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직접 듣는 알짜 마케팅 노하우(1/2)
2012년 09월 18일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직접 듣는 알짜 마케팅 노하우(1/2)

 

잘나가는 스타트업의 비결은 무엇일까? 수많은 IT창업자들과 스타트업, 몇  분의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경험을 해보지만 그것만으로 나도 대뜸 스타트업을 하겠다며 덤벼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서 스타트업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잘나가는 스타트업 네 곳의 마케팅 담당자를 모시고 마케팅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전문적인 업무 이야기까지 공유해주길 부탁드렸다.

지난 8월 24일, 비석세스의 요청에 친히 참석해주신 네 곳의 스타트업은 이음, 아블라컴퍼니, VCNC, 내일비이다. 2시간의 수다가 오간 뒤, 스타트업의 마케팅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독자분들에게도 당시에 오갔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해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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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블라컴퍼니 이미나 홍보이사 (이하 이미나)
“70살이 될 때까지 PR실무자로 살고 싶은 뼛속까지 직장인”
테크분야 PR만 14년 째 담당해 온 이미나 홍보이사는 이제까지 거쳐왔던 많은 회사들과 스타트업이 모두 ‘대박’나면서 스타트업 PR계의 전설로 불리기도 한다. 아블라컴퍼니는 현재 ‘포잉’과 ‘픽쏘’, 두 개의 프로젝트를 활발히 서비스하고 있다.

㈜이음소시어스김미경 PR팀장 (이하 김미경)
“상선약수(上善若水), 그릇이 바뀌어도 어디든 담길 수 있는 유연함과 세차게 내리 꽂을 때에는 돌도 뚫을 수 있을 만큼 강한 물과 같은 사람”
이음 소시어스는 온라인 소개팅 서비스인 ‘이음’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자타공인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블로그로 많은 애독자 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박희은 대표가 여성 창업인이라는 것으로 많이 유명해진 회사이기도 햐다.

VCNC 나인애 마케팅팀장 (이하 나인애)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VCNC는 연인 전용 폐쇄형 SNS 비트윈으로 현재 전 세계 14개국에서 100만 명 이상의 회원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많은 경쟁사들의 등장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한국 대표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언제나 밝은 얼굴을 잃지 않는 나인애 마케팅팀장은 VCNC와 함께한 지 9개월이 다 되어간다.

내일비 임준원 대표 (이하 임준원)
“생각보다 행동을 먼저 하는 실행가가 되자.”
내일비는 온라인의 다양한 SNS를 기록할 수 있는 서비스로 새로운 형태의 SNS인 ‘커빙(Cubbying)’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 CJ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음악서비스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북미와 인도네시아에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마케팅 담당인 성효인 이사가 해외출장중인 관계로 임준원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 첫 수다, '회사 소개'

대담의 첫 이야기는 고전적인 식순에 따라 회사 소개로 시작했으나, 누가 마케터 아니랄까봐 은근히 '회사 자랑'을 내재한 회사소개를 이어나갔다. 순탄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만 보이는 이 스타트업들도 위기라고 할만한 시기들을 겪었고, 치열하게 도전하고 극복해 지금까지 쭉 성장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미경 : 이음의 경우에는 시작단계부터 시장이 워낙 레드오션이었다. 기존의 1회성 채팅 서비스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결혼정보 서비스의 부담감 사이에 있던 ‘온라인 소개팅’이라는 니즈를 찾았고 아예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었고, 그 덕에 작은 벤처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No.1의 입지에 오를 수 있었다. 이음과 비슷한 서비스가 현재 200개가 넘지만 그럴수록 ‘넘버원’마케팅은 먹혀 드는 것 같다.

이미나 : 아블라컴퍼니는 지난 일년 동안 모바일을 통한 오프라인의 관계에 혁신을 꿈꾸면서 “Innovate offline by technology”라는 모토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모바일과 오프라인의 관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였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공부해야만 했다. 카페나 음식점 등을 타겟으로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서 그 공간을 직접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났다. 지금은 서비스하지 않는 카페공간 중심 SNS, ‘TableK’와 공간기반 SNS, ‘JustPot’ 두 서비스 모두 공간에 대한 서비스였다. 그 당시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고 많은 피드백을 들었던 과정들이 Poing과 Picso라는 다음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블라는 모범생처럼 공부를 했고 뒤늦게 우등생이 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나인애 : VCNC가 미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을 때 Pair라는 경쟁서비스가 생겼다. 비트윈보다 심플하고 연인전용 SNS였다. 아기자기한 비트윈보다는 심플한 Pair의 모델이 미국시장에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불안감도 들었고 잇달아 다른 경쟁사들도 생겼다. 어떻게 경쟁사를 견재해야 할 지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자며 묵묵히 비트윈의 길을 갔다. 올해 5월 TNW에 나가서 발표를 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 때 Pair투자자 한 분은 VCNC을 만나 “Pair도 비트윈팀처럼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비트윈은 비트윈의 자리를 오늘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임준원 : 기존의 SNS가 지나치게 많았던 것 자체가 IT기업에게 위기가 되는 상황이었다. 현재 SNS라는 아이템은 지나치게 많아서 위험한 시장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기존의 SNS서비스를 대체하는 서비스가 아닌 보완해줄 수 있는 서비스로 Cubbying을 기획했다. 많은 SNS들이 생겨나면 생길수록 SNS들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SNS들의 정보를 한 곳으로 취합하는 서비스인 Cubbying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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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 필요한가?

