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산업의 뒷이야기를 담은 영화 “전설을 프린트하다(Print the Legend’)”
2015년 01월 12일

print-the-legend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를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예견하는 (혹자는 위협한다고도 할 것이다) 기술의 뒷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 “3D 프린팅: 전설을 만들다.” 루이스 로페즈(Luis Lopez)와 클레이 트윌(Clay Tweel)은 3D 프린팅 산업의 주요 참가자들이 만든 기발하고 경쟁력 높은 제품들과 이들이 불러일으킨 총기 규제에 관한 논란을 이 영화에서 보기 좋게 다루었다. 3D 프린팅이 최첨단의 혁신인 것은 맞지만, 여전히 극적인 궤도는 존재한다. 동업하며 성공 가도를 걷던 최초의 흥분이 곧 자만심과 갈등, 배신으로 변모하는 것은 이 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이 시대의 모두가 공감하며 대입해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마치 “스타트업닷컴(Startup.com, 2001)”과 “소셜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 2010)”에 등장하는 괴짜 기업가정신에 대한 고전적인 연구를 추억하는 느낌도 든다. 그러면서도 앞선 두 작품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고 낙천적으로 이 산업에 대해 묘사한 이 다큐멘터리는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접근성을 획득한 것을 이용하여 극적인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로페즈(대표작 “Chevolution”, 2008)와 트윌(대표작 “Make Believe”, 2010) 감독은 치즈 조각부터 의수, 실제로 기능을 하는 인공 기관 등을 프린트하는데 사용했던 스테레오 석판인쇄술을 취재하면서 해당 산업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촬영하는 행운을 얻었다. 촬영 당시가 바로 PC처럼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3D 프린터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던 시점이었다. 3D 프린팅 산업 스펙트럼의 한 편에는 메이커봇 인더스트리(MakerBot Industires)가 있다. 브루클린의 한 차고에서 시작된 회사로,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브레 페티스(Bre Pettis)의 카리스마와 비전을 통해 4억 달러(한화 4,413억2천만 원) 규모의 실세 조직이 되었다. 페티스는 호불호는 갈리지만, 이 산업 내에서 스티브 잡스에 비견할만한 존재다.

이 반대편에는 20대의 대졸자 세 명이 2011년 보스턴에서 설립한 폼랩스(Formlabs)가 버티고 있다. 장래가 유망한 이 기업의 맥스 로보스키(Max Lobovsky)를 위시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누군가의 주목을 받는 것을 눈에 띌 정도로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회사의 얼굴을 담당한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이면 그의 재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킥스타터(Kickstarter)에 올라온 수많은 프로젝트 중 대부분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무료 3D 프린터 테스트와 보급 생산을 끊임없이 미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순조로운 출발을 위한 폼랩스의 노력을 지켜보며 우리는 킥스타터 펀딩에서의 어려움과 보상에 관해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 두 회사는 각자의 연대표상의 다른 지점에 있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이야기는 굉장히 비슷하다. : 두 회사 모두 기술 분야의 인재 몇 명이 그들의 재능과 자원을 모아 소액으로 회사를 설립한 후 성공과 성장을 경험했으며, 확장에 대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개인적인 관계와 업무적인 관계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폼랩스(Formlabs)의 경우, 이사진 간의 의견과 성격 차이로 인해 공동 창업자인 데이빗 크래너(David Cranor)가 짐을 싸서 나가는 바람에 로보스키가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폼랩스의 또 다른 방해 요인은 동종 산업의 3D 시스템스(3D Systems)가 막 날개를 펴기 시작한 폼랩스를 특허권 침해로 소송한 것이다.

메이커봇(MakerBot) 내에서의 긴장감은 상당히 곤란하고 더 복잡하다. 이 산업을 관찰하는 이들은 메이커봇이 2011년도에 오픈소스 하드웨어에서 등록상표가 붙은 소스를 비공개 모델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공동창업자 재커리 호아킨 스미스(Zacary “Hoeken” Smith)이 회사 철학에 엄청난 변화를 준 것에 대해 “궁극적 배신”이라고 악담을 쏟아부었다. 스미스는 메이커봇 공동창업자이며 다양한 외교적 관점으로 페티스에 관해 언급했는데, 요는 그가 너무 지나치게 리더십을 제한하고 어떤 이의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장면은 메이커봇의 부사장 제프 오스본(Jeff Osborn, 사업개발부)이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이 “많은 사람이 멍청이가 될 기회를 제공한다.”고 언급하는 장면이다.

로페즈와 트윌이 떠오르는 산업을 쫓아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3D 프린팅: 전설을 만들다”는 “스타트업닷컴”처럼 급속도로 와해 되지 않는다. 말하는 사람들의 일부가 남을 공격하는 사람보다 많고,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의 효과는 그들의 보호자를 떨구어내는 것과 가깝다. 영화의 핵심은 이제 너무 익숙한 주제여서 ㅡ 어떻게 똑똑하고 혁신적인 지성들이 욕심, 자아 그리고 타협과 같은 금지된 시험에 쉽게 빠지는가? ㅡ 오히려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계에 대해 잘 아는 관객(tech-savvy)이 아니라서 소외당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더라도, 3D 프린팅의 실제 메커니즘에 관한 깊이 있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더 환영받을 수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다큐멘터리의 비밀병기, 코디 윌슨(Cody Wilson)이 등장한다. 그는 법대생이며 자유시장 무정부주의자로서는 처음으로 3D 프린팅된 총기를 발사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 기술을 모든 미국인의 손에 안겨주고자 결심한 사람이다. 그는 3D 프린터로 인쇄 가능한 총기 디자인을 오픈소스로 온라인에 발행하는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Defense Distributed)의 설립자로서, 파괴적 혁신의 기술이 ‘정의’ 같이, 정부 혹은 사회가 궁극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현실을 매우 기뻐한다. 그는 전문적인 말썽꾸러기일 수 있지만, 윌슨의 목소리는 업계가 무시하고 있는 윤리적인 문제에 주목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필요하다. (2012년 ‘샌디훅 사건’ 이후, 메이커봇은 3D 프린터로 출력 가능한 총기 부품 파일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3D 프린팅의 잠재적 파괴성보다 발전적인 부분에 맞춰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술 평론가들은 대부분 기업 사무실 내부와 소비자 전자제품 “tradeshow”에서 촬영된 정보 전달형 그래픽과 깨끗하게 찍히고 깔끔하게 편집된 영상에 대해 엇갈리지만 확실하고 직설적인 평가를 했다. 총기 관련 분량에서 등장한 낸시 시나트라(Nancy Sinatra)의 “Bang Bang (My Baby Shot Me Down)”과 페티스의 이미지 변신 몽타주 장면에서 흘러나온 벅 오웬(Buck Owens)의 “Act Naturally” 등의 배경음악에 대해서는 너무 직접 상황을 묘사하는 노래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자료 출처 : VAR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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