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망하기 전에 ‘사전부검(Pre-Mortem)’을 시행하라
2013년 12월 03일

시련스타트업의 성공은 여러 번의 실패끝에 찾아온다.

동경대학교 하타무라 요타로 명예교수는 '실패학의 법칙'이라는 저서를 통해, 실패라는 결과를 보고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보면 틀림없이 실패의 요인과 장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패학은 바로 그 요인과 장치를 알아내어 실패의 맥락을 분석함으로써 다른 실패를 예측하기 위한 과정임을 강조한다.

실패 원인 분석을 위한 방법은 '사후부검'(Post-mortem)이다. 사망 사유를 부검을 통해 파악하듯이 실패 원인을 규명하여 재발을 방지하자는 것인데, 많이 알려진 방법이 미(美) 육군의 AAR(사후분석, After Action-Review)과 병원 전공의들의 M&M(질병과 사망, Morbidity and Mortality)이다. 특히 미 육군의 AAR(사후분석)은 기업에서도 실패원인 분석 기법으로 많이 활용된다. 두 가지 모두 실패 원인 규명을 통해 책임을 추궁을 하는 재판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학습의 기회가 되도록 하는 데 있다. 사후부검은 사전부검(Pre-mortem)으로 응용 가능하다.

모디파이 워치스(Modify Watches)라는 스타트업을 3년 째 운영하는 아론(Aaron, 이하 아론)은 고민에 빠졌다. 투데이쇼(Today Show),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 포브스(Forbes.com)등에 소개되었고, 25,000명의 페이스북 회원을 두었으며, 시리즈A 펀딩을 완료한 상황이다. 성공에 다가가고 있는 지금, 모디파이 워치스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6개월 후 비즈니스의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 회사가 존폐 위기에 처한다.

아론은 상황을 가정하였다.

9개월 후, 모디파이 워치스(Modify Watches)가 망했을 때, "내가 X만 했었다면, 우린 지속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시점의 X를 찾기 위해, 아론은  팀원들, 이사회, 자문위원단을 불러 회의를 시작하였다. 이는 사전 부검(Pre-motem)의 한 방법론으로, 프로젝트 초기에 미리 '이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다.'라고 가정으로 선언한 다음,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을 미리 점검하여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는 접근법이다.

그리고 4가지의 X를 찾아내었다.

We Should Have done 4Xs

1. 구성원의 팀워크과 행복에 집중했어야 했다. (Focused on team alignment and happiness ) 

아론은 회의를 통해 가장 위대한 자산은 바로 팀이라는 결론을 얻었고, 팀원 모두 목표를 공유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아론은 팀원들에게 현 소속 팀의 고유 문화를 묘사하는 형용사와 팀원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회사를 묘사하는 형용사에 대해(팀원이 지향하는 회사의 문화에 대해) 각각 기술하고 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을 통해 모디파이 워치스(Modify Watches)는 현재의 상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팀원들과 구체적으로 공유하였고, 팀원 모두가 공감하는 가치와 비전 6가지를 "The Modify Way"로 정리하였다.

2. 우리가 잘할 수 없는 프로젝트는 무자비하게 걷어냈어야 했다 (Ruthlessly cut projects that we cannot do well )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R&D 차원에서 실험적인 시도와 예산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사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모디파이 워치스는 내부의 만트라(Mantra, 힘을 가진 말)를 세웠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do fewer things, better)."이다.
3. 단기적, 중기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큰 기회에 투자했어야 했다. (Invested in major opportunities that we believe will have a large, short- or medium-term payoff)
장기적 비전에 휘둘려, 중장기적 성과와 기업의 현금흐름(Cash flow)를 무시하면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4. 다음 단계의 투자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어야 했다. (Started raising the next round now)

투자자는 컨소시엄 형태의 투자를 선호한다.
아론의 4가지 X가 모든 스타트업의 사전 부검 (Pre-mortem)의 공통된 결론일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신의 스타트업의 현 시점을 돌아보고, 팀원과 비전을 공유하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화두를 던지기 위한 사전 부검(Pre-mortem)은 모든 스타트업에게 권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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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종은 연쇄 창업자로, KBEAT의 공동창업자이자 CXO.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투자 심사역 및 엑셀러레이터로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및 뉴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SKP,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6년 런던 영화학교를 졸업했고, 2011년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walterlee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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