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스타트업계에서 변치 않는 핵심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네트워크일 것이다. 네트워크란 곧 사람이다. 사람만이 기존의 숫자들과 정량화할 수 없는 연성 데이터(soft data)를 아우르며 흩어진 점들을 연결하고, 때론 모순되기도 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바다를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추론의 과정을 통해 도달한 핵심 통찰이 실행으로 옮겨질 때 우리는 ‘혁신’이라는 단어를 감히 사용할 수 있다.
2003년 비즈니스 인맥 관리 사이트 링크드인을 창업하여, 오늘날 전 세계 3억 명이 활용하는 서비스로 성장시킨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은 그의 새로운 저서 <동맹 : 네트워크 시대의 재능 관리하기(The Alliance : Managing Talent in the network age)>를 통해 오늘날과 같은 네트워크 시대에 인맥 관리의 기술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전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킹을 위한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들도 손쉽게 ‘네트워크 인텔리전스(Network Intelligence)’를 적용할 수 있는 실행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 오늘은 리드호프먼이 제시하는 5가지 동맹의 기술을 살펴보며 네트워크 시대의 인맥 관리의 노하우를 쌓아 보도록 하자.
1. 당신의 직원에게 그들이 알고 있는 가장 스마트한 3명을 물어보라
리드 호프먼은 회사의 내부자들 이외에, 임직원들에게 그들이 알고 있는 가장 똑똑한 3명의 사람에 관해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리드호프먼은 페이팔이란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빌포인트라는 경쟁 회사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당시 알고 있던 친구들, 비즈니스 파트너, 심지어 경쟁사인 빌포인트에서 일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시장에 대한 통찰’을 최대한 얻어내고자 하였다. 당시 빌포인트라는 회사는 웰스파고라는 은행이 후원하며, 무엇보다 페이팔에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인 이베이가 소유하고 있었던 회사였다. 때문에 빌포인트라는 경쟁자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리드호프먼은 최대한의 네트워크 인텔리전스를 동원하여 다음과 같은 통찰을 얻었다. 빌포인트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웰스파고라는 은행과의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고객들(이베이의 사용자들)은 빌포인트와 웰스파코와의 관계에는 관심이 없었다.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것은 편한 사용성뿐이었다. 리드 호프먼은 회사의 역량을 무엇보다 쉽고 간편한 사용성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고, 결과적으로 이베이는 페이팔을 1조 5천억 원에 인수했다.
2. 직원들이 스마트한 친구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자율권과 권한을 부여하라.
위의 경험을 통해 리드 호프먼은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정보는 사람에게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고,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더한 것보다 더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회사 외부에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창업자가 본인 스스로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경향을 비판했다. 대신 회사의 모든 임직원들이 네트워킹의 중심에 서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직원들이 그들의 네트워크로부터 얻고 배우게 된 것들(기술, 재능 등등)을 나누기 시작할 때, 조직은 비즈니스에서 당면한 도전을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회사 외부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힘은 회사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핵심 중추 역학을 맡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첫 단계는 회사 차원에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직원들이 주변의 스마트한 친구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자율권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외부적인 네트워크를 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창업자는 직원들의 장기적인 경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3. 임직원이 소셜미디어에서 더욱 활동적일 수 있도록 독려하라
리드 호프먼은 임직원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구축된 느슨한 네트워크 역시 회사의 중요한 자산일 수 있다면서, 소셜 미디어에서 임직원들이 더욱 활동적일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정보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람이며, 이들을 통해 얻게 된 훌륭한 정보 혹은 통찰들은 때때로 창업자에게 매우 중요한 경쟁력(비교 우위)이 되곤 하는 데, 이것이 바로 네트워크 인텔리전스(Network Intelligence)라는 것이다.
4. 임직원들의 정기적인 네트워킹을 위한 비용과 환경을 조성하라
리드 호프먼은 허브스팟이라는 한 스타트업의 러닝 밀 프로그램(HubSpot’s Learning Meals program)의 예를 들며, 임직원들의 정기적인 네트워킹을 위한 비용과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브스팟은 직원들이 스마트한 친구들과의 네트워킹과 대화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그 식사에 대한 비용을 제공하고 있다.
허브스팟의 창업자 이자 CTO 인 다메쉬 샤(Dharmesh Shah)는 그가 가장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가 허브스팟을 처음 세웠을 때부터 러닝 밀 프로그램(Learning Meals policy)을 운영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리드 호프먼의 새로운 저서 <동맹 : 네트워크 시대의 재능 관리하기(The Alliance : Managing Talent in the network age)>를 통해, 인맥 관리 기술에 대해 알아보았다. 네트워크 인텔리전스란 회사와 직원 사이의 동맹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동맹을 통해 직원의 커리어는 완전히 변화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는 한 개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직업적 자산이기도 한 데, 당신은 회사의 수장으로서 그들이 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반대로 이 동맹을 통해 회사 역시 완전히 변화할 수 있다. 모든 직원들을 통해 동원된 네트워크 인텔리전스는, 회사의 운영가가 보다 전략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 동맹은 당신의 고용, 경영 그리고 뛰어난 인재를 당신의 회사에 존속시키는 데에 기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핵심적인 사안들을 빨리 해결할 수 있게 돕는다.
이와 같은 네트워킹의 기술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단계에서도 효율적으로 적용 가능한 네트워킹 시스템이다. 서두에서도 밝혔듯, 네트워킹에 있어 동맹(The Alliance)이란 본질은 비단 스타트업의 영역뿐 아니라 한 개인의 삶 전반에 적용되는 핵심적 원리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역시 네트워크 인텔리전스를 하나의 실행 전략 및 원칙으로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