편한 것은 카카오톡입니다. 메세지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사진 기반의 메세지 서비스라는 것이 차별점 중의 하나입니다.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사진을 보내기 위한 메세지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다른 서비스와 매우 다른 점은 보낸 사진이 10초 이내에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무슨 소리냐면 A가 사진 메세지를 보내면 B가 사진을 봅니다. 그리고 B가 사진을 보기 시작한 시점에서 10초 이내에 사진이 자동으로 삭제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B가 사진을 스크린샷을 찍으면 A는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Privacy를 우선시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차후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사생활을 우선시하는 서비스가 아닌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 서비스가 그동안 얼마나 빠른 성장을 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그래프가 모든 것을 한눈에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11년에는 존재감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던 서비스가 2013년에는 또 다른 1조 회사인 인스타그램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그 사진이 사라지는 이 서비스가 짧은 시간 안에 저렇게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저도 참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왜냐면 제가 미국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 서비스를 사용했던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기사들을 읽고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결론은 마치 런던을 안 가본 사람이 런던에 대한 가이드북을 작성하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미국 특유의 문화가 많이 반영이 된 서비스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을 때 우리(한국 혹은 동양 사람)는 반듯하고 잘 나오는 사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미국친구들은 사진을 반듯하게 찍는 것보다는 좀 이상하거나 멍청한 표정을 지으면서 사진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사진이 재미 있기는 하지만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표정은 아니지요. 그런데 이야기 드린 것처럼 여기서 보낸 사진은 10초 이내에는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이상한 사진을 보내도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연장 선상입니다. 소위 말하는 야한 사진을 보내기에도 참 좋은 서비스입니다. SnapChat 회사는 이 사실을 부정하시만 하여간 많은 언론사가 이 사실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이런 방향으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 사라짐의 미학. 컨텐츠가 사라진다는 점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참 이이러니한 점입니다. 그런데 컨텐츠가 사라진다는 것이 오히려 사용자들의 engagement 높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면 컨텐츠가 사라지기 때문에 꼭 집중해서 봐야 한다는 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 말보다는 사진. 사진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TV, 데스크탑, 스마트폰 세 가지 기기를 통하여 이미지를 보고 반응하는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이된 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차피 Snapchat의 성공 원인을 Snapchat을 사용 안하고 작성한 마당에 앞으로 이 서비스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예상으로 이 막장드라마 같은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너무나 주관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저는 Snapchat을 보면서 자꾸 Twitter가 떠오릅니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140자면 충분하다는 개념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하다는 Snapchat의 핵심 내용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그 내용이 10초 안에 사라진다면 필요없는 내용이 되었던 아니면 좀 이상한 내용이 되었든 사용자는 신경 안 쓰고 더 많은 메세지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수익모델은 참 애매할 것 같습니다. 수익 모델이 광고밖에는 없을 것 같은데 광고용 메세지를 따로 보낸다거나 아니면 받은 Snap에서 보여준다거나 어떤 방법을 하든지 Snapchat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인 ‘거슬리는 것 없이 메세지를 보낼 수 있다’가 손상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광고 자체가 상당히 거슬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