사업을 처음 시작해나가는 스타트업의 마케터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마케터가 없더라도 "제품이 정말 훌륭하다면 사람들이 제 발로 찾아올 것"이라며 마케팅업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미나 : 제품만으로 회사가 건재할 수는 없다. 회사의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데에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제품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조건에 불과하다. 마케팅은 인위적으로 이야기를 꾸미는 일이 아니다. 외부의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들을 골라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리고 외부의 반응을 내부로 비춰줄 수 있는 역할도 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마이크와 창문의 역할을 해야 한다. PR담당자는 “회사에서 있는 모든 관계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 맺어야 하는 관계가 상당히 많다. 고객, 언론, 업계, 정부, 내부 구성원 관계 들도 있는데 영업은 도장을 찍어야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마케팅담당자는 결과치가 나와야 한다. 그런 결과치가 나오기까지 느슨한 관계유지도 많이 필요한데, 그런 관계가 있어야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래서 그런 관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가끔은 영업까지도 해야 할 때가 많다.

김미경 : “같은 제품이라는 전제를 놓고 봤을 때, 한 해에 몇 개의 상품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과연 한 사람이 10개나 기억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운빨만 노리는 요행이 아닐까?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품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케팅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Market-Making과 Market-Doing으로 나눴을 때, 마켓-메이킹은 신규 회원들을 끌어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마켓-두잉에는 기존의 회원들이 아이템을 매력적으로 느껴서 구매하게 만들거나 액티브 유저를 늘이기 위한 이벤트 등과 같은 리텐션 업무들이 모두 해당된다. 이음의 경우 좀 더 매칭이 잘 되는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 또한 마켓-두잉에 해당하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전 직원 모두가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나 : 전 직원이 마케터가 되어야 한다. AARRR에 따라 각자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마케팅에 관련된 아이디어도 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끌어들일지’, ‘고객을 만날 채널을 어떻게 더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은 마케팅 부서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같이 해야 한다.

마케팅의 목적이 고객에게 제품을 많이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알리려고 하는 것이라면 기획부터 제작, 유통, 홍보 등 어느 분야에서든 연관되지 않은 곳은 없으며 이는 기업의 본연의 목적과도 전혀 다르지 않은 것이다. 기업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때 들어갔던 많은 고민과 철학들, 그 혼이 담긴 이야기를 고객들에게 해 주는 것이 마케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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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의 정석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고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이나 ‘마케팅의 정석’같은 것들이 있을까요?”라고 묻자, 기업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것이 기본이 될 수 있다며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주었다.

이미나 : 지난 회사였던 ‘첫눈’은 2005년부터 당시 대표님의 아이디어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아마 최초의 기업블로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길거리에서 5,000원짜리 스노우맨 인형을 사와서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사진을 같이 찍어서 올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차 버전을 열심히 준비 중이라는 공지을 올릴 때에는 ‘스노우맨이 머리에 열공 머리띠를 두르고 공부하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올리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올라가는 회사의 소식들 덕분에 기업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fandom과 같은 매니아층을 만들어 냈던 것 같다.
또 회사 이름이 ‘첫눈’이었던 만큼 가을 즈음에서 첫눈이 오는 날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모이자는 ‘첫눈 번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때마침 공중파에서 ‘첫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다큐멘터리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면서 더욱 사람들은 많이 모였다. 연락처를 남겼던 사람은 300명 가까이 되었다. 실제로 첫눈이 내린 날 급하게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했고 예약한 식당에 100여 명 가까이 모이는 파티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이렇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에는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김미경 : 백 번 맞는 말이다. 그런데 끈기도 필요한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블로그 관리를 계속해 나가는 데에는 끈기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동안 끊기면 안되고 가끔씩이라도 계속 올려줘야 한다. 이음도 ‘이음신 캐비닛’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씩 콘텐츠를 많이 올려야 한다는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 압박감을 받게 되면 억지 콘텐츠가 올라가게 된다. 제대로 된 콘텐츠를 올려줘야 한다.
벤처기업 안에서는 한 사람이 하나의 업무에만 매달릴 수가 없다. 마케팅 부서도 다른 업무를 겸할 게 많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릴 콘텐츠들을 다른 직원들에게 배분해줬다. 혼자서 하루에 1~2개의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누구나 본래 일을 하면서도 2주에 하나 정도의 글을 쓸 수는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그렇게 해야 각각의 콘텐츠들이 제대로 모습을 갖출 수 있다.

이미나 : 그렇다. 무엇보다 롱런 블로그가 중요한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에 많은 댓글이 달리는 것도 회사 사람들에게 짜릿한 에너지를 느끼게 해준다. 마치 콘서트장에서 가수가 “Say Yeah!”라고 외치면 관중들이 “Yeah!”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계획된 전략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전체적인 톤앤매너나 기업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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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블로그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모두가 동의했다. 이에 대해서는 실리콘밸리의 마케팅 구루로 불리고 있는 Neil Patel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스타트업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일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또한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고 입이 모아졌다. 회사 내부의 문화가 블로그를 통해 다 공개되었기 때문에 좋은 개발자를 꼬실 수 있었다는 이음의 사례처럼 채용을 하는 데에도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또 투명한 회사로 밝고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고객들에게 내비추는 것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는 효과까지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을까?

다음 회(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직접 듣는 알짜 마케팅 노하우(1/2))에서는 계속해서 실제로 마케팅을 진행할 때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서 나눴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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