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 사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약 359만 세대로, 전체의 17.9%라고 한다. 아이들의 정서 교육을 위해, 새로운 가정을 꾸려서 독립한 자녀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기도 하지만, 기러기 아빠, 늦춰지는 결혼 적령기 등의 이유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하는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음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문제다.
농림수산 검역검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수만 약 9만 6,000마리에 달하고, 그 중 절반 가량은 안락사를 당한다. 훈련/사육 방법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 없이 단순히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벌인 무책임한 입양은 인간과 동물 둘 다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동물과 인간 모두 행복해지는 방법은 없는 걸까? 동물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채워줄 수 있고, 사람은 동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원론적 의미의 외로움을 달랠 방법이 없을까?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모토를 내세우는 싱글펫(SinglePet)이 바로 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 프로덕트, 싱글펫(SinglePet)
싱글펫(SinglePet)은 스마트폰(웹/앱)으로 집 안에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보살필 수 있는 스마트 프로덕트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싱글펫 서비스를 통하여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반려동물을 돌볼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타이머 자동 배식기’와 같은 제품에 ‘스마트’라는 이름만 붙인다고 해서 스마트 프로덕트라 불릴 자격이 있을까? 그래서 싱글펫은 스마트폰과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에서 단순히 아이디어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승부수를 띄울 수 없었다.”라고 운을 뗀 이광우 대표는 동물과의 교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가치를 싣는 쪽으로 제품 개발을 해왔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이 감성적인 교감을 확장해나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길래 이를 자꾸만 강조하는 것일까?
1. 반려견의 분리불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항상 돌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개를 무책임하게 버린다. 근원적인 외로움을 달랠 수 있을까 싶어서 반려견을 입양하지만, 그만큼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많으므로 반려견과 24시간 함께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홀로 남겨진다는 심리적 압박감 탓에 이상 행동을 보이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사육을 꺼려하게 된다. 이는 실질적으로 주인과 함께 하지 못하는 순간을 대신 채워줄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싱글펫은 사물 연결 기술로 구현한 무선 통신 마이크를 기반으로 반려견에게 주인이 한 공간에 있다는 안정감을 선사해준다. 실제로 이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주인의 목소리를 원격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이상 행동을 중지했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을 되찾아 싱글펫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
2. ‘인간’과 ‘개’ 모두 훈련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처음부터 반려견이 이상한 건 아니다. 반려견 훈련에 무지한 인간이 강아지의 행동 양식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다.
싱글펫은 화각이 좌우상하 최대 170도인 카메라를 활용하여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애완견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만약 시제품으로 상용화된다면, 훈련소와의 계약 체결을 통해 반려견을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는 법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접근성도 떨어지면서 동시에 생각보다 높은 훈련소 방문 비용은 올바른 훈련법을 배울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해왔다. 향후 원격 서비스가 진행된다면, 인간과 반려견 모두 훈련을 통해 더 나은 관계를 쌓아갈 수 있다.
3. 항상 함께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엄마가 어쩔 수 없이 양육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면서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에 사로잡힌다. 이와 마찬가지로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도 홀로 집에 남겨진 자신의 강아지를 항상 옆에 둘 수 없는 이 상황을 야속하게 생각한다.
싱글펫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기르는 반려견의 동태를 살펴보면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준다. 기계 하나를 가져다 놓고 개를 기르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사육 방법이라 반문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윤활유가 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싱글펫이 추구하는 가치는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전화와 메시지는 연애 감정을 돈독히 하는 수단이자,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역할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편 이들은 하드웨어의 지속적인 개발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많은 사람이 정말 원하고, 또 구매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품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리서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외에 소비자들이 들어내지 않은 심리를 파악하여 감성적이면서도 기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금은 냉철한 방식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AFTER beLAUNCH2013
싱글펫(SinglePet)은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뭉쳐서 만든 스타트업이다.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 개발에만 몰두하는 기존 스타트업과는 달리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접목해 남들이 시도하지 못한 분야를 선점했다.
박효태(고려대학교 러시아학과)
이광우(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전혜린(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일 년도 안되어 가시적인 결과물을 들고 나와 beLAUNCH2013스타트업 배틀 우승팀으로 뽑힐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고대 창업 경진대회, T 오픈랩 아이디어 공모전, Korea Tech. 경진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면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다. 이에 전혜린 씨(싱글펫 CMO)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세운 목표이자, 나아가야만 했던 길이었다.”라고 말했다. 많은 대회에 출전하면서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통해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beLAUNCH2013은 우리에게 터닝 포인트이자, 기회의 장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애견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제품을 준비해오던 싱글펫에게는 아주 즐거운 소식까지 겹쳤다. 일본 최대 규모의 VC인 글로벌 브레인의 유리모토 상이 대단한 애견인이라 싱글펫에 큰 관심을 보였고, 일본에서도 승산이 있는 제품이라 눈여겨보았던 것이다. 덕분에 싱글펫의 일본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모인다.
어떻게든 남을 현혹하고, 놀라운 서비스라 포장한 빈 껍데기로 연명하는 서비스였더라면 이렇게까지 매력적일 수 있었을까? 쉽게 도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시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미래의 싱글펫(SinglePet)
싱글펫은 앞으로 스마트 프로덕트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동 배식기와 모니터링 기능의 결합만으로는 상품가치에 ‘차별성’을 가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의 이행은 소비자들이 향후 가장 기대해볼 수 있는 싱글펫만의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반드시 구현되어야 할 기능은 단순히 예약된 시간에 정해진 사료만을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를 데이터화하여 반려견의 식사 습관 교정 및 예측이다.
사료량이 일정치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 곧 구현될 예정이며, 앞으로는 수치화된 데이터를 통해 반려견의 식사 습관 관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만 혹은 영양이 결핍된 동물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여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 병원이나 더 나아가 애견 산업군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글펫은 주인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이걸로 아무런 노력 없이 동물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죠. 싱글펫은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사랑하는 동물을 보다 더 잘 돌보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도, 반려견이 보다 안정된 정서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로써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