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가 실시간 음성 번역 베타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Skype Translator)'를 통해 영어와 스페인어 사용자 간의 동시 통역이 이루어진다.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드 컨퍼런스 기간 중 처음으로 스카이프의 동시 통역 기능을 언급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초 독일어와 영어 간 동시 통역을 이야기했지만, 현재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 베타 서비스는 영어와 스페인어만을 지원한다.
스카이프가 스페인어를 선택한 이유는 첫 번째로 독일어의 경우 동사가 문장의 말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통역기가 사용자의 말이 완전하게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구조적 문제때문이다. 또한 독일어는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사용하는 반면, 스페인어는 4억 2,500만 명의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보다 더 활용성이 높다.
현재 음성을 통한 동시 통역은 2개 언어만 지원하지만, 문자를 통한 번역은 총 40개 국의 언어를 포괄하고 있다. 독일어, 네덜란드어, 일본어, 히브리어는 물론 한국어도 지원하고 있어 채팅을 통해서는 더 다양한 국가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현재 스카이프 트렌스레이터 프리뷰는 윈도우 8, 윈도우 8.1, 윈도우 10에서 작동하며 초대 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에 쓰인 기술은 다양하지만 크게 3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번 째는 자동음성인식기술(automated speech recognition, ASR)이다. 이를 통해 스카이프는 단지 단어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의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고 통역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머신 러닝 기술도 활용된다. 문법에 대한 이해와 통계적 자료결합(statistical matching)을 통해 문장의 패턴과 상관관계를 추적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문화권마다의 고유한 관용적 표현들까지 번역이 가능하다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음성합성(speech synthesis) 기술은 사용자가 좀 더 듣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언어를 전달하는 데에 사용된다. 실제 영어권 사용자의 경우,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제인(Jane) 혹은 밥(Bob)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할 수 있다. 성별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이를테면 질문을 할 경우, 그것이 정말 질문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음의 높낮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적 이슈다.
매셔블의 리뷰에 의하면 아직까지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는 통역 과정에서 작은 오역이 발생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문맥을 흐릴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의 강점과 잠재력은 대화 중 쓸데없는 말을 삭제하거나 교정함으로써 보다 더 명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화 중 '아', '음' 등의 말버릇이 잦을 경우, 이를 삭제한 후 상대방에게 통역 내용을 전달한다. 그러나 이것이 대화 중 정확한 의미와 뉘앙스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덧붙여 시스템이 사용자의 말하는 방식, 억양을 학습한다는 것 또한 큰 잠재력이다. 사용 초기에는 높았던 오역률이 사용 빈도수와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줄어들게 된다. 개인의 언어 사용 습관에 따른 맞춤형 통역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창세 이래, 언어가 흩어진 뒤 인간은 바벨탑 아래에서 소통의 혼란을 겪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10여년 간의 연구를 통해 탄생한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가 얼마만큼의 호응과 성공을 거둘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전 세계인이 얼굴을 맞대고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교육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를 마케팅하고 있다. 마이크로의 이번 시도가 교육, 비즈니스 분야에서의 더 큰 가능성들을 열어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스카이프 트렌스레이터 프로모션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